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부활한 공정위 조사 조직, 첫 타깃은 식품업계…가격 결정 관행 바뀌나

CJ제일제당·대상·오뚜기 등 현장조사…김치·두부·즉석밥 등 6개 품목 정조준 지난 2018년 이후 가격 담합 의혹부터 유통 판매가격 개입까지…조사 범위 확대 설탕·밀가루 이어 가공식품으로 감시 강화…업계, 가격·할인 정책 재점검 불가피

2026-10-14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새로 출범한 중점조사기획단의 첫 현장조사 대상으로 식품업계를 택했다. CJ제일제당과 대상, 오뚜기 등 주요 식품업체가 김치·두부·유지류·선물세트·즉석밥·장류 등 6개 품목의 가격 담합 의혹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식품업계의 가격 결정 관행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설탕과 밀가루 등 원재료에 이어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가공식품까지 감시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기업의 가격 정책은 물론 유통업체와의 할인 협상과 판촉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

1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은 이날 주요 식품업체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지난 2018년 이후 업체 간 가격 협의나 합의가 있었는지, 2020년 이후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의 판매가격이나 할인 판매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오는 2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일 출범한 중점조사기획단의 첫 현장조사다. 공정위는 기존 7명 규모의 중점조사팀을 3개 담당관, 약 40명 규모로 확대해 민생 분야 담합과 플랫폼 독과점 등 주요 사건에 조사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식품업계에 대한 감시는 올해 들어 한층 강화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2월 설탕 가격 담합 혐의로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사에 총 4083억1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5월에는 밀가루 가격과 공급 물량을 담합한 7개사에 총 6710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는 원재료를 넘어 김치와 두부, 즉석밥 등 완제품으로 조사 범위가 넓어졌다.

특히 이번 조사에는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의 판매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요구하거나 할인 판매를 제한했는지도 포함됐다. 위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제조사의 가격 정책뿐 아니라 대형마트와 온라인 유통업체의 할인 경쟁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식품업체로서는 가격 인상의 근거와 유통업체와의 거래 조건,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더욱 면밀히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가격이 비슷한 시기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담합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원재료비와 물류비 등 비용 상승이 가격에 반영될 수 있는 만큼, 공정위는 사업자 간 부당한 합의나 유통 단계의 경쟁 제한 행위가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현장조사 역시 혐의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향후 관건은 조사 결과가 개별 기업에 대한 제재를 넘어 식품업계 전반의 거래 관행 변화로 이어질지다.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시정조치와 과징금 등 제재가 이뤄질 수 있지만, 혐의가 입증되지 않으면 제재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공정위가 추가 조사에 나설지 역시 아직 불확실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영향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가격 결정과 유통업체 간 거래 과정에서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있는지 더욱 면밀히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