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보이스피싱 사기 확인 1년 새 2배 '껑충'..."금융 범죄 위협 심각"

지난해 FDS 탐지·임시조치 후 사기 확인 8760건...전년 대비 101.7% 증가 의심거래 탐지 111만4575건...이체 지연 등 임시조치는 15만7810건 탐지 대비 임시조치 비율 2024년 15.8%→올해 상반기 12.2% 인터넷은행 3사도 지난해 사기 확인 70.7% 증가...임시조치는 35.1% 감소 정치권, 금융당국·은행에 탐지 정확도·선제 차단 역량 강화 주문

2026-10-19     이준성 기자
5대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지난해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이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으로 포착해 임시조치한 거래 가운데 실제 보이스피싱 사기로 확인된 건수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사기 확인 건수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금융사기 탐지 정확도와 사전 차단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보이스피싱 사기 확인 건수는 8760건이었다. 이는 전년인 2024년 4343건보다 101.7%(4417건) 증가한 규모다.

은행은 FDS를 통해 전자금융거래의 접속 정보와 거래 내역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비정상적이거나 사기가 의심되는 거래가 포착되면 이체를 지연하는 등의 임시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번 자료는 이러한 조치를 거친 거래 가운데 서면 피해구제신청서가 정식으로 접수돼 실제 사기로 확인된 건수를 집계한 것이다.

5대 은행이 탐지한 보이스피싱 의심거래도 늘었다. 지난해 관련 FDS 탐지 건수는 111만4575건으로, 2024년 79만6492건 대비 3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체 지연 등 임시조치가 이뤄진 거래는 12만5487건에서 15만7810건으로 25.8% 늘었다.

다만 임시조치 건수의 증가 폭이 탐지 건수의 증가 폭에 미치지 못하면서, 탐지된 거래 가운데 임시조치로 이어진 비율은 낮아졌다. 2024년 15.8%였던 이 비율은 지난해 14.2%로 내려갔다. 의심거래를 찾아낸 건수와 실제 거래를 제한한 건수가 모두 증가했지만, 탐지 대비 조치 비중은 줄어든 것이다.

올해 상반기 5대 은행의 사기 확인 건수는 405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확인 건수의 46.3%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보이스피싱 관련 FDS 탐지 건수는 55만2831건, 임시조치 건수는 6만7272건이었다. 이에 따라 탐지 대비 임시조치 비율은 12.2%로 지난해보다 더 낮아졌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지난해 사기 확인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3사의 사기 확인 건수는 2690건으로, 2024년 1576건보다 70.7%(1114건) 늘었다.

반면 인터넷은행의 임시조치 건수는 감소했다. 보이스피싱 관련 FDS 탐지는 2024년 53만9300건에서 지난해 57만6149건으로 6.8% 늘었지만, 임시조치는 6만320건에서 3만9145건으로 35.1% 줄었다. 사기로 확인된 거래가 증가한 가운데 의심거래에 대한 임시조치는 전년보다 적게 이뤄진 셈이다.

올해 상반기 인터넷은행 3사의 사기 확인 건수는 1901건이었다.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확인 건수의 70.7%에 해당하는 거래가 사기로 확인됐다. 상반기 FDS 탐지 건수는 46만9776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임시조치가 이뤄진 거래는 2만3216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FDS에 포착된 거래가 모두 금융사기인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거래도 평소와 다른 양상을 보이면 의심거래로 분류될 수 있는 만큼, 탐지 이후 임시조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사기 거래를 방치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은행으로서는 정상거래를 제한할 때 발생하는 고객 불편을 고려하면서도 위험성이 높은 거래를 정확히 가려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이 정상거래를 제한했을 때 발생할 고객 불편과 민원을 의식해 임시조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국은 금융사기 위험이 높은 거래에 대해서는 은행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박성훈 의원은 "금융 범죄 위협이 그만큼 심각해지고 있다는 경고"라며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사기 거래를 사후 확인하는 데 그치지 말고 FDS 탐지 정확도와 선제 차단 역량을 강화해 국민의 소중한 재산이 범죄자에게 넘어가기 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