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株, 3분기 실적 급감 전망에도 '우려는 이미 반영'...메리츠證 "배당 매력 유효"
3Q 커버리지 증권사 순익 1.27조원 전망…전분기比 72% 급감 거래대금·금리·트레이딩 '삼중고'…자본 확충·발행어음·IMA는 중장기 성장동력 메리츠證 "PBR 0.8배에 실적 우려 상당 부분 반영…최선호주 삼성증권 유지"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증권사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상반기 대비 크게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금리 상승과 증시 변동성 확대까지 겹치면서 브로커리지와 상품운용 부문이 동시에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미 상당 수준의 실적 악화 우려가 증권주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자기자본이 크게 늘어난 데다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등 조달수단까지 확대되고 있어 향후 시장 회복 국면에서는 과거보다 높은 이익 탄력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평가다.
6일 메리츠증권은 커버리지 증권사들의 올해 3분기 합산 순이익은 1조27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2.1%, 전년 동기 대비 34.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컨센서스도 약 35% 밑도는 수준이다.
가장 큰 부담은 브로커리지 부문의 둔화다. 3분기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52조원으로 전분기보다 41.7%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107.8% 높은 수준이지만 상반기 증권사 실적을 끌어올렸던 거래대금 효과는 크게 약화했다.
이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분기 증가율 142.6%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크게 둔화한 것이다. 전분기 대비로는 34.0% 감소할 전망이다.
신용공여 잔고 역시 3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6% 증가했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10.4% 줄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도 3분기 1249억달러로 전분기보다 30.7%, 전년 동기보다 20.7% 감소해 관련 수익 둔화가 예상된다.
IB 부문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메리츠증권은 3분기 증권사들의 인수·주선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17.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ECM 시장에서는 유상증자가 상대적으로 활발했지만 IPO와 메자닌 시장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월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이후 신규 상장 시장의 위축된 분위기도 지속되고 있다. DCM 역시 높은 시장금리 탓에 기업들이 공모 회사채보다 은행대출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주관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상반기 증권사 실적의 핵심 동력이었던 상품운용 부문도 3분기에는 부담 요인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 6월 말 3.7%에서 9월 말 4.0%로 상승하면서 채권 평가손익 악화가 불가피한 데다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라 주식 트레이딩 수익도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분기 ETF 일평균 거래대금도 23조원으로 전분기보다 18.5% 줄어 ETF 유동성공급자(LP) 관련 트레이딩 수익 역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상반기 순영업수익에서 운용손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던 증권사일수록 실적 감소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스페이스X 관련 투자자산에서 환율 등을 감안해 약 7000억원 안팎의 평가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단기 실적 악화를 증권업종의 구조적인 수익성 훼손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대형 증권사들의 자본 규모가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 커버리지 증권사들의 별도 기준 평균 자기자본은 9조7000억원으로 연초 이후 11% 증가했다.
자기자본 증가는 IB 인수 규모와 트레이딩 포지션, 신용공여 한도를 동시에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다. 동일한 시장 환경에서도 과거보다 증권사들이 창출할 수 있는 절대적인 이익 규모가 커졌다는 의미다.
조달 구조 변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과거 증권사들은 RP와 콜, 기업어음 등 단기 시장성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자기자본 확대를 기반으로 발행어음과 IMA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조달수단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진출을 비롯해 대형 증권사들의 신규 조달수단이 확대되면서 WM뿐 아니라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자기자본투자(PI)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영역으로 자금 운용 폭이 넓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적 악화 우려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점도 증권업종 투자매력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현재 KRX 증권업종의 향후 12개월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로 코스피 1.7배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커버리지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합산 7조88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6조7400억원을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이에 따라 3분기 실적이 크게 둔화하더라도 연간 기준으로는 높은 이익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예상 커버리지 증권사 평균 배당수익률도 약 6%에 달해 고배당주로서의 매력 역시 유효하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은 증권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면서 삼성증권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2분기 고객자산이 652조원으로 전년 동기 356조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WM 수수료 수익이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트레이딩 손익 감소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 역시 6.7% 수준이다. 별도 자기자본이 8조2000억원까지 확대돼 회사가 제시한 주주환원 확대 기준인 8조원을 넘어선 만큼 향후 추가적인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 있다.
조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금리 변동성으로 인해 증권사 영업환경이 부진하지만 증권사들의 근본적인 체력은 과거와 달라졌다”며 “향후 시장 환경이 개선되는 국면에서는 증권사들의 이익 탄력성이 과거보다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