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신세계는 나가서 웃고, 롯데·현대는 들어와 웃었다…인천공항 면세점의 역설
신라·신세계, 지난해 각각 DF1·DF2 구역 사업권 반납…고임대료 부담 덜고 수익성 회복 롯데·현대, 기존보다 약 40% 낮은 임대료로 신규 사업권 확보 올해 2분기 면세점 4사 모두 흑자…사업자 재편 효과 가시화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교체가 국내 면세업계의 실적 희비를 가르는 변수가 됐다. 기존 사업자인 신라·신세계면세점은 고임대료 사업장에서 철수한 뒤 매출은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을 개선했다. 반면 새롭게 사업권을 확보한 롯데·현대면세점은 낮아진 임대료를 바탕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사업자 교체를 계기로 달라진 임대료 구조가 면세업계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2분기 호텔신라의 면세(TR) 부문 매출은 77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6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신세계디에프 역시 매출이 5426억원으로 10.3%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33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2분기 매출 9043억원, 영업이익 3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385% 증가한 수치다. 현대면세점도 순매출 3104억원으로 5.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13억원 적자에서 올해 6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이 수치는 각 사의 면세사업 전체 실적으로, 인천공항점 단독 실적은 아니다. 다만 롯데와 현대의 신규 공항점 운영 효과가 2분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자 재편의 출발점은 지난 2025년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갈등이다. 신라면세점은 같은 해 9월 DF1 사업권 반납을 결정했고, 신세계면세점도 10월 DF2 사업권 반납을 의결했다. 양사는 면세업황 악화와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지만 협상이 결렬되면서 사업권을 내려놓았다.
당시 신라가 부담하던 여객 1인당 임대료는 8987원, 신세계는 9020원이었다. 지난 2022년 입찰 당시 높은 금액을 제시해 사업권을 확보했지만, 이후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 수요 위축과 면세점 소비 패턴 변화 등이 겹치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 인천공항의 임대료는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시한 1인당 단가를 곱하는 객당 임대료 방식이다. 공항 이용객이 늘더라도 실제 면세점 구매액이 같은 비율로 증가하지 않으면 사업자의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새로운 사업자가 확보한 사업권의 임대료는 크게 낮아졌다. 신라가 운영하던 DF1은 롯데면세점이 여객 1인당 5345원에, 신세계가 운영하던 DF2는 현대면세점이 5394원에 각각 확보했다. 기존 사업자가 부담했던 임대료와 비교하면 약 40% 낮은 수준이다. 롯데는 지난 4월 17일, 현대는 4월 28일부터 각각 신규 구역 영업을 시작했다.
결국 신라와 신세계는 고비용 사업장을 정리해 수익성 개선의 여지를 확보했고, 롯데와 현대는 과거보다 낮은 임대료로 공항 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얻었다. 다만 실적 개선을 임대료 효과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개별관광객(FIT) 중심의 고객 구성 변화, 할인율 조정, 마케팅 효율화 등도 영향을 미쳤다. 신규 사업권의 효과 역시 2분기에는 약 두 달간의 영업 실적만 반영된 만큼, 낮아진 임대료가 실제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이후 실적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에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이번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재편은 면세업계에서 외형 성장 못지않게 비용 구조와 수익성 관리가 중요해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신규 사업자들이 낮아진 임대료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기존 사업자들도 공항 사업 철수 이후 개선된 수익성을 지속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