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당뇨 치료 위해 처방받은 마운자로, 국내 입국 때 압수…처방전 있어도 반입 못 하나
해외서 적법하게 처방받은 일부 전문의약품 국내 통관 과정서 반입 제한 마운자로·위고비, 식약처 위해 우려 품목 통보…해외 구매 제품 반입 제한 미국 보험 적용 시 3개월 약 8만원 vs 국내 한 달 약 40만원…환자 부담 격차 논란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미국에서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의사에게 처방받은 마운자로를 국내 입국 과정에서 반입하지 못했다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해외 처방 의약품의 국내 반입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해외에서 적법하게 처방받은 약이라도 국내 통관 기준에 따라 반입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에서 보험 혜택을 받아 저렴하게 약을 구매한 환자가 국내에서 다시 처방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환자의 치료 연속성과 경제적 부담을 고려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관세청의 여행자 휴대품 통관 안내에 따르면 자가사용 목적 의약품은 원칙적으로 6병 또는 용법상 3개월 복용량 이내를 기준으로 통관이 이뤄진다. 다만 모든 의약품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위해 우려 품목으로 통보한 의약품 등은 별도의 수입요건을 적용받을 수 있다.
실제로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식약처의 '위해 우려 품목 통보' 대상에 포함되면서 해외 구매 제품의 통관이 제한되고 있다. 마운자로는 국내에서도 허가된 전문의약품이지만,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을 개인이 직접 휴대해 반입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규제를 받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마운자로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미국에서 적법하게 처방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국내 반입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번 사례의 당사자는 미국에서 당뇨병 치료 목적으로 마운자로를 처방받아 입국하던 중 반입을 제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처방전을 제시할 기회도 없이 국내에서 다시 처방받거나 공항에 약을 맡겼다가 출국할 때 찾아가는 방안을 안내받았다는 게 제보자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보관 비용도 본인이 부담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환자 입장에서는 가격 차이도 상당하다. 제보에 따르면 해당 환자는 미국에서 보험 혜택을 적용받아 3개월분을 약 8만원에 구매했지만, 국내에서는 한 달분에 약 4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단순 환산하면 3개월 치료비가 미국 약 8만원에서 국내 약 120만원으로 15배가량 차이가 난다. 다만 이는 개인의 보험 적용 사례와 국내 비급여 구매 가격을 비교한 것으로, 국가별 일반적인 약값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마운자로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 주로 사용되는 치료제다. 불법 유통과 오남용을 막기 위한 해외 의약품 반입 규제의 필요성은 있지만, 당뇨병 치료를 위해 해외에서 정당하게 처방받은 환자에게까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치료 공백과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관련 적발 건수는 지난 2024년 4건에서 2025년 1189건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지난 8월까지 5030건이 적발됐다. 다만 해당 통계는 비만치료제 관련 전체 적발 건수로, 당뇨병 환자의 정당한 처방약 반입 사례와 구분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에 해외 의약품의 불법 반입을 막는 동시에 정당한 치료 목적의 반입까지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도록 세부적인 심사 기준과 예외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해외에서 장기간 치료받다 귀국하는 환자들이 처방전과 진단서 등 어떤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지, 반입 제한 시 약품 보관과 비용 부담은 어떻게 처리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보자 A씨는 <녹색경제신문>에 “불법 유통이나 오남용을 막기 위한 규제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해외에서 의사의 진료를 받고 당뇨병 치료를 위해 정당하게 처방받은 약까지 반입이 제한된다면 환자는 치료비 부담뿐 아니라 치료 연속성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며 “해외 처방전과 진단서를 통한 별도 심사나 예외 절차가 마련돼 있는지, 반입이 제한된 약의 보관료는 어떤 근거로 환자에게 부과하는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안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