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저축성보험 해약환급금 14.4%↑…보장성보다 5배 빨라

일반계정 해약환급금 1년 새 6조9339억→7조5716억원 저축성보험 5421억원 늘 때 보장성은 956억원 증가 증시 호조·생활자금 수요 등이 해지 요인으로 지목

2026-10-03     강신후 기자

[녹색경제신문 = 강신후 기자]

생명보험협회

생명보험사의 일반계정 해약환급금이 1년 새 9% 넘게 증가한 가운데 저축성보험의 해약환급금 증가 속도가 보장성보험보다 약 5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증시 호조에 따른 자금 이동과 생활자금 수요, 은행 대출 감소 등이 최근 보험계약 해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FISIS)에 따르면 22개 생명보험사의 일반계정 해약환급금은 지난해 1분기 6조9339억원에서 올 1분기 7조5716억원으로 1년 새 6377억원(9.2%) 증가했다. 일반계정은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 등의 자산이 운용되는 계정으로, 변액보험 등 특별계정과 구분된다.

상품별로 보면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의 증가 속도 차이가 뚜렷했다. 저축성보험 해약환급금은 지난해 1분기 3조7641억원에서 올 1분기 4조3062억원으로 5421억원(14.4%) 늘었다. 반면 보장성보험 해약환급금은 같은 기간 3조1698억원에서 3조2653억원으로 956억원(3.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저축성보험 해약환급금 증가율이 보장성보험보다 약 4.8배 높은 수준이다.

일반계정 전체 해약환급금 증가액 6377억원 가운데 저축성보험에서 늘어난 금액이 5421억원으로 85%가량을 차지했다. 일반계정 해약환급금 증가분 대부분이 저축성보험에서 발생한 셈이다. 보험사별로도 증가폭은 크게 엇갈렸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일반계정 해약환급금이 932억7100만원에서 1578억8400만원으로 69.3% 늘어 증가율이 가장 컸다. 처브라이프생명은 55.0%, IBK연금보험은 48.7% 증가했고 ABL생명(22.2%), KB라이프생명(19.0%)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라이나생명은 22개 생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일반계정 해약환급금이 감소했다. 243억4000만원에서 216억500만원으로 11.2% 줄었다.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메트라이프생명은 해약환급금 증가를 대규모 계약 이탈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대규모 계약 이탈 등 특이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다”며 “지속적인 신계약 유입으로 보유계약 규모가 확대되면서 해약 시 지급 대상이 되는 적립금 규모 자체가 커진 영향이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환경 변화에 따른 가계의 유동성 수요와 다른 금융상품과의 금리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의 차이에 대해서는 상품 특성에 따른 자금 이동 가능성이 거론된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보장성보험은 사고·질병 보장이 목적이므로 해지하면 보장이 끊긴다는 부담 때문에 계약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며 “반면 저축성보험은 만기 전이라도 금리가 더 높은 시중 금융상품으로 자금을 옮기려는 유인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말했다.

생명보험협회도 저축성보험 해약환급금 증가와 관련해 최근 증시 호조로 보험계약을 해지한 뒤 주식 등 직접 투자로 자금을 옮기는 이른바 ‘머니무브’가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 은행 대출 감소로 보험계약을 해지해 자금을 마련하는 경우도 요인으로 언급됐다.

해약환급금 증가는 실제 보험계약 해지와 연관성이 있지만, 해약환급금 규모만으로 실제 해지율의 상승폭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해약환급금은 해지 건수뿐 아니라 계약 규모와 상품 구성, 가입기간 등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의 해약환급금 증가폭이 보장성보험보다 큰 데 대해서도 상품별 계약 구조와 가입 규모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해약환급금 증가만으로 특정 상품의 해지율 상승을 단정하기보다는 최근 증시와 금리, 경기 상황, 자금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