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억원 풀었는데…홈플러스 협력업체 정책자금 집행률 22% 그쳐

중기부·중진공·기보·소진공 1400억원 마련 실제 집행액 312억원…전체 업체 12.7%만 이용 금리 인하 등 지원 강화에도 자금 집행은 저조

2026-10-02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홈플러스 납품·입점업체의 자금난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14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마련했지만 실제 집행된 금액은 312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지원 규모의 78%인 1088억원이 아직 집행되지 않은 가운데 지원 대상 업체 중 실제 자금을 이용한 곳도 10%대에 머물렀다.

서울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와 홈플러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기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 20일까지 홈플러스 납품·입점업체를 대상으로 마련한 정책자금은 총 1400억원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400억원, 기술보증기금 500억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500억원으로 구성됐다.

기관별 집행액은 중진공 125억원, 기보 63억원, 소진공 124억원이다. 배정액 대비 집행률은 각각 31.3%, 12.6%, 24.8%로 집계됐다. 3개 기관의 전체 대출 건수는 377건으로, 지난 9월 기준 홈플러스 납품·입점업체 2968곳의 12.7%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정책자금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지원 조건도 조정했다. 중기부는 지난 7월부터 중진공 정책자금 금리를 연 3.78%에서 3.28%로, 소진공 자금은 3.85%에서 3.35%로 각각 0.5%포인트 낮췄다. 같은 달 정책자금 융자계획을 변경해 홈플러스 피해 중소기업을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사유에 별도로 포함하고 우대사항도 적용했다.

정책자금 외에도 정부와 금융권은 홈플러스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들어간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은행권은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7546건, 약 5조원 규모의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등을 지원했다. 지난 7월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에는 신용보증기금 위기대응 특례보증 대상에 홈플러스 피해 중소·중견기업을 추가해 최대 3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방안도 마련했다.

정부는 당시 중소 협력업체에 4400억원 이상의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고 폐업을 원하는 업체에는 사업 전환과 재창업 등을 지원하겠다는 대책도 내놨다. 소상공인의 경우 희망리턴패키지를 통한 점포철거비와 법률자문, 전직·재창업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정책자금 집행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은 홈플러스 협력업체의 어려움이 단순한 단기 유동성 부족에만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홈플러스의 경영 정상화 여부에 따라 향후 거래 지속 가능성과 매출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로 빚을 내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업체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홈플러스 의존도가 높은 납품업체나 매장 영업을 기반으로 하는 입점 소상공인은 거래처나 영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경우 단순한 운영자금 대출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운전자금과 거래처 변경, 사업장 이전, 폐업·재창업에 필요한 자금의 성격도 서로 다르다.

김 의원은 지난 2024년 티몬·위메프 사태 당시 피해 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에 연 2.5% 고정금리가 적용됐던 점을 언급하며 홈플러스 피해 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인 희망리턴패키지와 연계해 사업장 이전이나 재창업을 유도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당장 추가적인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보다는 실제 필요한 업체가 정책자금을 얼마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와 자금을 받은 이후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분위기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현재로서는 홈플러스의 정상화 여부와 향후 거래 환경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원책이 실제 홈플러스에 경영 상황과 거래 요건에 어느 정도 효과를 내는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