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3개월짜리 예금에 금리 더 얹었다…돈 싸게 빌려 벌던 시절 끝나가나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 인상…1년보다 3개월 만기 더 크게 올려 상반기엔 이자 적게 주고 벌었는데, 금리 오르자 그 방식 통하기 어려워져

2026-10-01     박금재 기자
신한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신한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또 올렸다. 눈여겨볼 대목은 올린 방식이다. 보통은 오래 맡길수록 이자를 더 주는데, 이번엔 반대로 짧게 맡기는 돈에 더 큰 폭으로 얹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전날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만기별로 인상했다. 3개월 만기는 연 2.85%에서 3.10%로 0.25%포인트 올렸다. 6개월은 3.15%에서 3.30%로 0.15%포인트, 1년은 3.40%에서 3.50%로 0.10%포인트 높였다. 짧은 쪽일수록 인상폭이 컸다. 지난달 9일에 이어 한 달 안에 두 번째 인상이다.

이유는 고객이 돈을 짧게 굴리려 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 같으면 1년씩 묶어두기보다 3개월만 맡겼다가 더 높은 금리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 실제로 6월 말 기준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은 238조4000억원까지 불어나 42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반대로 6개월에서 1년 사이 예금은 1년 새 43조8000억원 줄었다. 돈이 긴 쪽에서 짧은 쪽으로 옮겨간 것이다. 은행 입장에선 그 돈을 잡으려면 짧은 만기에 금리를 더 얹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변화가 신한은행이 올해 상반기 돈을 번 방식을 정면으로 건드린다는 점이다.

은행 장사는 단순하다. 고객에게 이자를 주고 돈을 맡아, 대출 고객에게 더 높은 이자를 받고 빌려준다. 그 차이가 이익이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은 빌려주는 쪽이 아니라 돈을 맡는 쪽에서 이익을 만들었다.

상반기 신한은행이 예금 고객에게 준 평균 이자는 연 2.43%에서 2.14%로 0.29%포인트 낮아졌다. 대출 고객에게 받은 이자도 4.18%에서 3.95%로 내려갔지만 하락폭은 0.23%포인트에 그쳤다. 받는 이자보다 주는 이자를 더 빨리 줄인 것이다. 그만큼 차익이 커졌다.

성적표에 그대로 나타났다. 상반기 순이익 2조4585억원으로 8.5% 늘어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5%를 넘겼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1.7% 증가에 그쳤고, NH농협은행은 2.1%, 우리은행은 12.0% 줄었다.

비결은 수시입출금 통장에 있었다. 이자를 거의 주지 않아도 되는 이 돈이 1년 사이 41조3233억원에서 50조956억원으로 21.2% 불었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 증가율 7.8%의 약 2.7배다. 공짜에 가까운 돈이 많아지니 전체 조달 비용이 자연스럽게 내려갔다.

여기까지는 금리가 내려가던 시기의 이야기다. 기준금리는 지난해까지 계속 낮아져 연 2.50%였다가, 지난 7월 16일 3년 6개월 만에 2.75%로 올랐고 8월 27일 3.00%가 됐다. 상반기는 금리 하락기의 끝자락이었던 셈이다.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이 구조가 흔들린다. 정기예금이 3%대 중반을 주는데 이자를 거의 주지 않는 통장에 돈을 놔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7월 한 달 동안 은행권 수시입출금 예금은 55조1193억원 빠져나갔고 정기예금은 24조943억원 늘었다. 증시로 옮겨간 자금 등 다른 요인도 있지만, 상반기 이익을 만들어준 '싼 돈'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

짧은 만기는 여기에 부담을 하나 더 얹는다. 3개월짜리 예금은 석 달 뒤 다시 붙잡아야 하고, 그때는 더 오른 금리를 줘야 한다. 1년짜리라면 지금 금리로 1년을 버틸 수 있지만 3개월짜리는 그럴 수 없다. 금리 상승이 은행 비용으로 넘어오는 속도가 그만큼 빨라진다. 3개월 예금에 0.25%포인트를 얹은 결정은 지금 돈을 잡는 대신 연말과 내년 초 부담을 앞당긴 것이기도 하다.

경쟁도 만만치 않다. 광주은행은 지난달 29일 '굿스타트예금' 1년 만기 금리를 기본 3.54%에 신규 고객 우대 등을 더해 최고 연 4.04%까지 올렸다. 2024년 6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4% 예금이 돌아온 것이다. 전북은행과 부산은행(3.92%), 수협은행(3.91%)도 4%에 바짝 다가섰고 카카오뱅크는 3.70%를 주고 있다. 신한은행의 이번 인상으로 1년 만기 금리는 KB국민·우리은행과 같은 3.50%가 됐다.

남은 방법은 대출 이자를 더 받는 것이다. 빌려오는 비용이 오른 만큼 빌려주는 값을 올리면 이익은 지켜진다. 그런데 신한은행이 대출을 늘릴 여지가 넓지 않다. 6월 말 기업대출은 193조133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8% 늘었지만, 증가분이 대부분 1분기에 몰렸다. 2분기에는 오히려 2217억원 줄었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줄이고 규모가 크고 재무 정보가 투명한 기업만 골라 늘린 결과다. 건설업 대기업 대출은 절반 가까이(44.4%) 줄였다. 가계대출은 총량 규제에 묶여 있어 마음대로 늘릴 수 없다.

싸게 빌려오기는 어려워지는데 비싸게 빌려주기도 쉽지 않은 국면이다. 대출 금리를 함께 올릴 수 있으면 이익은 유지되겠지만, 상반기처럼 조달 쪽에서 이익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다시 쓰기 어려워졌다. 결과는 이달 하순 나올 3분기 실적에서 드러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가 상승하면 저원가성 예금에서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커져 조달비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단기 예금은 만기가 빠르게 돌아오는 만큼 시장금리 변화가 조달금리에 반영되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 성장도 가계대출 규제와 기업대출의 건전성 관리 등을 감안해야 하는 만큼, 하반기에는 조달비용 상승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