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차 박민우 본부장 "자율주행 기업 혼자 못 해"…정부 지원 요청

자율주행 기술은 공용자산…"국가 차원에서 주도해야" 현대차 연 700만대 생산…"데이터 수집 최전방 설 것"

2026-10-21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박민우 현대자동차그룹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자율주행과 피지컬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내 기업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수백만 대의 차량에서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지만, 개별 기업이 이를 독자적으로 감당하기에는 투자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연간 700만 대 규모의 차량 양산 역량에 정부의 지원을 결합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국내 연구기관과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21일 박 본부장은 'K CONNECT 2026'에 참석해 "자율주행 데이터 확보를 위해서는 차량에 8~10개의 카메라와 데이터를 저장할 컴퓨터, 메모리 등이 필요한데 이는 엄청난 투자"라며 "이러한 투자를 개별 기업이 혼자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지원과 현대자동차의 양산 능력을 활용해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공공 자원처럼 국가가 활용할 수 있다면 국내 연구기관과 스타트업, 중소기업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핵심 과제로 실제 도로에서 발생하는 희귀 상황에 대한 데이터 확보를 꼽았다. 일반적인 직선·곡선 주행 데이터와 달리 공사로 인한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이나 예상하지 못한 보행자의 출현 등은 발생 빈도가 낮지만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충분한 학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발생 확률이 0.005%에 불과한 데이터들을 어떻게 더 많이 확보하고 자연스러운 실환경에서 수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수십 대의 시험차량이 아니라 수백만 대의 차량이 공통된 센서를 갖추고 장기간 주행하면서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7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이러한 양산 규모가 자율주행 데이터 확보에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모든 차량에 데이터 수집 장치를 탑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언급했다.

특히 인도 등 가격에 민감한 시장에서 판매되는 저가형 차량까지 고가의 센서와 컴퓨팅 장비를 탑재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완성차 기업의 양산 능력과 정부의 지원을 결합해 데이터 확보 체계를 구축하고, 그 성과를 국내 산업계가 공유하는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본부장은 "자율주행은 결국 범용 기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 기업만 기술을 개발하기보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안전에 대한 인식을 가진 기업들이 참여해 더 좋은 자율주행 기술을 널리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데이터 습득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면 정부와 중소기업, 대기업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가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지원하고, 현대차에 쌓인 기술이 중소기업에게 퍼지는 일종의 '기술 낙수효과' 모델을 제안한 셈이다. 

박 본부장은 자율주행 데이터 확보를 가로막는 제도적 제약으로 개인정보보호 규제도 언급했다. 

그는 "유럽과 한국 모두 개인정보보호법이 굉장히 강하다"며 "여전히 고객의 자동차를 통해 습득된 데이터를 기업이 활용하기가 정말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기업들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제도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량에서 들어오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이 마련되고, 명확하게 정해진 절차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면 기술을 더 쉽게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