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담합·개인정보·수수료…유통가 ‘4대 쟁점’ 국감 오른다
홈플러스 회생부터 쿠팡 개인정보·공정거래 논란까지 주요 기업 줄줄이 증인석 설탕·밀가루·전분·전분당 담합에 배달 플랫폼 수수료·거래관행도 검증 기업 책임 넘어 납품업체·입점업체·소비자에 미친 영향까지 들여다볼 듯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2026년 국정감사가 6일 막을 올리면서 유통·식품업계 주요 현안이 국회 검증대에 오른다. 올해 국감에서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식품 원재료 담합, 쿠팡 개인정보 유출과 납품업체 거래 논란, 배달 플랫폼 수수료 및 거래관행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주요 기업의 경영 판단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과 책임이 협력업체와 입점업체, 소비자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는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유통·식품업계 관련 현안은 정무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여러 상임위에 걸쳐 다뤄진다. 특히 오는 12일 정무위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는 홈플러스·쿠팡·GS리테일·배달의민족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나란히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회생…대주주 책임·협력업체 피해 쟁점
올해 유통가 국감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이다. 산자중기위는 오는 7일 열릴 중소벤처기업부 국감에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홈플러스 경영 위기 과정에서 발생한 납품업체와 입점상인 피해, 대주주 책임과 지원 방안 등이 주요 질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오는 12일 정무위 공정위 국감에는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도 출석한다. 조 대표를 상대로는 기업회생 과정과 정상화 방안, 협력업체 및 입점업체 피해 등이 주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홈플러스 사태가 주목받는 이유는 대형 유통업체의 경영 위기가 해당 기업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한 곳의 영업과 점포 운영 변화는 납품업체와 입점상인, 지역 소비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결국 국회의 질문도 ‘홈플러스가 정상화될 수 있느냐’에서 한발 더 나아가 회생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누가 감당할 것인가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식품 원재료 담합…‘원가→소비자가’ 연결고리 주목
식품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 담합이 핵심 현안이다. 농해수위는 오는 7일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에 조영식 CJ제일제당 부사장과 이운익 삼양사 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설탕과 밀가루, 전분·전분당 등 주요 식품 원재료 시장의 담합과 부당거래 행위가 신문 대상이다.
앞서 공정위는 올해 해당 시장에서 담합을 적발하고 관련 업체에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했다. 설탕 담합과 관련해서는 수천억원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됐고, 밀가루와 전분·전분당 시장에서도 각각 수천억원대 제재가 이뤄졌다.
한편 이번 국감에서는 단순히 ‘담합이 있었느냐’를 넘어 원재료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 식품 제조업체와 최종 소비자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원재료는 소비자가격보다 앞단에 있는 비용이다. 원재료 시장에서 경쟁이 제한될 경우 그 부담이 가공식품 가격으로 이어졌는지를 따져보는 것은 최근 식품 물가와도 연결된다. 국회가 담합 사건의 사실관계뿐 아니라 가격 형성 과정과 재발 방지책까지 얼마나 구체적으로 파고들지가 관건이다.
쿠팡·배민 정조준…수수료·거래조건 검증
이어 플랫폼 업계에서는 수수료와 거래조건이 검증대에 오른다. 오는 12일 정무위 국감에는 주성원 쿠팡 총괄부사장과 김용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쿠팡과 관련해서는 납품업체에 할인쿠폰 비용을 부담시켰다는 의혹과 공정위 현장조사 논란 등이 질의 대상이다. 공정위가 관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쿠팡이 조사 절차를 문제 삼으면서 갈등이 이어진 사안이다. 서울고법은 지난달 쿠팡의 현장조사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배달 플랫폼도 빠질 수 없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김용석 부사장에게는 수수료와 상생정책, 입점업체와의 거래관계 등에 대한 질의가 예상된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경쟁 플랫폼보다 불리한 가격이나 조건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요구했다는 이른바 최혜대우 관련 의혹으로 공정위 심의를 받고 있다.
핵심은 플랫폼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수수료뿐 아니라 할인·프로모션 비용과 각종 거래조건까지 실제 부담으로 연결됐는지 여부다. 따라서 국감에서는 플랫폼과 입점업체 사이의 협상력 차이와 비용 분담 구조가 어느 수준까지 다뤄질지가 주목된다.
GS리테일도 거래관행과 관련해 증인석에 선다. 오진석 GS리테일 부사장은 오는 12일 정무위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납품 방식과 가맹점주·납품업체와의 거래 문제 등이 주요 질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사고 이후 책임’도 도마
개인정보 보호 역시 유통 플랫폼 기업의 책임 문제와 맞물려 국회에서 다뤄진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과방위 국감에서도 질의를 받는다. 쿠팡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가 증인으로 채택됐으며 개인정보 관리와 보호조치, 사고 이후 대응 체계 등이 주요 검증 대상이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쿠팡에 개인정보 보호조치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사고 발생 여부를 넘어 대규모 플랫폼이 이용자 정보를 어떻게 관리하고, 사고 발생 이후 피해를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진다.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개인정보 관리 역시 기업 내부의 보안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 보호의 영역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비용과 책임’ 어디로…유통업계 국감 관전 포인트
결국 올해 유통·식품업계 국감의 공통된 키워드는 ‘비용과 책임의 배분’으로 압축된다.
홈플러스에서는 경영 위기의 부담이 협력업체와 입점상인에게 어떻게 미치는지가, 식품업계에서는 원재료 담합에 따른 가격 부담이 어디까지 이어졌는지가 쟁점이다. 플랫폼에서는 수수료와 할인 비용, 거래조건을 둘러싼 부담 구조가, 개인정보 분야에서는 사고에 따른 소비자 피해와 기업의 관리 책임이 검증 대상이 된다.
개별 기업의 현안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 사안의 공통분모는 기업과 거래 상대방 사이의 ‘힘의 균형’이다. 올해 국감이 단순한 기업 질의를 넘어 납품업체·입점업체·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올해는 기업별 현안뿐 아니라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책임이 각 이해관계자에게 어떻게 배분되는지도 함께 들여다보는 분위기”라며 “국감에서 제기되는 질의와 후속 제도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