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은 ‘거래 인프라’·토스는 ‘모바일 플랫폼’...日 증권사 인수 실익 엇갈려

미래에셋 인수 산코증권, 도쿄·오사카거래소 직접매매 자격 보유 토스가 인수하는 치어증권은 거래참가 자격 없어 인프라 격차

2026-11-04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금융사들이 일본 증권사 인수를 통해 현지 시장 진출에 나섰지만 인수 대상의 사업 기반과 수익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거래소 직접매매 자격과 자기매매 역량을 갖춘 증권사를 확보한 반면, 토스는 모바일 투자 서비스에 특화된 적자 증권사를 인수한다. 특히 치어증권은 기존 모회사가 대규모 손상손실까지 인식한 상태로, 토스의 일본 시장 진출에 따른 추가 투자와 수익성 개선 부담이 커지고 있다.

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카산증권그룹 산하 산코증권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어 30일에는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싱가포르 해외법인 토스글로벌을 통해 도카이도쿄파이낸셜그룹 산하 치어증권 지분 전량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일본에서 제1종 금융상품거래업 등록을 보유한 증권사를 인수하지만 기존 사업 구조는 다르다. 미래에셋증권이 인수하는 산코증권은 자기매매에 특화된 증권사로 도쿄증권거래소와 오사카거래소의 거래참가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거래소그룹(JPX)의 거래참가자 명단에 따르면 산코증권은 도쿄증권거래소 종합거래참가자와 오사카거래소 선물거래 등 참가자로 등록돼 있다. 거래소에 직접 주문을 집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것으로, 자체 매매 인력과 시스템을 활용해 자기매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산코증권은 올해 5월 개인 고객을 계열사인 증권재팬으로 이관하고 자기매매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인수 이후 기존 자기매매 사업을 강화하고 현지 운영 체계를 정비한 뒤 리테일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

반면 토스가 인수하는 치어증권은 2021년 11월 제1종 금융상품거래업 등록을 마치고 스마트폰을 통한 소액 주식 거래와 투자신탁 서비스 등을 제공해 온 온라인 증권사다.

치어증권 역시 일본에서 증권업을 영위할 수 있는 등록 자격을 갖추고 있지만 JPX의 거래참가자 명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모바일 투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나 거래소에 직접 주문을 집행할 수 있는 참가 자격은 없는 상태다.

거래소 직접매매 자격은 외부 중개회사를 거치지 않고 주문을 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관련 시스템 유지와 거래소 참가 비용이 발생한다. 외부 거래 인프라를 활용하면 초기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 반면 거래 규모에 따라 중개 비용이 발생한다. 토스가 치어증권 인수 이후 자체 거래 인프라를 구축할지, 기존 중개 체계를 유지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인수 대상의 수익성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산코증권은 2026년 3월기 기준 영업수익 8억6400만엔, 순이익 4800만엔을 기록하며 전년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전체 영업수익 가운데 자기매매 관련 수익은 7억8800만엔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치어증권의 재무 상황은 더욱 부진하다. 2025년 3월기 기준 영업수익은 900만엔에 그쳤지만 판매비와 일반관리비는 20억7700만엔에 달했다. 영업손실은 20억6800만엔, 순손실은 15억4100만엔으로 전년도 14억5900만엔보다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여기에 기존 모회사인 도카이도쿄파이낸셜홀딩스는 올해 4월 30일 치어증권의 소프트웨어 등 사업용 자산에 대해 20억100만엔의 손상손실을 인식했다고 공시했다. 향후 사업 전망을 고려할 때 관련 투자금 회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같은 기간 도카이도쿄파이낸셜홀딩스는 별도재무제표에서 보유 중인 치어증권 주식의 평가액을 낮추면서 75억2500만엔의 손상손실도 반영했다. 기존 영업적자에 이어 모바일 플랫폼 관련 자산과 보유 주식의 장부가치까지 하락한 것이다.

두 회사의 인수 이후 투자 계획도 차이를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산코증권 인수대금을 약 56억엔(476억원)으로 제시하고, 미국 종속회사인 미래에셋시큐리티홀딩스에 총 120억엔(약 1006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출자금 가운데 일부는 인수대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일본 사업 확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산코증권의 기존 자기매매 사업을 보강한 뒤 현지 리테일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조직과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반면 토스는 치어증권의 구체적인 인수가액과 인수 이후 투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수금액을 약 40억엔(340억원)으로 추산했지만, 매도자인 도카이도쿄파이낸셜홀딩스는 주식양도계약의 비밀유지 의무를 이유로 거래대금을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토스의 일본 증권업 진출은 국내 토스증권이 아닌 비바리퍼블리카 산하 싱가포르 법인 토스글로벌을 통해 추진된다. 인수가 완료되면 치어증권의 기존 법인과 금융상품거래업자 지위를 유지하면서 모바일 투자 서비스를 기반으로 현지 개인투자자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토스 관계자는 "치어증권이 초보 투자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해 왔다는 점에서 사업 방향이 맞는다고 판단했다"며 "관계 당국의 인허가 등 남은 절차를 거쳐 안정적인 운영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