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금융민원 1년 새 40%↑…인뱅 3사 96% 급증

금융민원 7만8979건…보험이 절반, 금융투자는 86% 급증 은행권 민원 30%↑…보이스피싱·예적금 불만 급증 인뱅 3사 민원 1770건…고객 수 감안해도 증가세 두드러져

2026-09-29     박지안 기자
인터넷뱅크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올해 상반기 금융민원이 1년 전보다 40% 가까이 늘면서 8만건에 육박했다. 보험 민원이 전체의 절반을 넘은 가운데 주식·ETF 거래와 보이스피싱 관련 민원도 크게 증가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민원은 1년 새 96% 늘어 은행권 전체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금감원은 7~8월 들어 민원 접수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오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전산 장애와 거래 제한에 따른 민원은 언제든 다시 불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의 사전 장애 관리와 사후 구제 절차가 과제로 떠올랐다.

2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이날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금융민원 접수 및 처리 동향'에서 올해 상반기 금융민원은 7만8979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5만6633건보다 2만2346건(39.5%) 늘어난 수치다. 일반민원은 5만1979건으로 38.3%, 분쟁민원은 2만7000건으로 41.7% 늘었다.

권역별로 보면 보험 민원이 3만9963건으로 전체의 50.6%를 차지했다. 유형별로는 보험모집(27%), 보험금 산정·지급(26%), 면부책 결정(13%) 순이었다.

금융투자 민원은 9548건으로 86.1% 증가해 전 권역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주식·ETF 거래 관련 불만과 불공정거래 조사 요청 등이 늘면서 증권사 민원이 99.6%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민원은 스페이스X 공모주 편입 관련 과대광고 논란 등의 영향으로 245건에서 1169건으로 377.1% 늘었다.

은행권에서도 민원 증가세가 이어졌다. 상반기 은행 민원은 1만3245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0.5% 늘었다. 피해 신고와 사기이용계좌 지급정지 해제 요청 등을 포함한 보이스피싱 관련 민원은 1357건 늘어 77.8% 증가했고, 금융거래 한도 제한과 착오송금 반환 등을 포함한 예·적금 관련 민원도 59.3% 늘면서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전체 은행 민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신이 26%로 가장 높았고, 보이스피싱 23%, 예·적금 11% 순이었다.

지급정지 이의제기 절차 표준화…AI 민원포털 시범 운영

민원 증가에 대응한 제도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5월 은행권부터 지급정지 계좌의 이의제기 업무처리 절차를 표준화했다. 지급정지된 계좌 명의인이 이의제기 신청서와 충분한 소명자료를 제출하면, 금융회사는 자료 보완 기간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5영업일 이내에 심사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통장협박이나 통장묶기처럼 비교적 소액의 피해금이 입금돼 계좌가 정지된 경우에는 간소화 절차가 적용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의심 금액에 대해서만 지급정지를 유지하고 나머지 잔액은 해제한다.

금감원은 9월부터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민원·분쟁 처리 종합포털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민원 내용을 분석해 유형을 분류하고 처리 절차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향후 민원 데이터를 감독·검사와 소비자 피해 예방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인뱅 3사 민원 두 배…고객 수 감안하면 시중은행보다 낮아

은행권의 민원 증가세는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카카오뱅크 민원은 412건에서 850건으로 106.3%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180건에서 382건으로 112.2%, 토스뱅크는 310건에서 538건으로 73.5% 늘었다. 3사 합산 기준으로는 902건에서 1770건으로 868건 증가했다. 증가율은 96.2%로 은행권 전체 증가율인 30.5%의 3배를 웃돌았다.

고객 수를 고려한 환산 민원도 늘었다. 고객 10만명당 민원은 카카오뱅크가 1.9건에서 3.7건으로, 케이뱅크가 1.6건에서 3.2건으로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3.6건이었다. 다만 절대 수준은 주요 시중은행보다 낮았다. 고객 10만명당 민원은 KB국민은행이 5.8건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4.4건, 하나은행 4.3건, 신한은행 3.8건 순이었다.

인뱅 민원 증가 배경에 전산 오류·서비스 불편도

토스뱅크에서는 지난 3월 엔화 환율이 실제 수준과 크게 다른 값으로 표시되는 환전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 당시 100엔당 930원대였던 환율이 470원대로 잘못 표시됐으며, 오류가 이어진 약 7분 동안 환전 거래 규모는 약 284억원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 공시에서도 올해 1분기 토스뱅크의 외환 업무 관련 민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 3월 모바일 앱 접속 장애가 두 차례 발생했다. 당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고객 민원이 제기됐으며, 은행연합회 공시에서는 전자금융 등 기타 유형 민원이 증가했다.

다만 이 같은 개별 전산 장애만으로 인터넷은행의 민원 증가 배경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케이뱅크는 3사 가운데 민원 증가율이 가장 높았지만, 공개적으로 알려진 전산 장애 사례가 두드러지지 않은 만큼 대출·예적금·전자금융·보이스피싱 등 세부 민원 유형과 서비스 변경 등의 영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감원은 상반기 민원 증가 배경으로 금융소비자의 권리 인식 제고와 소비자보호 감독 강화 등을 꼽았다. 7~8월 들어서는 민원 접수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오면서 증가세가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민원 건수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서비스나 금융회사의 문제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어떤 유형의 민원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는지 세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비대면 거래 비중이 높은 인터넷은행은 전산 장애나 인증·거래 제한 등이 다수 고객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장애 예방과 함께 민원 발생 이후의 보상·구제 절차까지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