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배, 5대 금융지주 회장 국감 증인 신청…'셀프 연임' 정조준

대형 금융회사 CEO 최초 선임은 주총 결의, 연임은 특별결의로 문턱 높여 주주위원회 신설해 임추위에 주주 추천 인사 참여…이사회 독립성 강화 증인 채택은 여야 협의 변수…IMF·WB 연차총회와 국감 일정도 겹쳐

2026-10-01     박지안 기자
[그래픽=녹색경제신문(AI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5대 금융지주 회장과 5대 은행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과 가계대출 관리, 포용금융 등 금융권의 사회적 역할을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현직 회장의 연임 과정에서 이사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주주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거론된다.

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박 의원이 증인으로 신청한 대상은 금융지주 회장 5명과 은행장 5명이다. 금융지주 회장으로는 양종희 KB금융·진옥동 신한금융·함영주 하나금융·임종룡 우리금융·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이, 은행장으로는 이환주 KB국민·정상혁 신한·이호성 하나·정진완 우리·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포함됐다.

박 의원은 지난 4월 2일 동료 의원 29명과 함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8월 26일 정무위 전체회의에 상정된 뒤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됐다.

CEO 최초 선임은 주총 결의, 연임은 특별결의로

개정안의 핵심은 대형 금융회사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이사회 중심에서 주주총회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이사회와 임추위가 CEO 승계 절차를 주도하는 만큼 개정안은 대형 금융회사 대표이사의 최초 선임을 주주총회 결의 사항으로 두도록 했다.

연임에는 한층 높은 의결 요건을 적용한다. 대표이사 연임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했다. 상법상 특별결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이면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일반결의의 출석 주주 과반 및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찬성보다 요건이 높다.

현직 CEO가 연임 후보가 될 경우 이사회와 임추위의 추천만으로 절차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주들의 별도 동의를 거치도록 해 연임 과정에서 주주 견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주주위원회 신설…임추위에 주주 추천 인사 참여

이사회 구성 과정에 주주 참여를 확대하는 장치도 담겼다. 개정안은 의결권 있는 주식 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가 추천하는 인사로 '주주위원회'를 구성하고, 주주위원회가 추천한 인사를 임추위에 포함하도록 했다.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독립이사 후보를 회사 측 후보와 별도 안건으로 분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사회나 임추위가 해당 후보에 대해 허위 공시를 하거나 차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제한한다.

현행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꾸고,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는 전원 다른 이사와 분리해 선임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집중투표 청구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연임 견제 실효성이 쟁점…주총 역할 확대에 무게

이번 법안에서 연임 과정에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요구한 것은 현직 CEO의 연임을 이사회 내부 판단에만 맡기지 않겠다는 취지다.

다만 특별결의만으로 연임 과정에 대한 견제가 충분할지는 별도 쟁점이다. 최근 금융지주 회장 연임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높은 찬성률로 통과한 사례를 고려하면 의결 요건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주주 견제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로 금융회사 경영진 선임에 주주총회 절차를 추가하고 이사회 구성에 주주 참여를 확대할 경우 경영 자율성과 CEO 승계 절차의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국감에서는 현직 회장이 임추위와 이사회 구성 및 운영에 미치는 영향력뿐 아니라 CEO 연임 평가 기준과 후보 선정 과정의 투명성, 주주제안 후보에 대한 정보 제공의 형평성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국감 증인 채택은 변수…IMF·WB 연차총회와 일정 겹쳐

다만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실제 국감 출석 여부는 여야 간 협의와 정무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증인 채택이 이뤄지더라도 출석 일정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참석할 예정인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10월 12일부터 18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다. 정무위 금융 분야 종합감사가 20일로 예정돼 있어 연차총회와 국감 일정이 맞물리는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CEO 선임 과정에서 주주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 자체에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주총 특별결의만으로 지배구조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닌 만큼 후보 검증과 이사회 독립성 등 승계 절차 전반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