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퇴직연금 3배 성장...증시 급락에도 빠른 시장 안착

증시 급락에 주요 증권사 퇴직연금 감소...키움은 190% 급증 IRP 적립금 1626억원...타사 이전 자금 75%가 성장 견인 DB·DC 적립금도 증가...수수료 면제 앞세워 법인 시장 공략 리테일 고객 기반 강점...법인 영업·자산관리 역량 확대 과제

2026-10-16     정수진 기자
[출처=ChatGPT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최근 증시 급락으로 주요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감소한 가운데 올해 6월 사업에 뛰어든 키움증권은 오히려 적립금을 3배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중심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동시에 기업 대상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첫 성과를 내면서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주요 증권사 적립금 감소에도 키움 190% 증가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1882억원으로 전 분기 말(649억원) 대비 1233억원(190%) 증가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적립금 규모가 약 2.9배로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주요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말 52조210억원에서 3분기 말 49조9034억원으로 2조1176억원 줄었다. 한국투자증권도 26조4044억원에서 25조8873억원으로 5171억원 감소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6월 증권업계 15번째로 퇴직연금 사업에 진출한 후발주자다. 초기 적립금 규모가 작아 증가율이 높게 나타나는 기저효과가 있지만, 사업 개시 수개월 만에 적립금 1800억원을 넘어섰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IRP 적립금이 1626억원으로 전체의 약 86%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약 75%는 다른 금융회사에서 이전된 자금이다. 기존 금융회사에 맡겨둔 연금자산을 키움증권으로 옮기는 고객들이 초기 성장을 이끈 것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기존 고객들이 익숙한 영웅문S#에서 연금자산까지 함께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타사 계좌를 이전하거나 신규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익숙한 투자 환경과 ETF 매매 등 온라인 연금자산 운용의 편의성이 주요 이전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IRP 중심 성장…DB·DC 법인 시장도 첫 성과

키움증권의 IRP 적립금은 기존 중소형 증권사와의 격차도 빠르게 좁히고 있다. 신영증권의 개인 IRP 적립금은 1682억원으로 키움증권과의 차이가 56억원에 불과하다. 현재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사업 진출 반년 만에 일부 기존 증권사의 IRP 적립금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기업 대상 퇴직연금인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에서도 적립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2분기 말까지 0원이었던 DB와 DC 적립금은 3분기 말 각각 150억원, 106억원으로 늘었다.

아직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개인 고객 중심의 IRP를 넘어 법인 시장에서도 고객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키움증권은 사업 초기 DB·DC 가입 첫해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를 전면 면제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춰 신규 계약을 유치하겠다는 취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법인 시장에서도 초기 고객 기반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DB는 기업의 운용 목적에 맞는 상품과 관리 지원에, DC는 기업 담당자의 업무 편의와 가입자의 투자교육·상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DC에서는 근로자가 회사에 키움증권을 퇴직연금 사업자로 도입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퇴직연금 도입요청' 서비스를 활용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리테일 고객 기반 강점…법인 시장 확대·자산관리 역량 확보 과제

다만 초기 성장세를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키움증권은 국내 주식 리테일 시장에서 확보한 탄탄한 고객 기반을 퇴직연금 사업으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기존 고객들이 익숙한 거래 플랫폼에서 주식뿐 아니라 퇴직연금까지 관리할 수 있어 추가적인 연금자산 유입에도 유리한 구조다.

관건은 개인 고객 중심의 성장세를 법인 시장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특히 오프라인 영업망이 없는 만큼 기존 퇴직연금 사업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수수료 면제를 넘어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와 법인 고객 관리 역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키움증권은 10년 내 퇴직연금 시장 5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개인 고객에게는 연금 운용부터 수령까지 이어지는 서비스를 강화하고, 법인 시장에서는 전담 인력을 활용한 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개인 고객은 연금 운용부터 수령까지의 서비스와 교육·투자 콘텐츠를 강화하고, 법인 시장은 전담 RM과 근로자의 사업자 도입 요청을 연결해 공략할 계획"이라며 "오프라인 영업망은 비대면 사후관리와 상담 체계를 고도화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