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반도체 장자방' 곽노정 유임…그룹 내 입지 더 커졌다

2022년 선임 이후 황금기 견인, 솔리다임 이슈는 과제 안현 사장은 신설 미국총괄 사장으로, 빅테크 비즈니스

2026-10-30     조영갑 기자
곽노정

[녹색경제신문 = 조영갑 기자] HBM(고대역폭메모리)를 필두로 SK하이닉스의 황금기를 이끌고 있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가 유임됐다. 2022년 말 첫 선임 이후 지난해 중임에 성공, 재차 유임에 성공했다. HBM 개발투자 및 미국 ADR 상장 등 굵직한 이슈를 선두에서 챙기면서 SK하이닉스의 황금기를 이끈 만큼 최태원 회장의 신임과 그룹 내 입지가 대폭 커졌다는 평가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의 30일 사장급 인사를 단행하고, 곽노정 현 대표이사를 유임시켰다. HBM, SOCAMM, 321단 4D 낸드 등의 개발 실무를 주도한 안현 개발총괄사장은 신설되는 미주총괄 사장을 맡아 글로벌 빅테크 대상 비즈니스를 챙긴다.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안 사장의 후임으로 개발총괄을 맡게 된다. 

특히 안 사장을 신설 미주총괄에 배치하면서 북미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비즈니스 무게감이 한층 실릴 것으로 보인다. 주요 파트너사인 엔비디아를 비롯해 최대 AI 엔터프라이즈가 인프라 투자를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닉스 내 D램, 낸드 개발 전문가를 선임, 빅테크 비즈니스를 밀착해 챙기겠다는 복안이다.

안 사장은 글로벌 AI 리서치센터장 직무를 겸임하면서 현지 고객사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커스터마이징 작업을 수행하는 동시에 미국 현지 채용과 R&D 등에도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CAPEX 투자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솔리다임 이슈도 안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윤풍영 SK 수펙스 추구협의회 담당 겸 SK하이닉스 글로벌성장TF 담당 사장은 코퍼레이트 센터 총괄 사장으로 선임됐다. 

글로벌 경영에 액센트를 주는 동시에 SK하이닉스 내부 경영은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당초 유임이 유력하게 거론됐던 곽 사장이 재차 최태원 회장의 신임을 확인하면서 곽 사장은 SK하이닉스를 넘어 SK그룹 내에서도 '최대 캐시카우의 수장'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게 됐다. 

곽 사장은 정통파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의 경영자다. 고려대 재료공학과, 동대학원 석박사를 거쳐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곽 사장은 1994년 인수 전 현대전자에 입사한 이래 반도체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SK하이닉스 제조 및 기술담당 부사장과 안전개발제조총괄 사장 겸 기업문화 업그레이드TF 담당을 거쳐 2022년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2010년대부터 SK하이닉스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개발을 시작했던 HBM 프로젝트와 관련 해당사업을 안착시키고, 이 부문 세계 1위로 키워낸 데 대한 공로를 폭 넓게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삼성전자가 D램 다운사이클 시기 관련 투자에 속도조절을 하는 와중에 뚝심 있게 R&D 투자를 밀고 나가며, 현 점유율 1위 지위를 가능하게 한 장본인으로 평가된다. 

재임 기간인 2022년 말 약 45조원 수준의 매출액은 지난해 말 약 100조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고, 특히 올해는 3분기 기준 사상 첫 분기 매출 100조원 고지를 넘어서면서 AI 업사이클 피리어드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D램 판가 상승과 HBM 수율 확보로 인해 영업이익률을 80%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외형 확대와 수익성을 동시에 잡았다. 여기에 D램, HBM이 완판되면서 고객사 LTA(장기공급계약)의 범위까지 확대, 최소 2029년까지 업사이클을 구가할 수 있는 안전판까지 확보한 상황이다. 

곽 사장은 28일 컨콜에서 “이미 확보한 LTA 물량과 현재 고객사들과 구체적으로 협의 중인 수요를 종합하면 2029년까지 향후 3년 동안 당사의 D램과 HBM 물량은 사실상 모두 판매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을 약 230조원 가량으로 예측하고 있다.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는 HBM, D램 사업과 별개로 AI 인프라 밸류체인의 한 축인 낸드 사업의 램프업은 곽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최근 미국 상장을 추진하던 솔리다임이 중복상장 등의 이슈로 상장 추진을 중단하면서 SK하이닉스-AI컴퍼니-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AI 밸류체인 투자 확대 역시 그룹사의 고민 지점으로 남게 됐다. 당장 솔리다임 유동성 조달에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 주주들을 달래면서 솔리다임의 낸드 CAPEX를 확장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에 맞딱뜨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