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피해에 '송구'...도입 책임론은 부인
청와대 개입 의혹 부인…"시행령 개정은 금융위 소관" 규제 이후 거래대금 92% 급감…투자자 보호·사후관리 실효성 도마 HFT 거래 급증·외국인 비중 85% 논란…거래소 시장감시 책임론 확산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재점화됐다. 야당은 청와대 개입 의혹과 출시 일정 변경 경위를 집중 추궁했고, 여당은 고빈도매매(HFT)에 따른 시장교란 가능성과 한국거래소의 감시 부실 문제를 제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도입 과정의 외압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투자자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도입 배경과 사후관리 적정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5월 출시 이후 개인투자자의 단기매매가 급증하면서 시장 변동성 확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금융당국의 정책 판단과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이 금융투자업계의 실질적인 수요보다 청와대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추진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금융투자협회 회원사 가운데 관련 상품 도입을 공식 건의한 곳이 없는데도 협회가 도입을 제안했고, 청와대 비공개회의에서 사실상 도입 방향이 결정됐다는 주장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도 당초 하반기로 예정됐던 상품 출시 시점이 2분기로 앞당겨진 경위를 추궁하며 이 위원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그렇지 않다. 여러 의견을 들었다"며 청와대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도입 근거는 시행령 개정이고, 시행령 개정은 금융위 소관"이라며 해외에서는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국내에서만 제한하는 규제의 비대칭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자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이 위원장은 "정책도입의 필요성과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손실, 우려, 피해 이런 부분을 드린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지속적인 점검 의지를 밝혔다.
개인투자자 손실 규모가 약 54조원에 달한다는 해외 투자은행(IB)의 분석에 대해서는 비공식 시장 논평이며 내용도 정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 손실 규모와 정책 도입에 따른 시장 영향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처음 상장됐다. 총 16개 상품이 출시됐으며 기초자산의 일간 수익률을 2배 또는 마이너스 2배로 추종하는 구조다.
상품 출시 이후 개인투자자의 단기매매가 급증하자 금융당국은 기본예탁금 상향과 모의거래 의무화, 신규 상장 제한 등 추가 규제를 도입했다.
규제 효과는 거래 규모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16개 상품의 규제 전후 한 달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2500억원에서 9900억원으로 약 92% 감소했다. 일부 인버스 2배 상품에서 1000%를 웃돌던 회전율도 100%대로 낮아졌다. 다만 거래 과열이 진정된 것과 별개로 금융당국의 사전 위험 예측과 사후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HFT 거래 증가와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 책임도 쟁점으로 부상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종가 리밸런싱을 악용한 HFT 거래가 시장 변동성을 확대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월평균 HFT 거래대금은 2700조원에서 상품 상장 이후인 6~8월 4200조원으로 약 52% 증가했다.
올해 1~8월 HFT 거래대금은 총 2경6500조원으로 전체 거래의 약 40%를 차지했으며, 외국인 계좌 비중은 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거래소가 외국계 HFT 업체의 시장교란 행위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위법 행위가 발견될 경우 즉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