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사상 최고인데 코스피는 6900선…외국인 1.4조 매도, 왜 한국만 못 웃나

코스피 장중 1%대 하락…외국인 1조3900억원 순매도 삼성전자 1.6%·SK하이닉스 3.3%↓…코스닥은 2%대 강세 엔비디아 사상 최고가에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하락 美 10년물 5.3%대 부담…환율 안정에도 외국인 매도 지속 8일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 반도체 수급 분수령

2026-10-06     한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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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미국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엔비디아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국내 증시는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6일 코스피는 장 초반 7044.67까지 오르며 7000선 안착을 시도했으나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면서 장중 한때 6897.38까지 밀렸다. 오후 2시52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99% 내린 6934.45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다시 커졌다. 오후 2시22분 기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390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약 2145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이 6625억원가량을 사들이며 매물을 받아냈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2.64% 오른 916.84를 기록해 코스피와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나스닥 1.1% 올랐는데…'삼전닉스'는 동반 하락

간밤 뉴욕증시는 국내 증시에 우호적으로 보일 만한 흐름이었다.

5일(현지시간) 나스닥종합지수는 1.1% 오른 2만7477.3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P500지수도 0.66% 상승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8% 올랐다. 엔비디아는 2.1%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시가총액은 5조76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아시아 시간대 미국 주가지수 선물 역시 S&P500 선물이 약 0.1%, 나스닥 선물이 0.2%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대형주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오후 2시44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63% 내린 27만1500원에 거래됐다. 장중 저가는 27만원까지 내려갔다.

SK하이닉스의 낙폭은 더 크다. 오후 2시26분 기준 3.26% 내린 178만1000원을 기록했다. 장중 177만1000원까지 밀렸다.

코스피200 선물도 1% 가까이 하락하며 현물시장과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엔비디아만 올랐다…美 반도체는 이미 '엇박자'

국내 반도체주의 하락을 단순히 미국 기술주와의 디커플링으로만 보기도 어렵다.

미국 증시 내부를 들여다보면 나스닥 상승과 반도체 업종이 이미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5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오히려 하락했다. 나스닥 공식 집계 기준 SOX지수는 0.23% 떨어진 1만3106.97을 기록했다.

엔비디아 등 일부 인공지능(AI) 대형주의 강세가 나스닥지수를 끌어올렸지만 반도체 업종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미국 시장에서도 나스닥이 신고가를 기록하는 날 반도체지수가 하락하는 현상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상승보다 미국 반도체 업종 전반의 약세와 높은 장기금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더 크게 반영되는 모습이다.

 

환율 1340원대인데 외국인은 1조 넘게 팔았다

주목할 부분은 원화 가치가 급락하지 않았는데도 외국인 매도가 확대됐다는 점이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1342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장중 범위도 대체로 1340~1346원 수준이다.

최근 외국인 매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온 원화 약세가 이날 두드러지지 않았는데도 코스피에서는 1조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오히려 시장이 부담을 느끼는 변수는 미국 장기금리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5.3%를 넘어 2002년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높은 장기금리는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을 높이는 만큼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술주와 반도체주에는 부담 요인이다.

미국에서는 AI 대형주가 금리 부담을 이겨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이를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

한달간 20조 판 외국인…17조가 삼성전자·하이닉스

이날 매도는 최근 한 달간 이어진 외국인 자금 이탈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코스피에서 20조3050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SK하이닉스에서 약 12조90억원, 삼성전자에서 5조1860억원을 순매도했다. 두 종목의 외국인 순매도액만 약 17조1950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의 약 85%에 달한다.

SK하이닉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2일 49.76%까지 떨어졌다. 2023년 5월 이후 약 3년4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결국 국내 반도체주에는 메모리 업황 자체보다 외국인이 그동안 줄여온 포지션을 다시 확대할 것인지가 단기 주가를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닥은 2%대 상승…대형 반도체서 소부장·성장주로 자금 이동

반면 이날 코스닥은 코스피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후 2시22분 기준 코스닥은 2.64% 오른 916.84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약 1338억원, 531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85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한 반도체 장비주와 2차전지·바이오 종목들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대형주 중심의 약세와 대비됐다.

이는 이날 시장 하락이 국내 주식 전체에서 일어나는 전면적인 위험회피라기보다는 코스피 대형주, 특히 반도체 대형주에 매도가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8일 삼성전자 실적이 첫 시험대

시장의 다음 관심은 오는 8일 발표 예정인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이다.

최근 마이크론은 AI용 메모리 수요를 바탕으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과 가이던스를 내놨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 매출을 615억달러로 제시해 시장 예상치 570억달러를 웃돌았다. 장기 공급계약에 따른 고객 확약 규모도 320억달러로 늘었다.

메모리 업황 자체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환경은 여전히 강한 셈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는 단순한 실적 확인을 넘어 외국인이 국내 반도체주에 다시 들어올지를 확인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6일 장에서 확인된 신호는 명확하다. 나스닥 신고가와 엔비디아 최고가만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매도세를 돌려놓지 못하고 있다.

오는 8일 삼성전자 실적이 메모리 호황을 재확인한 이후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는 미국 AI 랠리와 별개의 수급 부담을 안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