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는 올랐는데 반도체만 4일째 흔들…월요일 '삼전닉스' 외인 수급 시험대

다우 0.83%·S&P500 0.59%·나스닥 0.64% 상승…3대 지수 주간 상승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0.41%↓·SOXL 1.94%↓…반도체는 반등 실패 엔비디아 0.52%·마이크론 0.66% 하락…AI 투자 지속성 경계 여전 美 10년물 5.2%대…핌코 "6%까지 상승 가능" 경고 외국인 8일 코스피 2조원 가까이 순매도…삼성전자 자사주 매입도 종료

2026-10-11     한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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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지난 9일 반등하며 한 주를 상승세로 마쳤지만 국내 증시와 연관성이 높은 반도체주는 상승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한글날 휴장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가 미국 시장의 이틀간 움직임을 한꺼번에 반영해야 하는 가운데 오는 12일 코스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의 매매 방향이 다시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졌고 미국에서도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반도체주가 금요일 반등장에서 하락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미국 지수 상승만으로 국내 반도체주의 방향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뉴욕증시 반등했지만…반도체는 또 떨어졌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3% 오른 5만1654.95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0.59% 상승한 7811.51, 나스닥종합지수는 0.64% 오른 2만7366.17에 마감했다. 3대 지수는 모두 주간 기준으로도 상승했다.

하지만 반도체주는 달랐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0.41% 내린 1만2572.4에 마감했다. 지난 7일 1.15%, 8일 3.39% 떨어진 데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반도체주에 3배로 투자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도 1.94% 하락한 139.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SOXL은 7일 3.26%, 8일 10.31%, 9일 1.94% 하락했다. 6일 종가 164.26달러와 비교하면 사흘 만에 약 15% 떨어졌다.

나스닥이 0.6% 넘게 오른 날에도 반도체 레버리지 ETF의 하락이 이어졌다는 것은 미국 증시 내부에서도 AI·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엔비디아·마이크론도 반등 실패

한국 반도체주와 연관성이 높은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역시 금요일 시장 반등을 따라가지 못했다.

엔비디아는 0.52% 하락한 229.28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5일 238.90달러에서 9일 229.28달러까지 내려왔다. 전주 금요일인 2일 종가와 비교해도 약 2% 낮다.

마이크론은 0.66% 하락한 1029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마이크론 역시 전주 금요일 종가 1074.89달러보다 약 4.3% 하락했다.

앞서 시장을 흔든 것은 OpenAI 등 AI 기업들의 실제 수익성과 대규모 설비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이익은 여전히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LSEG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기술주와 AI 관련 기업들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 전망은 2분기 약 158%에서 3분기 약 136%로 낮아졌다.

닉 라이히 어닝스카우트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AI 인프라 투자가 여전히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3개월 전과 비교하면 속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말엔 엔비디아 추가 투자 소식…AI 확장 자체는 계속

주말 사이에는 AI 투자 확대를 보여주는 재료도 나왔다.

엔비디아가 미국 오픈소스 AI 스타트업 리플렉션 AI(Reflection AI)에 대한 추가 투자 또는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10일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를 인용한 로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리플렉션 AI 지분 투자를 확대하거나 회사 자체를 인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AI 산업 전반의 투자 확대 흐름 자체가 중단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최근 시장은 신규 AI 투자 발표보다 해당 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美 10년물 5.2%대…핌코는 '6%' 가능성까지 언급

국내 증시에 보다 직접적인 부담은 금리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최근 5.34%까지 치솟으며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금요일 5.2%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가운데 하나인 핌코의 댄 아이버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10년물 금리가 단기적으로 6%까지 상승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금리가 5.5% 이상으로 올라가면 주식과 회사채 등 위험자산에 의미 있는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높은 금리는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를 낮추기 때문에 AI와 반도체 등 성장주 밸류에이션에는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제유가 역시 높은 수준이다.

브렌트유는 금요일 0.42% 오른 배럴당 104.72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39% 상승한 91.85달러에 마감했다.

중동 정세에 미국 멕시코만 허리케인까지 겹치며 미국 해상 원유 생산 상당 부분이 중단된 영향이다.

 

삼성전자 107조 벌었는데도 2.4%↓…외국인 2조원 매도

이 같은 미국 시장 흐름은 국내 반도체주가 이미 외국인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국내 증시의 직전 거래일인 지난 8일 코스피는 2.62% 떨어진 6625.93에 마감했다.

정규시장 기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약 1조990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약 1조6700억원을 팔았고 개인이 약 2조9000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2% 넘게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주가는 오히려 2.42% 하락한 2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2.44% 떨어진 168만1000원에 마감했다.

호실적 자체보다 향후 이익 증가 속도와 높은 미국 금리, AI 투자 지속성, 외국인 수급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끝났다…외국인 빈자리 더 중요

삼성전자에는 수급 측면의 변화도 있다.

그동안 주가 하단을 지지했던 15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이 지난 6일 사실상 종료됐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와 반도체 ETF 리밸런싱, 옵션 만기, 자사주 매입 종료 등이 겹치는 만큼 향후 핵심 변수는 외국인 매수세가 돌아오는지 여부라고 분석했다.

8일에는 ETF 리밸런싱과 옵션 만기가 동시에 발생해 외국인 매도를 모두 펀더멘털 악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월요일에는 이들 일회성 수급 이벤트가 지나간 뒤라는 점에서 외국인 현물과 코스피200 선물의 방향을 이전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자사주라는 대형 매수 주체가 사라진 이후 삼성전자 주식을 누가 받아줄지도 확인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삼전 팔고 하닉 샀다'…두 종목 수급 갈릴 가능성

연기금의 움직임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같지 않다.

대신증권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이달 초까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삼성전자를 7937억원 순매도한 반면 SK하이닉스는 1조5988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반도체 대형주라도 리밸런싱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은 줄이고 SK하이닉스는 확대했던 셈이다.

시장에서는 증시 조정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평가액 자체가 줄어든 만큼 당초 우려했던 대규모 리밸런싱 매도 압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월요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급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월요일 첫 확인할 숫자는 '외국인 현물·선물'

12일 국내 증시는 한글날 휴장 기간의 미국 시장 움직임을 한꺼번에 반영한다.

긍정적인 부분은 미국 3대 지수가 금요일 반등했고 주간 기준으로도 상승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실적을 통해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강한 이익도 이미 확인됐다.

반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와 SOXL이 금요일에도 하락했고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역시 지수 반등에 동참하지 못했다. 미국 장기금리와 국제유가도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월요일 국내 증시에서는 지수 자체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다시 사는지, 코스피200 선물 매도가 진정되는지가 먼저 확인해야 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종료된 만큼 외국인 매수세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사상 최대 실적만으로 수급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미국 반도체주의 추가 급락 없이 외국인 현물·선물 매도가 동시에 진정된다면 지난주 코스피 급락 과정에서 나타났던 수급성 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됐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13일 JP모건·골드만삭스 등 대형 은행을 시작으로 3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고 14일에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로이터 조사에서는 9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미국 금리가 다시 상승하며 반도체주에 부담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