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 회장, 뉴욕서 젠슨 황 CEO 만나 무슨 얘기 나눌까...HBM·AI 인프라 등 협력 강화 논의
- 28일 코리아소사이어티 갈라 참석...두 달 만에 한자리 모여 - HBM4E·HBM5 등 장기 협력 주목...파운드리 확대 가능성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난다.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함께 만난 지 약 두 달 만이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인공지능) 인프라를 둘러싼 협력 강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28일 오후 6시 뉴욕에서 열리는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갈라'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젠슨 황 CEO는 올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밴 플리트상' 수상자로 선정돼 행사에 참석한다. '밴 플리트상'은 한국과 미국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에 수여된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젠슨 황 CEO의 수상 배경에서 삼성전자와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 한국 기업과 맺어온 협력 관계를 특별히 강조했다. AI와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온 젠슨 황 CEO가 한국 기업들과 장기간 파트너십을 맺으며 한국을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 파트너로 끌어올렸다는 것.
이번 세 사람의 만남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HBM이다. HBM은 AI 가속기 성능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대량의 데이터를 GPU에 빠르게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엔 셈이다.
앞서 젠슨 황 CEO는 지난 24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엔비디아는 AI 가속기는 물론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및 SK그룹도 AI 데이터센터와 관련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6월 서울에서 젠슨 황 CEO와 만나 HBM4E와 HBM5 등 차세대 HBM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올 2월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한 데 이어 5월에는 HBM4E 12단 제품의 샘플 공급도 시작했다. 향후에는 고객사의 GPU 구조에 맞춰 메모리 성능과 전력,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는 ‘커스텀 HBM’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협력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전영현 부회장과 젠슨 황 CEO는 지난 6월 회동에서 HBM뿐 아니라 차세대 파운드리 분야의 협력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HBM을 넘어 AI 칩 생산 전반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것.
이번 만남에서 반도체 생산 현장의 AI 전환, 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까지 협력 범위가 넓어질 수 있을 지도 관전 포인트다.
SK그룹과 엔비디아는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AI 팩토리 구축부터 AI 메모리 반도체 공급 등 포괄적 파트너십을 추진키로 했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과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최대 2기가와트(GW) 규모 AI 팩토리를 구축 중이다.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차세대 AI 메모리 반도체 협력을 장기적으로 지속할 예정이다.
SK는 통신·데이터센터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를 결합해 엔비디아와 협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를 상대로 HBM4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HBM4E(7세대)와 HBM5(8세대) 등 후속 제품까지 공동 개발하고 최적화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AI 반도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가 정해진 뒤 메모리를 골라 끼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GPU와 HBM을 초기 설계 단계부터 함께 협력하는 방식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AI 등 첨단 기술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만남은 의미가 크다. 미국의 대중국 첨단 AI 반도체 수출 규제와 중국의 자체 AI 반도체 육성이 강화되먄서 엔비디아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세계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중장기 제품 전략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그리고 젠슨 황 CEO는 어쩌면 공동 운명체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뉴욕 만남에서는 이미 합의된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HBM 이후 장기적 협력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