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에 6000억 베팅한 한화투자증권...이번엔 9000억 ‘자본 체력’ 보강
5000억 유상증자·최대 4000억 신종자본증권 발행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 계열사 지원사격...그룹 차원 증권 경쟁력 강화 의지 9000억 조달에도 종투사 문턱은 별개...연말 자기자본 3조 달성·유지가 다음 시험대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올해 약 6000억원을 투입해 두나무 지분을 추가 확보한 데 이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에 나섰다. 대규모 디지털자산 투자로 낮아진 자본완충력을 복원하는 동시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을 위한 체급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유상증자는 최대주주인 한화자산운용과 한화생명이 각각 2500억원씩 참여하며, 신종자본증권은 사모 영구채 형태로 연내 시장 상황과 자금 수요 등을 고려해 발행 규모와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방식에서도 그룹 차원의 지원 의지가 드러난다. 한화자산운용은 보통주 5000만주를, 한화생명은 전환우선주(CPS) 5000만주를 각각 주당 5000원에 인수하며 납입일은 오는 8일이다. 한화투자증권이 단독으로 자본을 조달하기보다 금융계열사가 직접 자금을 투입해 증권사의 자본 기반 확대를 뒷받침하는 구조다.
이번 자본 확충은 올해 상반기 두나무 지분 추가 취득 이후 커진 재무 부담을 낮추는 성격도 강하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6월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136만1050주를 5978억원에 추가 취득하면서 지분율을 기존 5.94%에서 9.84%까지 끌어올렸다. 두나무 3대 주주로 올라서며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에 승부수를 던졌지만, 자기자본 대비 투자 규모가 빠르게 커졌다는 점은 부담으로 남았다.
실제 6월 말 기준 한화투자증권이 보유한 두나무 지분 장부가액은 1조5068억원으로 별도 자기자본 2조2674억원의 66.5%에 달했다. 단일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자산이 자기자본의 3분의 2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두나무 기업가치 변화가 한화투자증권의 자본적정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가 됐다.
자본 지표도 두나무 추가 투자 이후 악화됐다. 한국기업평가 기준 수정 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말 296.9%에서 올해 6월 말 238.2%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총위험액은 6617억원에서 9025억원으로 36.4% 증가했다. 두나무 지분 투자와 운용자산 확대 등에 따른 위험액 증가 속도가 영업용순자본 증가 속도를 웃돈 영향이다.
5000억원의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이 같은 자본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될 전망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유상증자만 반영해도 수정NCR이 약 292% 수준으로 회복되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까지 모두 발행할 경우 330%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정레버리지배율 역시 6월 말 8.1배에서 유상증자 이후 6.9배, 신종자본증권까지 반영하면 6.4배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종투사 진입까지는 아직 약 2326억원이 부족하다. 한화투자증권의 6월 말 별도 자기자본은 2조2674억원으로, 유상증자 5000억원을 단순 합산해도 약 2조7674억원에 그쳐 종투사 지정 기준인 3조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결국 올해 하반기 이익 누적과 보유자산 가치 변동 등을 통해 연말 자기자본을 얼마나 추가로 쌓느냐가 첫 번째 관문이 될 전망이다. 특히 두나무 지분이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으로 분류돼 있는 만큼 두나무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자본 확충에 힘을 보탤 수 있지만, 반대로 가치가 하락할 경우 자기자본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종투사 지정제도 자체가 강화된 점도 변수다. 금융당국은 현재 종투사 자기자본 요건을 신청 시점에 일회성으로 충족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2개 사업연도 결산일 기준으로 연속 충족하도록 하고 있으며 사업계획과 사회적 신용 등에 대한 심사도 추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연말 3조원선을 넘어선다고 해도 곧바로 종투사 지정을 받는 구조가 아닌 만큼, 3조원 달성 이후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자본관리 능력이 추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자본 확충은 두나무 추가 투자 이후 낮아진 자본완충력을 회복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두나무 단일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여전히 높은 만큼 앞으로는 자본 확충 규모 자체보다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확보하고 IB·트레이딩 등 본업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