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담관암 신약 '리픽투' FDA 승인…국내 항암 신약 최초

국내 기업의 글로벌 항암 신약, FDA 직접 허가 첫 사례 올 4분기 美 출시 목표…유럽 허가신청·암종불문 임상 확대

2026-09-24     민보영 기자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FGFR2 표적 항암제 '리픽투(LYRFIGTU, 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항암 신약의 신약허가신청서(NDA)를 FDA에 직접 제출하고 허가까지 받은 사례여서 주목된다.

HLB는 FDA가 23일(현지시간) 리픽투를 이전 치료를 받은 절제불가능·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관암 가운데 FGFR2 유전자 융합 또는 기타 재배열이 있는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엘레바는 2024년 리픽투의 글로벌 권리를 확보한 이후 기존 임상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허가 전략을 수립하는 등 FDA 승인에 필요한 절차를 주도해 왔다. 리픽투는 FGFR2에 높은 선택성을 갖는 비가역적 표적항암제로 개발됐다. FGFR2에 결합해 지속적으로 신호를 억제하는 한편 FGFR1·3·4에 대한 불필요한 억제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허가의 주요 근거는 글로벌 1/2상 리포커스(ReFocus) 임상시험(NCT04526106)이다. FDA에 따르면 이 시험에는 이전에 FGFR 억제제 치료를 받지 않은 담관암 환자 116명이 참여했으며, 이전에 화학요법 또는 화학면역요법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리픽투 70mg을 1일 1회 투여했다.

FDA가 제시한 유효성 평가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은 46%(95% CI 36~55%),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11.8개월(95% CI 7.5~13.0개월)이었다. FDA는 안구 독성, 고인산혈증 및 연조직 석회화, 배태아 독성 등을 주요 경고·주의사항으로 제시했다.

엘레바가 제시한 ReFocus 임상 결과에서는 허가 대상 환자군에서 ORR 45.7%, mDOR 11.8개월을 기록했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1.3개월(95% CI 9.2~14.8개월), 12개월 무진행생존율(PFS)은 49.2%로 나타났다. 회사는 안전성 프로파일에 대해 용량 조절을 통해 예측 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앨리슨 슈람(Alison Schram)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CC) 부인암 종양내과 전문의는 "리픽투는 지속적인 치료 반응과 관리 가능한 안전성을 보여주며 FGFR2 융합 양성 담관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진단 초기부터 분자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허가를 계기로 엘레바는 글로벌 항암 신약의 개발·허가에 이어 미국 시장 상업화까지 직접 추진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엘레바는 올 4분기 내 리픽투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고 환자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담관암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인 담관에 발생하는 희귀암으로, 미국에서는 매년 약 8000명이 새롭게 진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건 엘레바 대표이사는 "리픽투의 FDA 승인은 담관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중요한 2차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리픽투가 최대한 신속하게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던 환자들의 치료 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엘레바는 미국 허가를 기반으로 리픽투의 글로벌 시장 확대와 적응증 확장에도 나설 예정이다. 지난 14일 유럽의약품청(EMA)에 담관암 치료제로 품목허가신청(MAA)을 제출하며 유럽 허가 절차에 착수했다. 또 FGFR2 융합 또는 재배열이 있는 담관암 이외의 다양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2상 'ReFocus202'를 진행하며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