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연말 인사 앞두고 세대교체 바람...CEO·부문장 거취 주목
KB·신한·하나·우리투자증권 대표 연말 임기 만료 NH투자증권, 새 각자대표 체제 첫 정기인사 IB·WM 등 핵심 사업부 인사 변화 가능성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증권업계가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부문장급 인사의 세대교체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1970~1980년대생 임원 발탁이 확대된 만큼 올해 연말 인사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1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KB증권 이홍구 대표와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대표, 하나증권 강성묵 대표, 우리투자증권 남기천 대표 등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증시 활황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둔 만큼 경영 연속성을 유지할 명분은 확보했지만, 금융지주 차원의 인사 기조와 조직 쇄신 필요성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각각 7899억원과 55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나증권도 2233억원으로 81.7% 늘었으며, 우리투자증권은 242억원으로 40.5% 증가했다. 실적만 놓고 보면 기존 경영진의 연임에 무게가 실릴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올해 연말 인사에서는 실적 외적인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인선은 증권업계의 주요 인사 변수로 꼽힌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9월 11일 양종희 현 회장 대신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당시 회추위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변화와 세대교체 필요성을 인선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자는 오는 11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홍구 KB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24년 취임한 이후 WM 부문을 이끌어왔으며, 올해 초 강진두 IB부문 대표가 새롭게 선임되면서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의 연임 여부에 따라 WM 부문의 경영 연속성은 물론 향후 조직 운영 방향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이재근 차기 회장 후보가 계열사 인사에서 연령보다 역량과 전문성을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세대교체가 반드시 대표이사 교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기존 대표를 유임하더라도 핵심 사업부문의 책임자를 교체하거나 조직을 재편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 우리투자증권 역시 연말 대표이사 인사를 앞두고 경영 성과와 조직 쇄신 필요성을 함께 평가받을 전망이다.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지난해 취임 이후 조직 안정화와 실적 개선에 주력해 왔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2023년 취임 이후 수익성 회복과 발행어음 사업 확대 등을 추진해 왔으며,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2024년 회사 출범 이후 IB사업 확대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을 위한 기반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 역시 대표이사 연임 여부와 별개로 주요 사업부문의 인사 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새로운 CEO가 선임될 경우 경영 방향에 맞춰 부문장급을 재편할 수 있고, 기존 대표가 연임하더라도 사업 성과와 조직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임원 교체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연말에는 주요 증권사의 IB와 WM, 운용부문 등을 중심으로 인사 방향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한 NH투자증권은 새 경영진 출범 이후 첫 연말 정기인사를 맞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6월 1970년생 신재욱 대표와 1972년생 배광수 대표를 선임하며 기존 단독대표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7월 이재열 WM사업부 대표와 박유신 부동산인프라사업부 대표, 조현광 고객자산운용사업부 대표 등을 새롭게 선임했지만 기존 고위 임원진은 대부분 유임하며 조직 안정에 무게를 뒀다.
다만 연말 인사를 앞두고 추가적인 인적 쇄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인사 이후에도 일부 본부장 자리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정기인사를 통한 후속 인선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현재 부동산금융본부는 이희원 이사대우가, 신디케이션본부는 신웅조 이사가 각각 본부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신임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미뤄졌던 정식 본부장 선임과 함께 기존 고위 임원들의 거취가 결정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말 주요 증권사 인사에서 1970~1980년대생 임원들의 주요 보직 진출이 확대됐다는 점도 올해 인사의 관전 포인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임원 선임 대상자 23명 중 22명을 1970~1980년대생으로 구성했고,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에서도 1970년대생 인사들이 임원 승진과 주요 보직 선임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말 인사에서는 기존 1960년대생 고위 임원들의 거취와 함께 1970년대생 임원들의 부문장급 진출, 1980년대생 인력의 본부장급 발탁 여부 등이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CEO 교체에 이어 주요 사업부를 이끄는 부문장급 인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새로운 경영진이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에 속도를 낼 경우 부문장과 본부장급까지 인사 변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