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묻기만, 보내는 건 기존 시스템"…KB국민은행, AI 송금에 '1기기·하루 200만원' 자물쇠
은행 "AI는 고객 의도 파악·정보 확인만…실제 이체는 일반 이체와 동일한 인증·보안 적용" KB국민인증서 로그인 고객만 이용 가능…1인 1기기 원칙에 1일 한도 200만원 향후 금융상담→변경·등록거래→상품추천 순 확대…"제도적 과제 많아 점진적으로" 보이스피싱 대응은 "당국 규정 준수·AI 거버넌스 체계 마련"…"편리함과 신뢰·책임 함께 지킬 것"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KB국민은행이 지난달 KB스타뱅킹에 도입한 생성형 AI 서비스 'KB AI'는 AI가 고객 요청을 확인하는 역할까지만 맡고, 실제 거래는 기존 이체 시스템이 처리하는 구조로 설계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AI는 고객의 의도에 맞게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실제 거래는 기존 이체 시스템을 사용하며 일반 이체 서비스와 동일한 인증 절차와 보안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1인 1기기만 이용 가능한 KB국민인증서 로그인 고객에 한해 1일 최대 200만원까지만 AI로 이체할 수 있도록 해 보안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은행이 잇따라 외부 침해를 당한 상황에서 "AI에 송금을 맡겨도 되느냐"는 우려에 은행이 내놓은 답은 '이중 잠금'인 셈이다.
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7일 KB스타뱅킹에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서비스 'KB AI'를 출시했다. "아들한테 용돈 10만원 보내줘"처럼 일상 언어로 입력하면 AI가 의도를 파악해 조회·이체 서비스를 실행하는 방식이다.
생성형 AI가 상담이나 검색을 넘어 고객 돈이 실제로 움직이는 이체 영역까지 들어온 것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드문 사례다. 출시 보름 만인 지난 2일 KB국민은행을 포함한 주요 은행에서 잇따라 고객정보 유출이 확인되면서 AI 금융서비스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절차에 고객 맞추지 않는다"…AI는 확인, 실행은 기존 시스템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조회·이체를 첫 적용 영역으로 고른 배경에 대해 "KB AI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대고객 서비스의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으로, 가장 기본적인 영역부터 AI를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다른 금융서비스로의 확장성까지 고려해 조회·이체 거래를 구현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이체는 정해진 순서대로 계좌번호나 금액을 입력하는 방식이었으나, AI 이체는 고객이 평소에 말하듯 요청하면 AI가 의도를 파악하고 부족한 정보를 되묻는 방식"이라며 "은행이 정한 절차에 고객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요청사항을 말하면 서비스가 그에 맞게 움직이도록 관점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다만 AI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은행 측은 "이체 서비스에 있어 편의성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보안"이라며 AI는 정보 확인까지만 맡고 거래 실행은 기존 시스템에 넘기는 구조를 택했다고 강조했다.
이용 대상과 한도에도 제한을 뒀다. 1인 1기기만 이용 가능한 KB국민인증서로 로그인한 고객에 한해 AI 이체를 열어뒀고, 하루 최대 200만원까지만 AI로 보낼 수 있다.
다음은 금융상담…"제도적 과제 많아 점진적 확대"
KB AI의 다음 단계는 금융상담이다. 은행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금융상담 서비스 제공을 추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간단한 변경·등록거래 수행, 금융계산기, 상품추천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 영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아직은 제도적인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지만, 어려운 용어를 쉽게 설명해 고객 눈높이에 맞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히겠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등 악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AI 서비스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악용되지 않도록 관련 당국의 보안 규정을 충실히 준수하고 자체적인 AI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 AI 서비스 전반의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며 "편리함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금융회사가 갖춰야 할 신뢰와 책임까지 함께 지키는 AI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KB국민은행에서는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시스템을 통한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시스템은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등 고객 금융거래 시스템과는 별도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은 출시 당시 KB AI를 외부와 분리된 내부 환경에서 운영하고 정보가 오가는 전 과정에 암호화를 적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