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 2.5% 반등에도 SK하이닉스 외국인 매도 지속…40조 자사주가 주가 방어

코스피 1.76% 상승한 5768.01 마감…장 초반 3%대 급락 뒤 반전 SK하이닉스 외국인 2176억원·기관 2447억원 순매도…기타법인 6054억원 순매수 마이크론 4.3%·브로드컴 2.2% 상승…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8거래일 하락 후 반등 시도 금감원, 솔리다임 미국 상장에 중복상장 우려…주주보호 문제도 변수

2026-10-20     한순구 기자
SK하이닉스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반등한 가운데 미국 반도체주도 지난주 급락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수급은 엇갈리고 있으며, 특히 SK하이닉스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를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흡수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미국 증시에서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주가 반등하고 있지만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의 차입 부담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기술 추격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 상장 추진에 대해 중복상장 규제에 저촉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반도체 업황과 별개로 지배구조 및 주주가치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코스피 3%대 급락 출발 후 1.76% 상승…삼성전자·하이닉스 반등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9.96포인트(1.76%) 상승한 5768.0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3.17% 하락한 5488.41로 출발했지만 낙폭을 만회한 뒤 상승 전환했다. 종가는 이날 장중 최고 수준에서 형성됐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16% 오른 21만8000원, SK하이닉스는 0.39% 상승한 127만7000원에 마감했다.

다만 두 종목의 상승폭은 최근 하락폭과 비교하면 제한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부터 지난 16일까지 약 20%, SK하이닉스는 약 28% 하락했다. 지난 15일에는 미국 반도체주 급락 등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7.57% 떨어지면서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19일 반등에도 최근 급락으로 인한 손실이 상당 부분 남아 있는 셈이다.

 

외국인, 삼성전자 1720억원 매수·하이닉스 2176억원 매도

이번 반등에서 주목할 부분은 외국인의 종목별 매매 방향이다.

19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약 1720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약 2176억원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에서는 기관도 약 2447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 역시 약 1429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대로 기타법인은 약 6054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 개인의 매도 물량을 기타법인이 사실상 흡수한 구조다.

이 같은 수급에는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약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계획을 발표했으며, 19일에도 50만주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을 신청했다. 해당 일자의 매입 체결도 확인된다.

따라서 이날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했다는 사실만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진정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대규모 자기주식 매입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민간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지될 수 있는지가 향후 수급 안정 여부를 판단할 핵심 변수다.

한편 코스피 전체 외국인 수급은 집계 기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정규장 기준으로는 외국인이 약 364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 거래를 포함하면 약 6243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체의 외국인 순매수 전환 여부를 판단할 때 거래소별 집계 범위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다.

 

美마이크론 4.3% 반등…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2.5% 상승

국내 증시 마감 이후 개장한 미국 시장에서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 오전 거래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약 2.5% 상승했다.

마이크론은 4.3%, 브로드컴은 2.2% 올랐으며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나스닥종합지수와 S&P500지수 역시 상승했다.

미국 반도체주는 앞서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2008년 이후 최장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지난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11% 넘게 하락했고, 반도체주에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SOXL 역시 30% 넘게 떨어졌다.

월요일 미국 반도체주의 반등은 이러한 급락 이후 나타난 것으로, 업황 전망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최근 미국 기술주 조정의 주요 원인은 AI 서버와 반도체 수요 자체보다 데이터센터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 부담에 있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는 지난주 주가가 25% 넘게 하락했고, 회사채 수익률도 급등하면서 차입금 상환과 투자 확대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최근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평가하면서 코어위브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샘 스토벌 CFRA리서치 수석 투자전략가는 최근 기술주 매도세를 촉발한 금리 상승과 코어위브의 재무 문제를 지적하며, 이번 주 기업 실적을 통해 투자자들이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을 구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솔리다임 美 상장에 금융당국 제동…SK하이닉스 주주가치 변수

반도체 업황과 별개로 SK하이닉스에는 새로운 규제 변수도 등장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 상장 추진과 관련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모두 중복상장 규제에 저촉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미국 법인이다.

최근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별도 상장을 통해 기존 SK하이닉스 주주들이 누리던 자회사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미국에서 추진하는 상장인 만큼 국내 중복상장 규제가 직접 적용되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및 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유권해석을 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미국 현지 투자재원 확보라는 사업적 필요성과 국내 기존 주주 보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자회사의 별도 상장 논란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향후 자본정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성장률 예상 상회…이번 주 美빅테크 실적 주목

글로벌 경기 측면에서는 중국의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 4.4%를 상회했으며, 2분기 성장률 4.3%보다도 높아졌다.

9월 산업생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다만 중국의 제조업과 수출 확대는 한국 반도체 기업에 수요 측면의 기회인 동시에 경쟁 심화 요인이다.

최근 창신메모리(CXMT)를 비롯한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기술 개발이 주목받는 만큼 실제 생산능력 확대와 주요 고객사 공급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이번 주 메타와 테슬라, 램리서치 등 주요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특히 메타의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계획과 반도체 장비기업의 수주 전망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수요를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있다.

 

반도체 반등 지속성, 외국인 수급과 자사주 매입 이후가 관건

국내외 반도체주가 동반 반등하면서 지난주 급격히 악화됐던 투자심리는 일부 진정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방향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매도 물량을 흡수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기관 매매와 주가 상승을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

국민연금 등 장기 기관투자가의 리밸런싱 여부도 관심사지만, 공개된 일별 기관 매매만으로 국민연금의 개별 종목 매매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오는 20일 국내 증시에서는 미국 반도체주의 반등 폭과 지속 여부, 외국인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매 방향, 미국 국채금리와 국제유가 움직임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반도체주의 기술적 반등이 국내 시장에서 실제 외국인 매수 확대로 이어지는지가 단기 투자심리 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