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와우샵’, 다이소 아성 넘을까…가격보다 어려운 건 상품 경쟁력

5000원 이하 상품 1만2000여종 개발…연내 전문점 5곳으로 확대 매출 4조5000억원 넘긴 다이소, 상품 기획·공급망·매장 운영 경쟁력 축적 제조사에는 새로운 납품 기회…초저가 넘어 품질·재구매율 입증해야

2026-10-21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이마트가 초저가 생활용품 전문점 ‘와우샵’을 앞세워 다이소가 선점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1000원부터 1만원까지 균일가 상품을 내세우고, 주방용품부터 화장품·건강기능식품·소형가전까지 상품군을 넓혔다. 다만 초저가 시장에서 가격 경쟁만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이미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며 경쟁력을 키워온 다이소에 맞서 상품의 품질과 차별성까지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마트

이마트는 오는 22일 스타필드 마켓 월계점과 이마트 은평점에 각각 약 330㎡(100평) 규모의 와우샵을 연다. 지난해 12월부터 해외 직수입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시범 운영해온 사업을 본격 확대하는 것이다. 이마트는 신규 개발 상품 1만2000여종을 준비했으며, 계절과 점포 특성에 따라 매장별로 7000~8000종을 판매할 계획이다. 전체 개발 상품의 약 60%는 2000원 이하로 구성했다.

해피콜 프라이팬 9종을 5000원에, 락앤락 신선용기를 2000원부터 판매하는 등 소비자에게 익숙한 브랜드 상품도 전면에 내세웠다. 1000원짜리 유선 이어폰부터 1만원짜리 에어프라이어와 커피메이커까지 가격대를 넓힌 것도 특징이다. 이마트는 국내외 브랜드 협업과 글로벌 소싱, 단독 상품 기획 등을 통해 가격과 품질을 함께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마트가 와우샵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식품 중심의 대형마트 경쟁력을 비식품으로 넓히려는 전략이 있다. 장을 보기 위해 방문한 고객이 생활용품까지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상대적으로 약했던 비식품 상품 경쟁력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연내 중대형 전문점 5곳을 열고 기존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매장에도 와우샵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문제는 경쟁 상대인 다이소가 이미 초저가 생활용품 시장에서 상당한 규모와 운영 경험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아성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4조5364억원으로 전년보다 14.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4424억원으로 19.2% 늘었다.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화장품과 패션, 건강 관련 상품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소비자의 구매 수요를 끌어들인 결과다.

다이소의 경쟁력은 매장에 진열된 상품 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다양한 가격대와 상품군을 운영하면서 쌓은 상품 기획 경험, 지속적으로 신상품을 공급하는 체계, 전국 단위 매장을 통한 판매 경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단순히 저렴한 제품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적은 비용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과 사용 만족도를 기대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와우샵이 넘어야 할 과제도 여기에 있다. 가격표만 놓고 보면 눈길을 끄는 상품이 적지 않지만, 실제 경쟁력은 제품을 사용한 뒤 평가받는다. 프라이팬이라면 코팅의 내구성과 사용 편의성, 생활용품이라면 소재와 마감, 소형가전이라면 성능과 안전성 등이 구매 만족도를 좌우한다. 물론 현재 와우샵 상품의 품질이 다이소보다 낮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다만 저렴한 가격을 넘어 품질과 상품 차별성까지 소비자에게 인정받아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와우샵의 확대가 새로운 판로가 될 수 있다. 대형 유통업체가 추가로 초저가 상품을 기획하면 브랜드와 제조사는 제품을 선보일 기회를 넓힐 수 있고, 기존과 다른 소비자층에 접근할 가능성도 생긴다. 이마트가 국내외 브랜드 협업과 단독 상품 개발을 확대하는 만큼 협력 업체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다만 납품처가 하나 더 늘어난다고 제조사에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초저가 상품은 판매가격이 낮은 만큼 제조원가와 물류비, 생산량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납품 단가와 발주 규모, 품질 기준, 재고 부담 등 거래 조건에 따라 제조사의 수익성은 달라질 수 있다. 유통업체와 제조사가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안정적인 생산과 적정한 수익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마트는 우선 점포 확대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오는 30일 스타필드 마켓 군산점에도 와우샵을 열고 연내 전문점 수를 5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향후 성패는 출점 속도보다 실제 판매 실적과 재구매, 상품 교체 주기, 품질에 대한 소비자 평가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이마트 고객을 생활용품 구매로 연결하는 데 성공한다면 별도 전문점 이상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초저가 생활용품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소비자가 꾸준히 찾을 만한 상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와우샵이 기존 이마트의 고객층을 활용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고, 상품 품질과 구성을 차별화할 수 있을지가 다이소와의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