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금융지주 계열사 CEO 54명 임기 만료…은행 임추위 ‘실질 권한’ 시험대
5대 금융그룹 자료 취합 결과, 연말 임기 만료 대상 금감원, 후보 정보 제공·의견 반영 주문…지주별로 절차 손질 KB는 기존 추천 경로 운영…실제 후보 반영 여부는 공개자료로 확인 어려워 추천권 신설만으로는 부족…연말 인선에서 실효성 검증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연말 5대 금융지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앞두고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은행장 후보 선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금융감독원이 지주 중심의 승계 절차와 자회사 임추위의 제한적인 역할을 지적한 뒤 신한·하나·우리금융은 후보 추천이나 평가 참여 절차를 손질했다. KB금융은 기존 추천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2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CEO는 9월 기준 총 54명으로, KB금융 10명, 신한금융 12명, 하나금융 13명, 우리금융 12명, NH농협금융 7명이다. 5대 은행장도 모두 12월 31일 임기가 끝난다.
법은 추천만 규정…승계 절차는 지주별 내부 규정에 맡겨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17조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대표이사·대표집행임원·감사위원 후보를 추천하도록 하고, 금융회사가 주주총회나 이사회에서 해당 임원을 선임할 때 위원회 추천을 받은 사람 중에서 선임하도록 정하고 있다.
법은 지주가 관리하는 후보군을 은행 임추위가 어떻게 구성·압축할지, 은행 임추위가 어느 단계부터 참여할지까지는 정하지 않는다. 이번 절차 개선은 지주별 내부 승계 규정과 운영 방식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KB는 기존 절차 유지…신한·하나·우리는 참여 경로 넓혀
KB금융은 계열사 CEO 후보를 추천하는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025년 국민은행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는 지주 계열사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국민은행 행추위 위원인 은행 사외이사들로부터 업권별 적합 후보를 추천받은 절차가 담겼다.
신한금융은 올해 신한은행 임추위에 승계 후보군 정보를 공유하고 후보 추천권을 부여했다. 은행 임추위의 후보 발굴 참여를 넓힌 조치다. 최종 후보 추천은 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가 맡고, 은행 임추위는 이후 후보를 심의한다.
하나금융은 2024년부터 은행 임추위가 후보 대상자와 추천 사유를 그룹 임추위에 제출하면, 그룹 임추위가 상시후보군 편입 여부를 심의해 결과를 통보하는 절차를 운영해 왔다. 올해는 그룹 임추위가 압축한 후보군을 은행 임추위와 공유하고, 은행 임추위원장이 최종 후보 평가 과정에 참석해 의견을 전달하도록 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우리은행장 승계 절차부터 은행 임추위 단계에서 후보자의 경영성과를 별도로 점검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기관도 경영성과 검증에 참여하며, 단계별 평가 기준과 진행 절차를 사전에 마련한다.
금감원은 실제 작동 여부 주문…연말 인선이 첫 검증대
금감원은 2023년 12월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발표했다. CEO 선임·경영승계 절차 등 4개 주제, 30개 핵심 원칙을 제시한 지 3년째다. 올해 1월에는 8개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의 실제 운영 현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고, 9월 15일에는 금융지주의 자회사 CEO 승계 절차가 미흡하고 자회사 임추위의 역할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달 23일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는 자회사 CEO 승계 과정에서 상시후보군 등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후보 평가 때 자회사 임추위원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회에서도 사후 점검 요구가 나왔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월 19일 국정감사에서 연말 은행장 인선 이후 내부통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점검하고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법 개정 이전이라도 현재 은행권에서 이뤄지는 인선 절차와 관련한 점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지배구조 개선이 실제 이뤄지는지 성과를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임추위에 후보 추천권을 부여하거나 평가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는 지주 중심의 승계 구조가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은행 임추위의 의견이 실제 후보 선정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그 과정이 투명하게 운영되는지를 연말 인선 이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