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레버리지 규제 효과...거래대금 92%↓, 회전율도 한 자릿수

규제강화 전후 한달간 비교 16종 일평균 거래대금 12조→1조원 인버스2X 회전율은 1,000%→100%대

2026-09-28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기본예탁금 규제가 강화된 이후 거래대금이 한 달 만에 9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직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에 단기 매매 수요가 몰리면서 과열 논란이 불거졌지만, 현금 예탁금 문턱이 높아지자 거래 규모와 회전율 모두 크게 낮아진 모습이다.

다만 규제로 해당 상품의 거래를 줄이는 효과는 확인됐지만 투자 수요 자체가 사라졌는지는 추가로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다른 고위험 상품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예탁금 규제 시행 전 한 달간 12조2500억원에서 시행 후 9900억원으로 약 92% 감소했다. 비교 대상은 규제 시행 전 22거래일과 시행일을 포함한 이후 21거래일이다.

상품별로도 거래 위축이 뚜렷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규제 전 8조6400억원에서 규제 후 8000억원으로 91% 감소했다. 인버스2X ETF 2종은 같은 기간 3조6000억원에서 1900억원으로 95% 줄었다.

거래대금뿐 아니라 단기 매매 강도를 보여주는 회전율도 크게 낮아졌다. 레버리지 ETF 14종의 일평균 회전율은 규제 전 43.6%에서 규제 이후 5.9%로 떨어졌다. 하루에도 설정 규모를 여러 차례 웃도는 거래가 이뤄졌던 인버스2X 2종의 회전율 역시 1110.4%에서 125.0%로 급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투자하는 개인 일반투자자의 기본예탁금 기준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였다. 기존에는 주식과 ETF, 채권 등 대용증권의 일정 비율도 예탁금으로 인정됐지만 강화된 제도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현금만 인정하도록 했다. 매도대금을 담보로 빌린 자금 역시 기본예탁금에서 제외됐다.

이는 5월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국내 시장에 처음 등장한 뒤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거래가 빠르게 불어난 데 따른 조치다. 16개 상품의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 4조4000억원에서 7월15일 11조9000억원까지 늘었고, 일 거래대금도 상장 첫날 10조4000억원에서 7월15일 13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당시 금융당국은 신규 상품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광고·이벤트성 마케팅을 금지하는 한편 기본예탁금 강화와 사전교육 확대 등 추가 투자자 보호책을 내놨다.

규제 직후 나타난 거래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인버스2X를 제외한 레버리지 ETF 14종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규제 직전인 7월27~30일 6조4400억원에서 시행 첫 주 870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둘째 주 6200억원, 셋째 주 7900억원, 넷째 주 6000억원을 기록했고 8월31일에는 5300억원까지 낮아졌다.

개인투자자의 수급도 달라졌다. 규제 시행 전 5주 동안 개인은 매주 일평균 순매수를 이어갔지만, 규제가 시작된 7월31일에는 1조706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이후에도 일부 기간을 제외하면 개인 투자자의 매도 우위 흐름이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예탁금 규제와 함께 후속 투자자 보호장치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월19일부터 ETF·ETN의 괴리율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투자자에 대한 모의거래를 의무화했다. 사전교육 확대와 손실 발생 시 위험 안내 강화 등도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예탁금 상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과도한 회전매매를 억제하는 데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거래대금 감소만으로 투자자 보호 효과를 판단하기보다는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해외 상품이나 다른 고위험 상품으로 이동하는지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만 의원은 "거래가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투자자 보호가 완성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앞으로 정부는 예탁금 규제 효과가 더 장기화할지, 규제 밖에 남아 있는 상품으로 위험이 옮겨가지 않는지 등 시장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