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대출 실행·연장 6개월 내 사고 124건·406억…5대 은행 사고액의 90%

5대 은행 134건·449억 중 국민은행에 집중…직원이 실적 위해 소득서류 위·변조, 허위계약 알고도 취급 국민은행 "공공마이데이터로 소득서류 자동 수집" 재발 방지책 제시…김형연 "서류 확인 보완만으로는 부족"

2026-10-21     박금재 기자
[사진=KB국민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KB국민은행에서 대출을 실행하거나 만기를 연장한 뒤 6개월 안에 터진 금융사고가 최근 5년 가까이 124건, 관련 대출금액으로는 406억38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 전체 134건, 449억2500만 원 가운데 건수로 92.5%, 금액으로 90.5%를 국민은행이 차지한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이 5대 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대출 신규 취급 또는 만기 연장 후 6개월 이내 발생한 금융사고는 5대 은행에서 모두 134건이다. 국민은행 외에는 하나은행 5건(24억8600만 원), 신한은행 4건(14억6700만 원), 우리은행 1건(3억3400만 원)이 집계됐고, NH농협은행은 보고된 사고가 없었다.

사고의 상당수는 기업대출에서 나왔다. 기업대출 관련 사고가 89건으로, 신규 취급 과정에서 63건, 만기 연장 과정에서 26건이 발생했다. 개인대출 관련 사고는 45건이며 이 가운데 33건이 부동산 관련 대출이다. 직원이 실적을 높이려고 소득증빙서류를 위·변조하거나 허위계약임을 알고도 대출을 취급한 사례가 확인됐다.

숫자를 읽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국민은행의 124건에는 하나의 부정행위에서 파생된 여러 대출이 각각 집계된 경우가 많아, 건수를 곧바로 사건 수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406억 원은 사고와 관련된 대출금액이어서 실제 손실액과는 다르다.

국민은행은 재발 방지책으로 공공마이데이터를 통한 소득서류 자동 수집, 제출서류 진위 확인 강화, 기업여신 실행 전 사전점검을 제시했다. 대출 실행 후 모니터링과 내부통제 절차로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해 대응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김 의원은 방향을 다르게 짚었다. 그는 "직원이 실적을 늘리려고 서류 조작에 가담하거나 허위계약을 알고도 대출을 취급했다면 서류 확인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적평가와 보상 관행이 무리한 대출을 부추겼는지, 심사와 내부통제가 이를 왜 걸러내지 못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내부통제를 둘러싼 제도 환경은 이미 바뀌었다. 5대 은행은 2025년 1월 3일부터 책무구조도 전산 시스템을 본격 운영하고 있다. 금융사고가 났을 때 임직원의 직접적인 위법이 없더라도 임원이 평소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제재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이번 자료의 집계 기간이 책무구조도 시행 전후에 걸쳐 있고 연도별 추이가 공개되지 않아, 제도 도입 이후 사고가 줄었는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국민은행은 같은 주 국정감사에서도 내부통제를 질의받았다. 19일 정무위 국감에서는 고객정보 유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의원 측은 보안관제센터가 이상 징후를 포착한 뒤 이환주 행장에게 보고되기까지 81시간 41분이 걸렸다고 지적했고, 이 행장은 초기 대응이 신속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출 취급과 정보보안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같은 질문이 반복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