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지분 2.3% 내놓는다… 노소영 재산분할액 9440억 원과 사실상 일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 중인 SK㈜ 지분 9440억원어치를 매각한다.
SK㈜는 2일 공시를 통해 최 회장이 보유 주식 165만3924주, 지분율 2.3%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밝힌 매각 사유는 개인 소요 자금 조달로, 구체적인 자금 사용처는 공시에 담기지 않았다.
눈에 띄는 것은 매각 예상 금액. 두 건의 거래로 나뉘어 거래되는 이번 거래 중 97만2493주는 주당 55만9387원에 팔아 약 5440억원을, 68만1431주는 주당 58만7000원에 팔아 약 4000억원을 확보하는 구조다. 두 거래를 더하면 주식 수는 165만3924주, 금액은 9440억원으로 공시된 수치와 정확히 일치한다. 9440억원은 지난 7월 서울고법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한 재산분할액과 같은 수준이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7월24일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했고, 분할 비율은 노 관장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로 정했다.
다만 이 재산분할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최 회장은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고,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접수돼 있다. 이후 최 회장 측은 9440억원 가운데 7000억원은 더 다투지 않고 나머지 2440억원에 대해서만 대법원 판단을 받겠다며 상고 취지를 줄였다. 두 사람의 이혼에 따른 위자료 20억원은 이와 별개로 이미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SK㈜는 공시에서 구체적인 자금 사용처를 밝히지 않은 채 개인 소요 자금 조달이라고만 설명했다. 다만 매각 규모가 법원이 정한 재산분할액과 사실상 일치한다는 점에서, 이번 처분이 이혼 재산분할과 무관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공시에 따르면 매각은 오는 11월 2일부터 진행될 예정. 계획대로 처분이 완료되면 최 회장의 SK㈜ 보유 주식은 1297만5472주에서 1132만1548주로 줄어든다. 지분율은 17.8%에서 15.5%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25.2%에서 22.9%로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SK㈜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라는 점에서, 최대주주의 대규모 지분 매각 자체는 시장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SK㈜의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은 25.4%였고, 회사는 자기주식 24.8%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