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 디지털자산기본법 '막바지 협의'…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속도 낸다

국감서 이강일 의원 "시장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넘겨주는 것 아니냐" 이 위원장 "종류와 라이선스 등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정책적으로 운영해 나갈 부분"

2026-10-08     박금재 기자
이억원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과 관련해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가 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입법 지연을 문제 삼자 이같이 답했다.

이 의원은 "미국의 지니어스법과 클래리티법, 유럽의 미카(MiCA) 등 세계 각국이 디지털자산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기초 설계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가면 시장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넘겨주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가 급증하는 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는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 의원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거래액이 지난 6월 한 달간 6조 원을 넘어섰고, 7월까지 누적 거래액은 80조 원에 이른다"며 "엔화 스테이블코인 거래액의 54%가 한국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누가 발행할 것인지조차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케이맨제도 소재 법인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다"고 말했다. 또 "국내 기업과 손잡고 애플리케이션(앱) 결제와 게임 정산 등에 활용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큰증권(STO)과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의 제도화 지연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 의원은 "글로벌에서는 토큰화 주식이 4조 원, 토큰화 국채와 머니마켓펀드(MMF)가 22조 원, 온체인 RWA가 55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며 "애플과 테슬라 같은 주식도 블록체인 기반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한국은 상장주식의 토큰화조차 주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금 유출 문제도 거론했다. 이 의원은 "정부 정책이 늦어지는 동안 자체 집계 기준 올해 지난달까지 63조 원의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갔다"며 "이대로 가면 상품과 유동성, 시장 표준을 모두 해외에 빼앗기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금융당국에 구체적인 정책 방향도 물었다. 질의에는 스테이블코인의 유형과 발행 체계, 국내 원화 거래소 5곳의 라이선스 운영 및 자격 유지 여부,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비트 결합에 따른 시장 지배력 확대 대응 방안이 포함됐다. 토스 등 대형 핀테크 기업의 결제·대출 사업 확장에 따른 소상공인 금융시장 독점 우려, 거래소 라이선스 분리 운영 문제, 주식 STO·RWA·가상자산 파생상품 허용 시점에 대한 입장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디지털자산기본법과 스테이블코인 제도 도입 준비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미 내용을 준비해 놓았고 막바지 협의를 하고 있다"며 "빨리 협의를 해 산업과 시장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전체적인 방향을 정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 유형과 거래소 라이선스 운영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정책적으로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종류와 라이선스 등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정책적으로 운영해 나갈 부분"이라며 "세계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면서도 안전하고 단단하게 갈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확실하게 만들어 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