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제6노조 설립 추진…내년 임금교섭 앞두고 노조 지형 변화
동행노조 전·현 집행부 갈등 속 DX부문 중심 결성 가능성 DS·DX 교섭 방식 이견 지속…2027년 임단협 변수 부상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에 여섯 번째 노동조합 설립이 추진되면서 사내 노조 지형에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DS부문(반도체)과 DX부문(완제품)을 중심으로 형성된 노조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노조의 등장이 내년 임금교섭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고용노동부 구미지청에는 '삼성전자 유니온샵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의 제6노조 설립신고서가 접수됐다. 새 노조 설립에는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의 한문석 전 구미지부장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의 윤주용 전 사무국장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장은 한 전 지부장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새 노조의 설립 배경에는 기존 노조 내부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DS부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초기업노조는 이날 조합 공지를 통해 "최근 동행노조의 전·현 집행부 간 갈등이 심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별도 노조 설립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새 노조는 DX부문을 중심으로 조직을 확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구체적인 조합원 구성과 활동 범위, 기존 동행노조와의 관계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노조 명칭에 포함된 '유니온샵(Union Shop)'은 단체협약을 통해 근로자의 특정 노조 가입을 고용조건으로 정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다만 실제 유니온샵 협약을 체결하려면 법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노조 명칭만으로 해당 제도의 도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초기업노조(5노조), 동행노조(3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4노조), 사무직노조(1노조), 구미 네트워크노조(2노조) 등 5개 노조가 활동하고 있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5만3475명, 동행노조는 3만1043명이며 전삼노도 2만여 명의 조합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노조 간 갈등은 올해 임금교섭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특히 DS·DX부문 간 성과급 배분과 교섭 방향을 둘러싸고 이견이 이어졌다. 초기업노조는 2027년 임금교섭에서 동행노조와 공동교섭단을 구성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달하고 교섭단위 분리를 요구하는 등 독자적인 교섭 노선을 강조해왔다.
초기업노조는 제6노조 설립 추진과 별개로 내년 교섭 준비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초기업노조는 "DS부문을 대표하는 노조로서 2027년 교섭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DX부문에 새로운 노조가 생기더라도 단독교섭으로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새 노조가 실제 출범해 조합원을 확보할 경우 DX부문 내부의 노조 대표성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내년 임금교섭을 앞두고 노조별 교섭 전략과 대표성 확보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제6노조의 조직 확대 여부가 향후 삼성전자 노사관계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노조 간 조직 재편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노사는 다음 달 중순부터 2027년 임금·단체협상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예정이다. 동행노조는 이날 오후 수원사업장에서 대규모 총집회를 열고 현금성 보상안 마련과 2027년 공동교섭 등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