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인수 위조지폐 1년 새 20배 '껑충'...대응 체계 도마 위
지난해 인수액 4억7664만원...5만원권 비중 97.7% SNS 판매 게시글 10여건 확인...메신저 통해 판매자 연결 위폐 확인 앱에 누적 약 1억원 투입...그러나 활용도 낮다는 지적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해 수사기관으로부터 넘겨받은 위·변조지폐가 전년의 약 20배로 늘며 1만장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의 위폐 대책이 식별 요령 안내와 앱 개편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응 체계의 실효성이 도마에 오르는 모습이다.
12일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이 수사기관에서 인수한 위·변조지폐는 9716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483장)의 약 20배다. 액면금액은 4억7664만5000원으로 전년(463만원)의 100배를 웃돌았다.
인수 물량은 2021년 662장에서 2022년 68장으로 줄었다가 2023년 98장, 2024년 483장으로 다시 늘었다. 지난해 인수한 지폐 가운데 5만원권은 9488장으로 전체의 97.7%를 차지했다.
대규모 위폐 제조 사건이 5만원권 인수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앞서 충남경찰청은 지난해 12월 컬러프린터로 4억5940만원 상당의 5만원권 위조지폐 9188장을 만들어 충남 아산에서 가상자산과 교환하려던 일당을 검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
SNS에서는 위조지폐를 판매한다는 게시글도 확인됐다. 안 의원실이 지난 6~8일 SNS를 모니터링한 결과 위조지폐 판매 게시글 10여건이 발견됐다. 게시글에는 '위폐 최다물량', '24시간 영업 중' 등 판매를 홍보하는 문구가 담겼다.
의원실은 게시글에 적힌 텔레그램·카카오톡 계정으로 연락하면 판매자와 연결돼 손쉽게 위조지폐 구매를 시도할 수 있는 구조였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위폐 모니터링을 맡은 한은의 대책이 위조지폐 식별 요령을 안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내놓은 대책 역시 '알기 쉬운 위조지폐 확인법' 앱 개편에 그쳤다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해 약 3000만원을 들여 해당 앱을 전면 개편했다. 그러나 안 의원실은 큰 글씨 기능과 FAQ(자주 묻는 질문) 메뉴 등 일부 기능이 추가됐을 뿐, 기존 앱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앱 개편 후 1년간 월평균 활성 이용자(MAU)는 224명이었다. 의원실은 이를 30일로 나눠 하루 7명꼴이라고 제시했다. 이 앱에는 개발 이후 약 1억원이 투입됐으며, 매년 수백만원의 유지비도 들어간다.
안 의원은 "높아진 국가 위상에 걸맞게 위폐 대응 수준도 높아져야 한다"며 "한은은 발권 기관으로서 제대로 된 대응 체계를 갖춰 위폐 유통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위조지폐 대응 체계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위폐를 만들어 편의점 등에서 사용하도록 한 2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2부는 통화위조와 위조통화행사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수원시 자택에서 지인과 지폐 사진을 편집한 뒤 컬러프린터로 출력하는 방식으로 5만원권 위조지폐 20장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일행은 위폐를 알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여긴 중·노년층이 근무하는 매장을 물색했으며, 편의점과 음식점에서 총 8차례 위조지폐를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