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도 인정한 거래소 시스템 미비…코인 과세 고시는 11월에나
에어드롭·하드포크는 과세 대상으로 정리…스테이킹은 아직 재경부와 협의 중 20일 재경부 차관 주재 거래소 간담회…22일 종합감사에 고시 계획 보고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가상자산 과세 시행까지 두 달 반이 남았지만 과세 기준을 담을 고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국세청장은 국정감사에서 국내 거래소의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1월쯤에 할 수 있도록 준비는 해놓고 있다”며 가상자산 과세 고시 일정을 밝혔다. 박수영 의원이 준비 상황을 묻자 재정경제부와 국세청이 역할을 나눠 맡고 있으며 국세청이 시스템과 실무를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거래소의 시스템이 미비해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리된 사안과 그렇지 않은 사안이 갈렸다. 임 청장은 과세 여부가 거래의 이름이 아니라 경제적 실질에 따라 결정된다며 양도나 대여에 해당하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어드롭과 하드포크는 양도나 대여의 성격이 있으면 과세 대상이라고 밝혔다. 반면 스테이킹을 비롯한 일부 거래 유형은 재정경제부와 협의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신고 내용에 대한 검증은 2028년 5월 신고분부터 들어간다.
과세는 2027년 1월 1일 시작된다.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250만원을 넘는 부분에 22%를 매긴다. 소득세 20%에 지방소득세 2%를 더한 세율이다. 적용 대상은 업비트 누적 회원 수를 기준으로 약 1326만명으로 집계된다.
투자자에게 더 가까운 날짜는 시행일보다 올해 마지막 날이다. 소득세법은 2027년 전에 취득한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2026년 12월 31일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가운데 큰 금액으로 정하도록 했다. 2027년 이전에 쌓인 평가이익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겠다는 취지다. 시행령은 그 시가를 시가고시가상자산사업자가 2027년 1월 1일 0시에 공시한 가격의 평균으로 규정하고 있다.
기준이 될 사업자는 이미 정해져 있다. 국세청은 2024년 12월 두나무와 빗썸코리아, 코빗, 코인원, 스트리미 다섯 곳을 시가고시가상자산사업자로 고시했다. 3년 주기로 점검한다.
걸리는 쪽은 실제 취득가액이다. 연말 시가보다 비싸게 산 경우에는 실제 가격을 입증해야 그 금액을 인정받는다. 그런데 해외 거래소는 거래 내역을 내려받는 방식과 파일 형식이 제각각이고, 탈중앙화 거래소나 지갑 연결로만 접근하는 서비스는 기록 자체가 부실하다. 국세청장이 말한 거래소 시스템 미비가 이 지점과 맞물린다.
국경을 넘는 거래는 더 어렵다. 임 청장은 가상자산 거래정보를 국가 간에 자동으로 교환하는 체계에도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개인 간 지갑 이전은 다른 나라에서도 추적이 쉽지 않아 과세당국끼리 협력 방식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에 자리가 두 번 열린다. 20일 오전 권대영 재정경제부 차관 주재로 비공개 간담회가 열린다. 금융위원회와 두나무, 빗썸, 코인원, 디지털엑스, 스트리미 등 5대 원화마켓 거래소,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 전문가가 참석한다. 재정경제부는 정해진 방침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라 의견을 듣고 국세청과 거래소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22일에는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국세청, 금융감독원 종합감사가 예정돼 있다. 조승래 기획재정위원장은 국회가 유예를 결정하지 않는 한 시행을 전제로 준비해야 한다며 종합감사에서 고시 계획을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유예론도 살아 있다.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는 국내 27개 가상자산사업자를 대표해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과세를 미뤄달라는 의견을 냈다. 박민규 의원은 시행을 2029년 1월로 2년 늦추는 법안을 더불어민주당 의원 12명과 함께 발의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폐지론과 2~3년 유예론이 함께 나온다. 오기형 의원은 250만원인 공제 한도를 올리고 결손금 이월공제를 허용하며 국내 거래소 이용을 유도하는 차등세율을 두자고 제안했다.
제도의 다른 축도 아직 서지 않았다. 가상자산 시장을 포괄할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고 연내 통과 여부도 불투명하다. 유예를 주장하는 쪽은 과세 시점을 이 법의 2단계 입법과 맞춰야 한다고 본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과세 시행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과 취득가액 입증 방식, 해외 거래 내역 검증 절차 등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투자자 혼란과 신고 오류가 불가피하다”며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할지 여부와 별개로 거래소와 과세당국이 실제 신고 과정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과 시스템을 먼저 확정하고, 제도 시행에 필요한 준비 기간도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