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천호점 부지 재개발…현대百·롯데마트 웃을까...천호역 유통 상권 지각변동

지난 2000년 문 연 이마트 천호점…해당 부지에 최고 45층 주상복합 개발 천호역 초역세권 장보기 거점 변화 예고 변화 속 바로 옆 현대백화점·약 300m 거리 롯데마트, 고객 수요 흡수할까

2026-10-13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약 26년간 지역 주민들의 장보기 거점 역할을 해온 이마트 천호점이 개발의 갈림길에 섰다. 지난 2000년 문을 연 이마트 천호점 부지가 SK디앤디·신한자산운용 컨소시엄에 1666억원 규모로 매각되는 절차를 밟으면서다.

천호역을 마주한 입지에 최고 45층 규모의 주상복합 개발이 추진되면서 기존 점포의 자리를 둘러싼 유통 상권에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점포가 문을 닫을 경우 인접한 현대백화점 천호점과 지난 2025년 문을 연 롯데마트 천호점이 일부 쇼핑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마트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은 서울 강동구 천호동 454-1 일대 이마트 천호점 부지를 SK디앤디·신한자산운용 컨소시엄에 약 1666억원에 매각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지면적은 약 1389평으로, 거래 금액을 기준으로 한 평당 가격은 약 1억2000만원이다. 지난 2019년 이마트가 해당 부지를 1354억원에 매각했을 당시 평당 약 975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3% 오른 수준이다.

이마트 천호점은 지하철 5·8호선 환승역인 천호역과 맞닿아 있는 일반상업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19년 부지를 매각한 뒤에도 임대차 계약을 통해 영업을 이어온 이른바 세일앤리스백 방식의 점포다. 그러나 서울시가 지난 2023년 해당 부지의 기존 소매시장 관련 도시계획시설을 폐지하고 복합개발이 가능하도록 계획을 변경하면서 장기적으로 기존 매장의 존속 여부에 관심이 쏠려왔다.

개발 구상에는 지하 6층~지상 45층, 최고 높이 139.3m 규모의 건물 3개 동이 담겼다. 오피스와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 등을 갖춘 복합시설로 조성하는 방안이다. SK디앤디 측도 분양형 주거상품 개발을 예정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과 실제 폐점 시점이 확정됐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구체적인 영업 종료 일정도 아직 미정이다.

한편 이마트 천호점의 변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대형마트 한 곳이 사라지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천호역 인근에서 장을 보던 주민들에게 이마트는 일상적인 식료품 구매와 생필품 쇼핑을 해결하는 생활 거점이었다. 점포가 만약 문을 닫거나, 개발을 위해 잠시 운영 중단에 나서는 경우 주민들은 다른 대형마트를 찾거나, 백화점 식품관과 주변 상업시설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소비 동선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가장 가까운 대체 선택지 중 하나는 현대백화점 천호점이다. 이마트 천호점과 인접해 있어 별도의 장거리 이동 없이 쇼핑 목적지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식품관을 이용하는 고객이나 장보기와 다른 쇼핑을 한 번에 해결하려는 소비자에게는 접근성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 다만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상품 구성과 가격대, 구매 목적이 다른 만큼 이마트의 수요가 그대로 현대백화점으로 옮겨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롯데마트 천호점도 잠재적인 수혜 후보로 꼽힌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월 16일 강동구 천호역 인근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 지하 1층에 천호점을 열었다. 이마트 천호점과의 거리는 약 300m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가까운 상권에 들어섰다. 일반적인 대형마트보다 작은 약 4538㎡ 규모로, 매장의 약 80%를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 등 식료품 중심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이마트 천호점의 공백이 생길 경우 롯데마트가 지역 주민의 일상적인 장보기 수요를 확보할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신선식품과 간편식 중심의 매장 구성은 퇴근길에 식재료를 사거나 소량으로 자주 장을 보는 소비자에게 맞닿아 있다.

또한 천호동을 비롯한 강동구 일대는 신규 주거단지 입주와 재건축·재개발이 맞물리면서 유통업계의 관심을 받아온 지역이다. 롯데마트는 앞서 천호점 개점 당시 점포 반경 2㎞ 이내에 약 17만 가구가 거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24년 12월에는 대규모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도 시작됐다. 기존 거주민의 장보기 수요에 신규 입주민의 소비가 더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천호역 일대는 유통업체들에 여전히 매력적인 상권이다.

이마트 천호점 부지 개발은 이 같은 상권 변화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기존 대형마트가 있던 자리에 주거·업무 복합시설이 들어서면 단기적으로는 장보기 공간의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마트의 폐점 및 향후 개발 완료 후 재입점 여부는 현재 미정인 상태다.

이마트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현재 이마트 천호점은 임대차계약을 통해 정상 영업하고 있다”며 “해당 부지에 대한 개발 계획이 수립 중인 만큼 현재 향후 일정 등은 전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 천호점의 폐점 및 재개점 여부를 떠나 장기적으로는 신규 주거인구와 업무시설 이용자를 기반으로 새로운 소비 수요가 형성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개발 이후 들어설 근린생활시설의 업종과 구성에 따라 천호역 일대의 소비 동선 역시 달라질 전망이다.

이에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대형마트 한 곳의 영업 종료는 인근 점포에 고객 유입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실제 수혜 여부는 상품 경쟁력과 가격, 이용 편의성에 달려 있다”며 “천호역 일대는 기존 주민과 신규 주거단지 입주민의 수요가 함께 작용하는 만큼 향후 개발 진행 상황과 소비자들의 실제 이동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