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금융지주 순익 '역대 최대' 17.6조...은행 주춤에도 증시 호황에 '미소'
금융투자 순익 5.1조원, 전년 동기比 72.8%↑...보험·여전사도 증가 자회사 이익 중 은행 비중 47.1%...전년 동기보다 11.9%p 하락 6월 말 총자산 4391조원...지난해 말보다 323.6조원 확대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충당금적립률 하락...건전성 관리 부담 커져 금감원, 손실흡수능력 확충 유도...고위험 자산·불건전 영업 점검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금융지주회사들이 올해 상반기 17조6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반기 기준 실적 기록을 새로 썼다. 은행 이익은 줄었지만 증시 호황과 환율·금리 변동성 확대를 바탕으로 금융투자 등 비은행 부문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부실채권 비중 확대와 충당금적립률 하락이 겹치면서 자산건전성 관리가 과제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10개 금융지주의 상반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1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조2000억원(13.7%) 증가한 규모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인 26조7000억원의 65.9%에 해당한다.
조사 대상은 KB·신한·하나·우리·NH농협·iM·BNK·JB·한국투자·메리츠 등 10개 금융지주다. 자회사 등 소속회사는 총 355개사다.
업권별로는 금융투자 부문의 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자회사 등의 개별 당기순이익 기준 금융투자 부문 순이익은 5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조1000억원(72.8%) 늘었다. 금감원은 증시 호조와 환율·금리 변동으로 유가증권·수수료·외환 관련 이익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 부문 순이익은 9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8000억원(7.9%) 감소했다. 보험은 2조5000억원으로 2000억원(6.5%),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 등은 1조8000억원으로 5000억원(36.8%) 각각 증가했다.
이익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자회사 등의 개별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47.1%로 전년 동기보다 11.9%포인트(p) 낮아졌다. 금융투자는 24.9%로 8.3%p 높아졌다. 보험의 이익 비중은 12.3%로 1%p 하락했고, 여전사 등은 9%로 1.4%p 상승했다.
금융지주 전체로는 기업대출 등 이자수익자산이 늘면서 이자이익도 증가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비은행·비이자이익 확대와 함께 이자이익 증가도 전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자산 규모도 확대됐다. 지난 6월 말 금융지주의 연결 총자산은 4391조원으로 지난해 말(4067조4000억원)보다 323조6000억원(8%) 늘었다.
금융투자 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135조7000억원(27%) 증가했다. 은행과 여전사 등도 각각 179조9000억원(6.1%), 8조6000억원(3.5%) 늘었다. 반면 보험 자산은 3조5000억원(1.1%) 감소했다.
전체 자산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72.6%에서 올해 6월 말 71.3%로 낮아졌다. 금융투자는 14.5%로 같은 기간 2.2%p 높아졌다. 보험과 여전사 등의 자산 비중은 각각 7.1%, 5.7%였다.
자본적정성 지표는 지난해 말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개선됐다. 6월 말 은행지주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은 13.36%로 지난해 말보다 0.21%p 상승했다. 총자본비율은 15.75%로 변동이 없었고, 기본자본비율은 14.91%로 0.10%p 올랐다. 세 지표 모두 규제 비율을 웃돌았다. 비은행지주의 필요자본 대비 자기자본비율도 162.49%로 0.83%p 높아졌다.
그러나 자산건전성 지표는 악화됐다. 6월 말 금융지주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3%로 지난해 말(0.95%)보다 0.08%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을 보여주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은 같은 기간 106.8%에서 96.5%로 10.3%p 하락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은 33.1%로 지난해 말(32.2%)보다 0.9%p 올랐다. 이중레버리지비율도 117.3%로 같은 기간 2.6%p 상승했다.
금감원은 금융지주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부실채권 비율 상승과 시장 민감도가 높은 금융투자 부문의 비중 확대에 따라 자회사 건전성 관리와 금융소비자 보호, 내부통제 강화의 필요성도 커졌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 및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등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 대비해 금융지주회사에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금감원은 지주 내 포트폴리오 변화에 따른 고위험 자산 확대 등 잠재 리스크를 점검하고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취약계층 금융 지원과 생산적·포용금융 확대 등 금융지주의 사회적 책임 이행도 독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