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0원 경쟁에…업비트·빗썸 점유율 5%p 넘게 깎였다

업비트 64.04%·빗썸 26.66%로 하락…코인원은 6.58%로 두 배 넘게 올라 시장은 되레 축소…디지털엑스 거래의 70%가 스테이블코인

2026-10-08     박금재 기자
[사진=업비트·빗썸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수수료를 없애며 벌인 점유율 싸움이 두 달을 넘기면서 양강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 업비트와 빗썸이 내준 자리를 코인원과 디지털엑스가 가져갔다.

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국내 5대 거래소의 점유율은 업비트 64.04%, 빗썸 26.66%, 코인원 6.58% 순으로 집계됐다. 업비트는 전주보다 3.3%포인트 떨어졌다.

수수료 경쟁이 시작되기 직전인 8월 24일 24시간 기준 점유율은 업비트 67.5%, 빗썸 28.6%, 코인원 3.1%, 디지털엑스 0.8%였다. 집계 단위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흐름은 뚜렷하다. 두 달 사이 업비트에서 3.46%포인트, 빗썸에서 1.94%포인트가 빠졌고, 코인원은 두 배 넘게 몸집을 키웠다.

싸움을 건 쪽은 중위권이다. 코인원은 7월 30일 모든 회원에게 거래 수수료율 0.04% 바우처를 뿌린 데 이어 8월 26일부터는 30일 단위로 갱신되는 무료 바우처로 바꿨다. 디지털엑스는 8월 24일부터 원화마켓 전 종목 거래 수수료를 1년간 받지 않기로 했다. 디지털엑스는 지난 8월 법인명을, 9월 16일 서비스명을 바꾼 옛 코빗이다.

실탄은 새 주인이 댔다.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과 OKX가 각각 19.6%를 들고 공동 3대주주로 올라섰다. 디지털엑스는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 97.15%를 쥐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올해 2월 1335억원에 지분 92%를 사들인 뒤 7월 97.15%까지 늘렸고, 8월에는 500억원을 유상증자했다. 전통 금융사가 중위권 거래소를 사들여 수수료를 지렛대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구도다.

효과는 거래소마다 갈렸다. 코인원은 8월 평균 3.62%에서 9월 1~27일 평균 6.04%로 올라선 뒤 10월 초 6.58%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디지털엑스는 무료화 직후 2주 만에 0.6%에서 3.6%까지 뛰었다가 최근 2.3~2.6%로 되돌아왔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120억원에서 1000억원까지 늘었다가 700억~900억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문제는 파이 자체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주 5대 거래소의 총 거래대금은 20조5000억원으로 전주보다 19.56% 감소했다. 전날 발표된 2026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서도 상반기 거래규모는 555조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1001조원에서 4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줄어드는 시장에서 수수료까지 내려놓고 조각을 나누는 셈이다.

늘어난 거래의 성격도 따져볼 대목이다. 디지털엑스의 스테이블코인 거래 비중은 수수료 무료화 전 40%대에서 약 70%로 올랐고, 코인원도 최근 53.4% 수준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이 거의 움직이지 않아 시세 차익을 노리기 어렵지만, 수수료가 없으면 국내외 가격이 0.01%만 벌어져도 자동매매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차익거래 자금이 몰렸다는 뜻이다. 거래대금은 불어나지만 수수료 수익은 들어오지 않고, 유입된 돈도 투자 목적과는 거리가 있다.

수익성은 이미 나빠져 있다. 실태조사를 보면 상반기 거래소 영업이익은 816억원으로 78% 줄었다. 원화마켓 거래소는 1018억원으로 74% 감소했고, 코인마켓 거래소는 202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지갑·보관업자의 영업손실도 93억원에서 186억원으로 두 배가 됐다.

관건은 수수료를 되돌렸을 때다. 과거 빗썸이 무료 이벤트를 끝낸 뒤 점유율이 30%대에서 20%대로 내려앉은 전례가 있다. 수수료로 끌어온 거래가 수수료를 복원한 뒤에도 남아 있을지가 이번 경쟁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디지털엑스의 무료 기간은 내년 8월까지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화는 단기간에 거래량과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차익거래 물량까지 감안하면 이를 실질적인 고객 기반 확대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결국 무료 혜택이 끝난 뒤에도 남아 있는 이용자와 거래량이 얼마나 되는지가 거래소들의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전체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수료까지 낮추면 거래소 입장에서는 점유율을 확보하는 만큼 수익성을 포기해야 한다”며 “향후에는 단순히 수수료를 얼마나 낮추느냐보다 이용자에게 수수료를 지불할 만큼의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