“종이 점수표 사라졌다”…파크골프 디지털 전환, 양평·임실 이어 구례까지 확산

픽셀소프트웨어 ‘보이스파크’, 구례산수유배 1140명 접수·357명 결선 운영 현장 체크인·실시간 채점까지 디지털화…대형대회 운영 표준화 속도 AI 콜봇·하나은행 제휴 이어 지자체 구장 운영시장 확대 주목

2026-11-07     한순구 기자
픽셀소프트웨어가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파크골프 대회에서 종이 참가자 명단과 점수표가 사라지고 있다. 참가 신청부터 결제, 현장 본인 확인, 경기 기록까지 하나의 플랫폼으로 처리하는 디지털 운영 방식이 전국 대회로 확산하면서다. 그동안 고령층 이용자의 예약 불편과 서버 장애, 수기 운영에 따른 행정 부담이 반복됐던 파크골프 산업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보이스캐디 운영사 브이씨(365900)의 계열사인 골프 정보기술(IT) 전문기업 픽셀소프트웨어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전남 구례군파크골프장에서 열린 '2026 구례산수유배 파크골프대회'에 통합운영 플랫폼 '보이스파크(Voice Park)'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1140명이 참가 신청했으며, 이 가운데 357명이 결선에 진출했다. 픽셀소프트웨어는 전남 지역에서 대회 접수부터 현장 확인, 실시간 채점까지 주요 운영 과정을 통합 플랫폼으로 관리한 사례라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양평과 임실에서 대규모 전국대회를 동시에 운영했던 보이스파크가 구례에서도 현장 운영 경험을 쌓으면서, 파크골프 디지털 전환이 단순 예약 시스템 개선을 넘어 대회 운영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1140명 접수부터 결선까지…종이 대신 디지털 운영

이번 구례산수유배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참가 신청부터 경기 결과 관리까지 운영 과정을 디지털 시스템으로 연결했다는 점이다.

기존 파크골프대회에서는 참가자 명단을 출력해 현장에서 확인하고, 심판이 종이 점수표에 경기 결과를 기재한 뒤 별도로 성적을 취합하는 방식이 활용돼왔다. 대회 규모가 커질수록 참가자 확인과 점수 집계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자료를 옮겨 적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이번 대회에서는 보이스파크를 통해 참가 신청과 회원 정보, 현장 체크인, 경기 점수 입력 및 기록 관리가 이뤄졌다. 운영진이 여러 문서를 대조하거나 경기 기록을 별도로 취합해야 하는 업무를 줄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종이 사용을 최소화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회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출력물과 수기 기록을 디지털 데이터로 대체하면서 행정 효율성과 친환경 운영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겨냥했다.

구례군파크골프협회 황종성 회장은 "전국의 많은 동호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를 전 과정 디지털 운영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뜻깊다"며 "종이 없는 친환경 대회 운영이 파크골프가 지닌 자연 친화적 가치와도 잘 어우러졌다"고 밝혔다.

 

양평·임실 동시 운영 이어 구례까지…전국대회 적용 확대

보이스파크의 적용 범위는 올해 들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픽셀소프트웨어는 지난 5월 영호남 전남·광주·경북협회 임원친선 파크골프대회에 시스템을 적용한 데 이어 백마강 PGK 파크골프킹 전국대회, 부여 굿뜨래배 등 전국대회 운영을 지원해왔다.

특히 지난 10월 9일부터 10일까지는 경기 양평의 '2026 파크골프투데이 코리아 오픈 양평'과 전북 임실의 '제4회 임실N치즈배 전국파크골프대회'가 같은 기간 열리면서 통합 플랫폼의 동시 운영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픽셀소프트웨어는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통해 두 대회의 접수 정보와 참가자 데이터, 경기 운영 정보를 관리했으며, 운영 기간 중 서버 장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양평 대회에서는 QR 기반 현장 확인과 태블릿PC를 활용한 경기 점수 입력, 실시간 순위 연동 등의 기능도 활용됐다.

이번 구례대회는 이러한 운영 경험이 다른 지역 대회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정 대회에 맞춰 별도 시스템을 개발하는 대신 기존 플랫폼을 여러 지역에서 활용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예약하려니 서버 먹통”…고령층 민원 해소 과제

파크골프 디지털 전환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기존 예약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가 있다.

중장년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파크골프 인구가 늘어나면서 예약 시작 시간마다 접속자가 몰리고, 서버 장애나 접속 지연이 발생하는 사례가 반복돼왔다.

지난해 한 파크골프장 이용자는 시설관리공단 민원 게시판에 "서버 오류로 예약을 할 수 없다"며 "60대가 넘은 고령층은 도저히 예약하기 어렵고, 한 달 내내 예약을 한 건도 잡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당시 공단 측은 공공체육시설의 독점 이용을 방지하고 예약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온라인 예약을 운영한다면서도, 서버 불안정 문제에 대해서는 시스템 운영업체와 전산 담당자가 협의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온라인 예약 자체가 이용 기회의 공정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인터넷 접속 속도나 모바일 기기 활용 능력에 따라 예약 결과가 달라진다면 디지털 취약계층인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픽셀소프트웨어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AI 콜봇 서비스도 도입했다. 지역별 사투리와 억양, 발화 속도 등 시니어 이용자의 음성 특성을 고려해 전화로 예약과 대회 접수 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서비스다.

다만 대회 운영의 디지털화와 일상적인 구장 예약의 공정성 확보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실제 예약난을 해소하려면 안정적인 서버 운영뿐 아니라 중복 신청 방지, 이용 이력 관리, 추첨 및 배정 기준의 투명성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자체별 시스템 중복 구축…운영비 절감 가능성도

이번 구례대회 사례는 지자체의 파크골프장 운영 예산 문제와도 연결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파크골프장 확충과 대회 유치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시설 예약과 회원관리, 결제, 대회 운영을 위한 시스템은 기관별로 분산돼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지자체는 별도 예약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보수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개별 시설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사한 기능을 갖춘 시스템을 기관마다 별도로 개발하면 중복 투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는 이미 구축된 플랫폼을 여러 기관이 활용할 수 있어 초기 개발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이스파크 역시 대회 접수와 결제, 회원관리, 현장 확인, 스코어 집계 기능뿐 아니라 평상시 파크골프장 예약과 시설 운영까지 지원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다만 실제 예산 절감 여부는 플랫폼 사용료와 기존 시스템 유지보수 비용, 데이터 이전 비용, 보안 관리비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야 판단할 수 있다. 이번 구례대회에서 절감된 인건비나 운영 시간, 종이 사용량 등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나은행 제휴까지…시니어 여가 플랫폼으로 사업 확장

픽셀소프트웨어는 파크골프 대회 운영을 넘어 금융과 여가 서비스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 하나은행과 시니어 여가 활성화 및 새로운 파크골프 경험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양사는 파크골프 플랫폼의 IT 기술력과 금융 서비스를 결합하고, 고령층의 모바일 접근성을 개선하는 방안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은행권 입장에서는 파크골프가 중장년층 고객과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생활체육 분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픽셀소프트웨어 역시 예약과 대회 운영 중심의 서비스를 금융·결제·회원관리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실제 금융 서비스가 어떤 방식으로 제공될지, 대회 참가자와 일반 파크골프장 이용자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갈지는 추가적인 사업 구체화가 필요한 단계다.

 

대회 운영 넘어 공공체육시설 표준으로 자리 잡을까

파크골프는 이제 단순한 생활체육을 넘어 지역 관광과 고령층 복지, 전국 단위 스포츠대회가 결합된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구례 역시 전국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대회를 개최하며 지역 관광과 상권 활성화를 함께 모색하고 있다. 올해 산수유배 대회에서는 총 2억원 규모의 시상 및 참가자 혜택이 마련됐고, 참가자에게 지역 상품권을 제공하는 등 지역 소비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이처럼 전국 단위 대회의 규모와 경제적 파급력이 커지면서 예약과 경기 운영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보이스파크가 올해 양평·임실의 대형대회 동시 운영에 이어 구례에서 접수부터 채점까지 디지털 운영 사례를 확보한 것은 이러한 시장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공공체육시설 운영에 민간 플랫폼이 확대 적용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안정성뿐 아니라 예약 배정의 공정성, 개인정보 보호, 운영 비용의 적정성 등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파크골프 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이제 단순히 예약 앱을 만드는 단계에서 벗어나고 있다. 실제 대회 현장에서 행정 부담을 얼마나 줄이고, 고령층의 이용 편의를 얼마나 개선하며, 지자체 예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구례에서 확인된 디지털 운영 경험이 전국 파크골프장의 일상적인 운영 체계로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