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끝나면 '인사 태풍'…5대 금융 계열사 CEO 54명 연말 임기 만료

10월 국감·IMF 연차총회 이후 금융권 인사 시즌 본격 개막 KB금융, 11월 임시주총서 이재근 차기 회장 선임…양종희 회장 임기 만료 5대 은행장 12월 31일 동시 임기 만료…11월 중 최종 후보군 검증 계열사 CEO 54명도 연말 교체 기로…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은 내년 2월 만료

2026-09-29     박지안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10월 국정감사가 끝나면 금융권 인사 시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에서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54명이다. 5대 은행장도 모두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KB금융이 양종희 회장의 연임 대신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하며 세대교체의 첫 신호탄을 쏜 가운데, 올해 인선에서는 실적뿐 아니라 내부통제와 조직 쇄신 역량이 연임과 교체를 가를 핵심 잣대가 될 전망이다.

KB금융 회장 인선이 먼저

2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5대 금융그룹 계열사 CEO는 모두 54명이다. 그룹별로는 하나금융이 13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 각각 12명, KB금융 10명, NH농협금융 7명 순이다. 이 가운데에는 5대 은행장도 포함돼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윤곽을 드러낸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1일 양종희 회장의 연임 대신 내부 출신인 이재근 KB금융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이를 두고 KB금융이 변화와 세대교체를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는 양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11월 20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선임이 최종 확정되면 21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한다.

농협금융 회장 인선은 내년 초

KB금융 외에 회장 교체를 앞둔 곳은 NH농협금융이다. 신한·하나·우리금융 회장은 아직 임기가 남아 있다.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2025년 2월 3일 취임해 2년 임기를 시작했으며, 임기는 내년 2월 2일 만료된다. 농협금융은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별도의 승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10월은 국감·해외 일정 겹쳐

은행장과 계열사 CEO 인선 속도를 가를 변수는 10월 일정이다. 올해 국정감사는 일반 상임위원회 기준 10월 6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6일 금융위원회와 국책은행을 시작으로 감사를 진행한다. 이어 1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 공공기관, 20일 금융 분야 종합감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국감 기간 중에는 해외 일정도 잡혀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그룹(WBG)은 10월 12일부터 18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2026년 연차총회를 연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도 참석을 위해 현지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금융지주는 추석 연휴 직후부터 차기 은행장과 계열사 대표 선임 절차에 순차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감과 해외 일정이 겹치는 10월에는 후보군 점검과 내부 평가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최종 후보 압축과 이사회 의사결정은 국감이 끝나는 11월에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5대 은행장 모두 연말 임기 만료

연말 인사의 또 다른 축은 은행장이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의 임기는 모두 12월 31일 만료된다.

은행장과 주요 계열사 CEO는 각 그룹의 자회사 CEO 후보추천위원회와 계열사 이사회를 거쳐 선임된다. 지주마다 후보 추천 방식과 이사회 일정이 다르다. 그런 만큼 후보군 검토와 최종 선임 시점도 그룹별로 차이가 날 수 있다. 통상 각 그룹은 10~11월 후보 검증을 거쳐 연말 이사회와 주주총회 일정에 맞춰 인선 결과를 순차 확정한다. 다만 구체적인 후보 확정과 공시 시점은 각 사 이사회·추천위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선임 방식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주사가 후보를 일방적으로 추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는 흐름이다. 은행 내부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 발굴과 평가에 참여하는 폭이 넓어지고 있다.

실적·내부통제가 연임 여부 좌우

평가 기준도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선에서는 실적과 건전성만 따지지 않는다. 내부통제와 조직 쇄신, 디지털 전환과 미래 성장전략 등도 주요 잣대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금융사고와 소비자 보호 이슈가 반복됐다. 이에 CEO 평가에서 내부통제 체계와 사고 예방 역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는 지주 회장부터 은행장, 주요 계열사 CEO까지 인사 일정이 연이어 예정돼 있어 연말 금융권 인사 폭이 예년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다"며 "각 그룹의 실적과 경영환경, 내부통제 현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임과 교체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KB금융의 회장 교체를 다른 금융그룹 인선의 방향을 가늠할 선행 사례로 보고 있다. 새 회장 체제의 첫 계열사 인사가 세대교체와 안정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각 그룹의 인선은 지주별 이사회 구성과 경영 현안, 계열사별 실적에 따라 독립적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