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오사AI, 8200억원 투자 유치 '잭팟'…기업가치 3.8조원 인정
국민성장펀드 3700억 투입…미국·싱가포르 등 글로벌 투자자 대거 참여 2세대 NPU 'RNGD' 양산·상용화 확대…브로드컴 협력 3세대 개발 속도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국내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가 8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기업가치 3조8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올해 초 설정한 최대 투자유치 목표액 7500억원을 웃도는 규모로, 국내 스타트업 투자유치 사례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특히 정부의 국민성장펀드를 비롯해 글로벌 AI 반도체 전문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퓨리오사AI의 기술력과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29일 퓨리오사AI에 따르면 회사는 총 8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유치를 완료했다. 투자 전 기업가치는 3조원, 투자 후 기업가치는 약 3조8000억원으로 평가됐다.
퓨리오사AI는 지난 1월 4500억~7500억원을 목표로 투자유치에 나섰으나 국내외 투자자들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최종 조달 규모를 8200억원으로 늘렸다.
이번 투자에는 국민성장펀드가 3700억원을 출자하며 최대 투자자로 참여했다. 정부가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과 국산 AI 반도체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대규모 정책자금이 민간 투자 유치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AI 반도체 및 인프라 전문 투자자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해외 투자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참여한 미국 인피니텀(Infinitum)은 지난 6월 AI 반도체 기업 그록(Groq)의 6억5000만달러 투자 라운드를 공동 주도한 투자사다. 설립자인 존 예티모글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그록 이사회에도 참여한 바 있다.
싱가포르 기술 전문 투자사 QUDA 캐피탈 파트너스도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다. QUDA의 설립자인 찰리 푸 대표 파트너는 엔비디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엔터프라이즈 사업 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인물로, 현재 퓨리오사AI의 수석 자문역을 맡고 있다.
이 밖에도 시스코 인베스트먼트, 아부다비 기반 네오포트 홀딩, 미국 제리코 캐피탈과 월드라인 캐피탈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기존 주주들의 후속 투자도 1700억원에 달했다. 한국산업은행이 300억원을 추가 투자했으며, 초기 투자자인 네이버와 DSC인베스트먼트, KDB캐피탈도 모두 후속 투자에 나섰다.
특히 DSC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시드 투자 이후 시리즈 D까지 모든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네이버는 초기 투자 조직 D2SF를 통해 시드 투자에 참여한 데 이어 이번에는 실리콘밸리 기반 투자 플랫폼 네이버벤처스를 통해 추가 투자했다.
기존 주주 가운데 넥스트랜스가 480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의 후속 투자를 단행했으며 카카오인베스트먼트, 퀀텀벤처스, 한국투자파트너스 등도 참여했다.
국내 금융기관의 신규 투자도 이어졌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벤처기업 직접투자 대상으로 퓨리오사AI를 선정했다. 유암코(UAMCO)는 400억원을 투자했으며 한화자산운용도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다.
퓨리오사AI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2세대 AI 반도체 'RNGD(레니게이드)'의 생산능력 확대와 글로벌 고객사 확보, 소프트웨어 생태계 강화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퓨리오사AI는 올해 1월 RNGD 양산을 시작한 이후 실제 기업 서비스 환경으로 공급처를 확대하고 있다. LG AI연구원과 기술 검증 및 상용화 협력을 진행했으며, 삼성SDS는 RNGD 기반의 NPUaaS(신경망처리장치 서비스)를 출시했다.
AI 기업 업스테이지가 운영하는 다음(Daum) 검색 요약 서비스에도 RNGD가 공급됐다. 해당 서비스는 수백만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브로드컴과 협력 중인 3세대 AI 가속기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차세대 제품은 대규모 AI 컴퓨팅 인프라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기존 독자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성능과 전력 효율, 시스템 확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퓨리오사AI는 자체 AI 반도체 설계와 양산 역량을 확보한 데 이어 실제 고객사 도입 사례를 늘리면서 기술 검증 단계에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 물량을 얼마나 확대하고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박용정 네이버벤처스 제너럴 파트너는 "기술 기업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하는 건 기술을 증명하는 단계에서 사업을 증명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이라며 "퓨리오사AI는 칩 양산과 고객 도입이 본격화되며 바로 그 지점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이제는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 본격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단계"라며 "RNGD의 글로벌 상용화와 차세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 고성능·고효율 AI 반도체를 기반으로 AI 인프라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