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826곳, 자사주 소각·배당 공시 강화...유상증자·중복상장 주주보호도 확대

금융위·거래소,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 집중투표제 회피 방지 위해 이사 수·임기 변경 사유 공개 중복상장·유상증자 추진 시 소액주주 보호조치 및 소통 내역 공시

2026-11-05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코스피 상장회사들의 자사주 소각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공시가 강화된다. 집중투표제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이사 수·임기 조정뿐 아니라 중복상장과 유상증자 과정에서의 소액주주 보호조치도 공개 대상에 포함된다. 금융당국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기준을 개정해 내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상장회사의 주주보호 및 주주환원 관련 공시를 강화하는 내용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2027년 제출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부터 적용되며, 올해 10월 말 기준 코스피 상장회사 826곳이 공시 대상이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상장회사가 주주권익 보호 정책과 이사회 운영, 감사기구의 독립성 등을 공개하는 제도다. 2017년 자율공시로 도입된 이후 2019년 자산 2조원 이상 기업부터 의무화됐으며, 올해부터 코스피 전체 상장회사로 공시 대상이 확대됐다. 이번 개정으로 공시 대상 확대에 이어 주주보호와 주주환원 관련 세부 공시 기준도 강화된다.

우선 집중투표제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이사회 구성 변경에 대한 공시가 강화된다. 지난해 9월 상법 개정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경우 집중투표제를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상장회사에서 이사 선임 인원을 줄이거나 임기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집중투표제 실시 의무를 피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소수주주의 이사 선임 참여를 확대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집중투표제 실시 여부와 함께 이사 수나 임기가 변경된 경우 그 사유와 집중투표제에 미치는 영향을 기재하도록 했다.

중복상장과 유상증자에 따른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훼손 우려도 이번 개정안에 반영됐다. 상장회사가 중복상장이나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주주보호를 위해 마련한 조치와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 등 주주들과 소통한 내역을 공개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유상증자를 실시했거나 추진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제3자 배정 여부와 증자 규모, 발행가액 할인율, 자금 사용목적, 지배주주의 신주 취득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이 발생할 수 있는 유상증자에 대해 자금조달 목적뿐 아니라 신주 배정 방식과 지배주주의 참여 여부까지 공개 범위를 넓혔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업보고서를 공개하는 시점도 앞당기도록 유도한다. 현재 상당수 상장회사는 주주총회 약 1주일 전에 사업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어 주주들이 재무현황과 주요 안건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당국은 상장회사가 주주총회 최소 2주 전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사업보고서 제출일자를 기재하도록 했다. 주주총회 2주 전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은 그 사유를 설명해야 하며, 향후 이행 현황에 따라 조기 제출 여부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배당 관련 공시는 주주제안권 행사 시점에 맞춰 강화된다. 현행 상법상 주주가 배당정책 개선 등을 요구하려면 주주총회 6주 전까지 주주제안을 해야 하지만, 통상 주주총회 소집 통지는 2주 전, 사업보고서 공시는 1주 전에 이뤄지고 있다. 배당금액 등 주요 정보가 주주제안 기한 이후에 공개되면서 주주권 행사에 제약이 발생해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상장회사가 결산배당 여부와 배당금액 등 주요 정보를 주주총회 6주 전까지 공개했는지를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재하도록 했다. 투자자들은 기업별 배당정책뿐 아니라 배당 관련 정보가 주주제안 가능 시점에 제공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자사주 관련 공시 범위도 기존 당해 연도에서 최근 3년으로 확대된다. 상장회사는 최근 3년간 자기주식의 취득·소각·보유 현황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재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정 가이드라인이 내년 제출 보고서부터 적용되는 만큼 이달부터 상장회사 공시담당자를 대상으로 일대일 컨설팅과 교육, 설명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