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K-비만약 한미약품 에페, 초기 용량가 '10만원 대' 출시하나
초기 용량가 지속치료 결정 감안하면 합리적 가격 정책 가능성 업계 일각선 "경쟁사 대비 30% 낮게", 한미도 "경제적 책정"
[녹색경제신문 = 조영갑 기자] 한미약품이 국산 첫 GLP-1 비만치료제 신약인 에페오토인젝터주(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이하 에페)에 대한 식약처 최종 허가를 획득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과연 한미약품이 시장 '3분할'을 위해 어느 수준의 약가를 매길 것인지 눈과 귀를 집중시키고 있다. 압도적 국내 마케팅 네트워크와 현지 생산체제 등을 앞세워 경쟁사 대비 약가를 대폭 낮출 거라는 의견에 무게추가 실린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에페오토인젝터주(에페) 2·4·6·8·10㎎를 신약 품목승인 허가했다고 밝혔다. 에페는 국산 첫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신약으로, 당뇨를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과체중 환자의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해 저열량 식이요법, 운동요법의 보조제로 투여되는 주사제다.
시상하부 및 연수 등 중추 신경계와 위장관에 분포한 GLP-1 수용체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음식물의 위 배출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지속시키는 기전의 비만치료제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에페는 한국인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중간 톱라인 결과, 평균 체중 변화율 -9.75%로, 최대 30%에 이르는 체중 감량 효과(40주차 기준)를 보인 바 있다. 기존 경쟁 약물 대비 구토나 오심 등 이상사례 발현 비율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잠재 경쟁사가 한국인 특화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인에 특화된 비만치료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임상 3상 톱라인 결과에서 초고도비만이 아닌 BMI 30 이하 여성에게서 타 시험 대상자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BMI 30는 치료가 권장되는 수준의 2단계 비만의 기준선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시험 대상자 중 BMI 30㎏/㎡ 미만 군의 체중 변화율은 -12.20%로, 소그룹 분석군 중 가장 높은 체중 감소율을 보였다. 한미약품은 비만 뿐만 아니라 당뇨병으로 적응증 확장을 위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마운자로 및 위고비가 보여주는 체중 변화율 데이터에와 비교했을 경우 상대적으로 변화율 그래프가 압도적으로 우수하다고 보기 힘든 점은 과제로 꼽힌다. 마운자로의 경우 72주 기준 장기 추적 결과 15mg 평균 -21.1%에서 -22.5% 감량 결과를 보였고, 위고비의 경우 2.4mg 평균 -15.1%에서 -14.9% 감량 데이터를 보였다.
이 때문에 한미약품은 마케팅 포인트를 식이요법, 운동요법의 효율적 보조제로 설정하고 '부작용이 적고 한국인에 최적화된 비만치료제'에 중심축을 두고 국내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탑라인에서 가장 우수한 체중 변화율을 보인 저중도 비만 여성 층에 대한 마케팅에 집중할 전망이다.
시장의 관심사는 에페 초용 가격에 대한 설정으로 모아진다. 초용 가격 베이스가 증량 처방가를 설정하는 기준선이 되기 때문에 처방과 투여를 고민하고 있는 신규 타깃 환자군들이 진입할 수 있는 키팩터가 될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서도 낮지 않은 초용 가격이 결과적으로 장기 치료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제기되고 있는데,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한미약품은 에페의 초기 용량가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미 타사 제품을 투여하고 있는 기존 환자들 군이 에페로 넘어올 유인이 될 수도 있다.
현재 마운자로의 경우 2.5mg 초용 가격이 대략 30만원 전후(약 28만~35만원)로 형성돼 있고, 5mg이 약 37만~42만원, 7.5mg 약 52만~60만원, 12.5mg/15mg 최고 용량이 약 70만원 대로 형성돼 있다. 위고비의 경우 초용가가 약 21만~27만원, 중간 용량(0.5mg~1.0mg 등) 약 26만~30만원, 2.4mg 최고 용량이 약 37만~44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마운자로와 도즈의 함량 체계가 유사하고, 사실상 현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초용가 및 고함량 처방가의 준거는 마운자로가 피어가 될 공산이 높다. 시장에서는 올해 마운자로 국내 매출액이 1조원을 넘길 거라고 보고 있다. 위고비는 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예측된다. 한미약품은 후발주자로서 니치마켓을 공략하기 수월한 기준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경쟁사 대비 30% 수준의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점치기도 한다. 마운자로의 초용가에 대비해 보면 10만원 후반 대에서 20만원 초반 대의 가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초용 진입의 가격 수준이 치료 지속성을 결정짓는데, 비만치료 시장만 놓고 본다면 선진입 경쟁사 체중 감소율, 당뇨치료 기전 등을 고려, 한미약품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전량 국내 생산(평택) 체계를 갖춘 데다가 막강한 국내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운송, 통관 등의 비용요소도 없는 상황이다.
한미약품 역시 경제적인 약가를 시사했다. 한미약품 측은 "약가는 단순 저가 경쟁보다 비용 부담으로 필요한 치료를 포기하거나 중단하는 환자를 줄이는 방향에서 검토하고 있다"면서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보다 경제적인 약가를 통해 비만 치료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약품 측은 "최종 가격은 허가 이후 시장 환경과 유통 구조, 제품의 임상적 가치와 지속 가능한 공급 여건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하되, 환자 접근성을 높인다는 원칙은 분명히 지켜 나가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