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구금고 2차전 본격화…신한 7곳 vs 하나 2곳, 8조원 판 흔들릴까

신한 7곳 vs 하나 2곳, 8조원대 판 걸고 이달 말 재선정 돌입 검단·미추홀구 이미 접수, 나머지 5개구도 곧 접수 시작

2026-09-28     박금재 기자
하나은행과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하나은행이 인천시금고 자리를 신한은행에 내준 지 얼마 안 돼, 곧바로 벌어질 구금고 재선정전에 눈을 돌리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 금고지정심의위원회는 지난 17일 제1금고 운영기관으로 신한은행을, 제2금고로는 NH농협은행을 확정 지었다. 이제 무대는 인천 9개 자치구의 구금고로 옮겨간다. 강화군·옹진군을 제외한 9개 구는 연말 약정 만료를 앞두고,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재정을 맡길 금융기관을 이달 안에 새로 뽑는다. 지금은 제물포·영종·미추홀·연수·남동·부평·계양 7곳을 신한은행이, 서해·검단 2곳을 하나은행이 나눠 관리하는 구도다. 구별로 굴리는 예산이 적게는 2000억원, 많게는 1조4000억원을 넘나드는데, 9개 구를 다 합치면 8조원대 규모로 커진다.

절차는 이미 시작됐다. 부평·계양구는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신청서를 받았는데, 이번에도 신한과 하나 두 은행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검단·미추홀구도 21일부터 사흘간 접수를 진행했고, 두 은행 모두 관련 문의를 넣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하나은행이 실제로 몇 개 구까지 도전장을 낼지는 여전히 미정 단계에 머물러 있다. 남은 5개구(제물포·영종·연수·서해·남동)는 추석 연휴가 지나는 대로 접수가 시작될 예정이며, 9개 구 전체의 결과는 10월 중 심의위원회를 거쳐 순차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라운드가 시금고전보다 더 팽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엔 두 은행의 서로 다른 셈법이 있다.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지금 쥐고 있는 7곳을 한 곳도 안 빼앗기고 지켜내는 게 목표이고, 하나은행 입장에서는 청라 이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그중 몇 곳이라도 가져오는 게 목표다. 양측의 셈법이 정반대인 만큼 신경전도 그만큼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선 시금고전 결과를 뜯어보면 이번 승부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인천시는 재무건전성·금리조건·시민편의성·업무관리력·지역기여도 등 6개 영역, 20개 세부항목을 놓고 점수를 매겼는데 신한은행이 하나은행을 앞질렀다. 20년 가까이 시와 구를 오가며 세정 업무와 자금관리를 병행해온 이력, 그리고 이미 확보한 7개 구금고라는 기존 자산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지점이 많다는 차원을 넘어, 행정기관과 시민을 이어주는 접점을 오랫동안 쌓아왔다는 의미가 크다.

하나은행도 나름의 승부수를 던졌었다. 청라국제도시 이전과 함께 인천시와 맺은 3500억원 규모 동반성장 협약이 대표적이다. 이달부터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 등 관계사 인력 약 2200명이 순차적으로 청라 새 본사에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이런 투자가 실제 지역경제 효과로 체감되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번 구금고전에서도 하나은행이 청라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이 크지만, 신한은행 역시 구 단위에서 축적한 실무 경험과 세정 연계 실적을 방패 삼아 맞설 전망이다.

결국 이번 구금고 재선정은 앞서 벌어진 시금고전의 '미니 버전'이자 후속편에 가깝다. 상징성 있는 이전·투자 카드만으로 오랜 시간 쌓인 운영 실적을 뒤집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이미 시금고 결과로 확인된 셈이다. 하나은행이 이번엔 다른 승부 방식을 들고나올지가 관전 포인트다. 10월 중 9개 구 결과가 하나둘 공개되면, 청라 이전이 실제 영업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가늠할 첫 잣대가 마련되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구금고 선정은 지역 내 투자 규모뿐 아니라 그동안의 자금관리 경험과 세정 업무 수행 능력, 지역사회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만큼 단기간에 판세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며 "하나은행 입장에서는 청라 이전에 따른 지역경제 기여 효과를 구체적인 금융지원과 지역 상생 실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고, 신한은행 역시 기존 운영 실적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자금관리 역량을 입증해야 하는 만큼 양측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