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전점검·예방 강조에도 애프터마켓 SOR 장애
금감원, 7~8월 증권사 SOR 준비 상황 점검…개장 첫날 미래에셋·삼성증권 장애 장애 땐 ‘최선집행 예외’로 한 시장 일괄 전환 허용…우회 기준은 증권사 설명서에
[녹색경제신문 = 강신후 기자]
금융감독원이 한국거래소(KRX) 애프터마켓 개장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최선주문집행(SOR) 준비 상황을 점검했지만, 개장 첫날 대형 증권사에서 SOR 장애는 발생했다. 장애는 금감원이 전산사고 예방의 핵심 점검 항목으로 꼽아온 ‘시스템 변경’ 과정에서 났다.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KRX 애프터마켓 도입에 맞춰 SOR 적용시간을 늘리기 위해 시스템을 변경했고, 지난 7~8월 관련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그러나 애프터마켓이 처음 열린 지난달 14일 오전 미래에셋증권에서는 넥스트레이드(NXT)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의 주문 체결 조회가 일부 지연됐다. 미래에셋증권은 SOR 시스템 점검을 이유로 SOR 주문을 정규장에서는 KRX로, 애프터마켓에서는 시간대에 따라 NXT 또는 KRX로 보낸다고 공지했다. 삼성증권은 취소주문이 정상 처리되지 않자 주문을 KRX 시장으로 전환 처리했다.
SOR은 KRX와 NXT 가운데 투자자에게 유리한 시장으로 주문을 자동 배분하는 시스템이다. 애프터마켓이 열리면서 SOR 적용시간이 기존 오후 3시30분에서 오후 8시까지 늘었고, 증권사들은 이에 맞춰 시스템을 증설·변경했다. 업계에서는 변경 사항이 처음 적용되는 과정에서 혼선이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장애 원인과 지속시간, 영향을 받은 주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투자자 피해와 보상 현황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전산장애에 대해 사후 제재보다 사전 예방 중심의 감독을 강조해 왔다. 지난 7월부터는 은행·보험·증권·카드 등 4개 권역에서 IT 운영구조 개선 컨설팅을 진행했다. 신규 서비스 도입이나 프로그램 수정 시 시스템 간 연계 영향과 예외 상황을 사전에 점검하는 ‘프로그램 변경통제’와, 장애 발생 이후 소비자 안내와 피해 보상으로 이어지는 내부 대응 체계가 주요 진단 항목이었다. 다만 컨설팅 대상은 권역별로 전산장애가 상대적으로 잦았던 금융회사로 한정됐다.
SOR 장애 등으로 정상적인 최선집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일정한 요건 아래 최선집행기준과 다른 방식으로 주문을 집행할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4년 6월 마련된 ‘최선집행의무 가이드라인’은 거래소나 증권사 시스템 장애, 시장조치 등 부득이한 상황에 대한 예외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장애 시 주문을 집행할 지정거래소 등을 각사 최선집행기준 설명서에 명시하고 있다. 설명서는 주문을 받기 전 문서나 전자우편, 문자메시지 등으로 투자자에게 교부하고, 홈페이지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도 게시한다.
거래시간 확대에 따른 전산 운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거래소 차원의 인프라 개선도 추진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9일 프리마켓·정규시장·애프터마켓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단일 보드’ 전산 인프라를 2027년 말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정규시장과 시간외 시장이 별도 보드로 운영돼 시장이 바뀔 때마다 증권사가 미체결 주문을 일일이 취소해야 한다.
거래소는 우선 프리마켓을 추가해 12시간 거래체계를 갖추고, 구체적인 거래시간과 운영 방식은 금융당국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전면적인 24시간 거래 도입 시점 역시 프리·애프터마켓과 단일 보드의 안착 상황, 야간 대응 인력과 리스크 관리 비용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정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