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직랜드, 개발→양산 수익구조 변모…'메모리 컨트롤러'에 이목
상반기 양산 매출 비중 18.6% 반복 공급·후속 수주가 전환 관건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주문형 반도체(ASIC) 디자인 솔루션 전문 기업 에이직랜드가 개발(NRE) 중심 구조에서 양산 중심의 수익 모델로 본격적인 사업 구조 전환에 나서고 있다. 핵심은 그동안 축적한 설계 경험을 메모리 컨트롤러 위주의 실제 양산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에이직랜드의 올해 상반기 매출 1137억원 가운데 개발 매출은 926억원, 양산 매출은 212억원으로 집계됐다. 양산 매출은 전체의 약 18.6% 수준이다. 올 상반기 매출만 지난해 온기 매출의 156% 수준이다. 외형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개발 매출이 여전히 전체의 약 81.4%를 차지하지만, 양산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것은 사업 구조 변화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개발 매출은 고객별 프로젝트 일정과 신규 수주에 따라 변동할 수 있는 반면, 양산 매출은 반복 공급으로 이어질 경우 실적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는 개발 단계의 기술 확보를 넘어, 제품 양산과 안정적 공급까지 연결하는 역량이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고객사의 제품 출시 주기가 짧아지고 개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설계부터 생산·패키징·테스트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수요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에이직랜드는 팹리스 기업 등의 의뢰를 받아 반도체 사양 정의와 설계, 검증, 테이프아웃, 생산·패키징 연계까지 지원하는 ASIC 디자인 솔루션 기업이다. 고객이 개발한 칩이 실제 제품으로 양산되면 설계 매출 외에 제품·양산 매출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에이직랜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의 VCA(Value Chain Alliance) 파트너이자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공식 설계 파트너다. TSMC 공정에 맞춘 설계·검증과 Arm 기반 IP 활용 역량을 갖춰, 선단 공정 반도체의 개발부터 양산까지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개발 매출 위주의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던 에이직랜드가 양산 전환의 기반으로 내세우는 것은 고객 포트폴리오와 설계 경험이다. 에이직랜드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대기업까지 약 70개 고객사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AI·메모리·IoT·5G·자동차·디스플레이 등으로 적용 분야를 넓혀 왔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핵심적인 양산 전환의 시험대로는 메모리 컨트롤러 분야가 꼽힌다. 메모리 컨트롤러 분야는 개발 프로젝트 이후 양산 매출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은 영역이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고성능 기업용 SSD 수요가 커지는 점도 양산 확대 기회로 꼽는다.
에이직랜드는 “메모리 컨트롤러 사업을 중심으로 개발과 양산 매출이 함께 확대되는 구조를 구축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AI 인프라 투자와 함께 실적이 향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에이직랜드는 파두·SK하이닉스 등과 3~6나노미터 공정 기반 차세대 제품 개발에 참여해 왔고, eSSD·eMMC·UFS 등 낸드 기반 스토리지 제품과 낸드 컨트롤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왔다. 2024년에는 파두와 약 1900만달러 규모의 차세대 eSSD 컨트롤러 개발 계약을 맺었고, 올해 6월에는 SK하이닉스의 차세대 eSSD 컨트롤러 개발 파트너로 선정됐다.
실제 양산 레퍼런스도 확보하고 있다. 에이직랜드는 올해 1월 연간 공급 물량이 확정된 1756만1000달러 규모 스토리지 컨트롤러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직랜드는 이 프로젝트에서 TSMC 공정 기반 설계 최적화와 공정 대응, 수율 관리까지 맡는다는 계획이다.
대만 법인을 통한 양산 사례도 있다. 에이직랜드는 2025년 12월 글로벌 고객사와 101억원 규모 가전·IoT용 반도체 양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메모리 컨트롤러뿐 아니라 적용 제품과 고객 기반을 다변화하며 양산 경험을 축적해나가는 행보다.
에이직랜드 관계자는 “지금까지 진행되던 개발 프로젝트들이 완료되면서 시장에서 시제품 생산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양산 매출 비중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