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녹색사업, 녹색금융 ‘사각지대’…기보 지원 3년간 4곳

기보 “기술 있는 기업 지원이 대전제”…일반 시공사는 평가 대상 안 돼 “설계·기획 단계 녹색 금융지원은 사실상 없어”

2026-11-04     강신후 기자

[녹색경제신문 = 강신후 기자] 녹색자산유동화증권(G-ABS)을 발행하는 기술보증기금의 건설업체 지원이 최근 3년간 4곳에 그쳤다. 기보는 기술평가로 보증하는 기관이어서 일반 시공 중심 건설사는 애초에 평가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신용보증기금 G-ABS에서도 건설업 비중은 5.2%에 머물렀다. 탄소 감축 수요가 큰 건축 분야의 녹색사업이 녹색금융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G-ABS는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운영하는 사업이다. 2023년 신보를 통해 처음 발행됐고, 이듬해 기보가 발행기관으로 추가됐다. 같은 사업이지만 기보를 통해 지원받으려면 기술보증기금법상 신기술사업자여야 하고, 보유 기술의 사업화를 목적으로 해야 한다.

[사진=기술보증기금]

4일 기보 자료에 따르면 G-ABS 건설업체 지원은 2024년 1곳, 지난해 2곳, 올 상반기 1곳이었다. 신청한 건설사도 같은 수였다. 지원금액은 2024년 20억원 신청에 10억원, 2025년 50억원 신청에 45억원, 올해 상반기 25억원 신청에 1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제조업은 2024년 36개사가 신청해 31곳이 703억원을, 2025년 34개사 중 25곳이 600억원을 지원받았다. 올해 상반기에는 12개사 중 9곳이 215억원을 받았다. 건설사는 해마다 신청 자체가 1~2곳에 그친 셈이다.

이에 대해 기보는 기관의 지원 방식 자체가 건설업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보 관계자는 “기술평가를 통해 보증을 지원하기 때문에 G-ABS뿐 아니라 일반 보증에서도 건설업 비중이 상당히 낮다”며 “일반적인 종합·전문건설업체는 기술평가 대상이 되지 않아 주로 신용보증기금과 거래한다”고 말했다. 건설신기술 등을 보유해 기술평가 대상이 되는 일부 기업만 예외적으로 거래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기술이 있는 기업만을 지원한다는 것이 대전제”라며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것 같은 사업은 평가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신기술사업자를 지원하는 것이 기관의 설립 목적이어서 다른 기관과 결과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신청액보다 적게 지원한 것은 건설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심사와 자금계획 평가를 거쳐 가능한 금액을 지원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신용보증기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신보에 따르면 G-ABS를 신청한 건설업체는 22곳으로, 이 가운데 18곳이 편입됐다. 편입되지 못한 4곳 중 3곳은 유동화 편입대상 요건 미충족 등 신보 내규에 따른 편입 불가, 1곳은 녹색분류체계 평가 미달이었다.

편입 규모도 해마다 크게 출렁였다. 건설업 G-ABS 편입금액은 2024년 240억원에서 지난해 45억원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신보는 “2024년에는 중견기업이 편입되면서 평년보다 금액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개별 기업의 신청·편입 금액은 고객정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특정 기업의 편입 여부에 따라 건설업 전체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셈이다.

기보는 기술보증이라는 기관 특성상 일반 시공업체의 접근이 제한적이고, 신보는 편입률이 80%를 넘지만 신청 자체가 적어 G-ABS 활용이 저조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녹색금융이 건축 분야 탄소 감축의 핵심 단계를 비켜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사가 수행하는 시공 프로젝트에 대한 녹색 금융이나 지원은 거의 없다”며 “현재 지원은 에너지효율등급이나 녹색건축 인증처럼 완공된 결과물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마저도 공공건축물에 쏠려 있다. 김 연구위원은 “공공건축물에는 제로에너지 건축과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이 이미 보급됐지만, 전체 건축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간 부문에는 아직 확산되지 않았다”며 “특히 건축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은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더 큰 빈칸은 설계와 기획 단계다. 김 연구위원은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설계와 사업 기획 단계가 훨씬 중요한데, 이 단계에 대한 금융 지원이나 정책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규모 에너지 저감 건축·주택 사업에 채권 발행과 녹색금융이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