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성장·경영애로 지원에 상반기 17.2조원…정책금융 역할 '톡톡'
상반기 5대 중점분야에 23.8조 공급...'유니콘·벤처' 7.5조·'경영애로' 9.7조 두 분야 비중 72.3%...기업 육성과 경영안정 중심으로 자금 배분 산은은 첨단전략산업·산업구조 고도화에 74.6% 집중…배분 특징 대비 올해 정책금융 공급 목표 81조...지난달 말 누적 59.2조로 73.1% 이행 '스타트업 빌드업' 출시...성장 단계 맞춰 후속 지원 연결하는 체계도 보강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IBK기업은행이 기업의 성장과 경영안정을 함께 뒷받침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상반기 5대 중점분야 공급액의 70% 이상이 성장기업 육성과 경영애로 해소에 배분되면서 사업 확장 지원과 경영 부담 완화가 자금 공급의 두 축을 이루는 모습이다.
23일 <녹색경제신문>이 금융위원회가 지난 21일 공개한 "2026년 상반기 정책금융 공급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5대 중점분야에 23조8000억원을 공급했다. 이 가운데 성장기업 육성과 경영애로 해소에 투입한 자금은 총 17조2000억원으로 중점분야 공급액의 약 72.3%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성장기업을 키우는 '유니콘·벤처 육성' 분야에는 7조5000억원이 공급됐다. 이는 중점분야 공급액의 31.5%에 해당한다. 이 항목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벤처·중소기업의 글로벌 기업 도약과 중견기업 지원을 포괄한다.
이 분야에서는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4개 기관이 상반기에 연간 공급 목표인 19조원을 채웠다. 금융위는 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의 첨단기술기업 및 성장성 높은 벤처·중소기업 지원 확대를 조기 달성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성장을 위한 금융과 함께 경영 여건 악화에 대응하는 자금도 두텁게 배분됐다. '기업경영애로 해소' 공급액은 9조7000억원으로 5개 항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인 40.8%에 달했다. 해당 분야에는 기계·전기산업 지원과 대외여건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한 지원 등이 포함된다. 도약을 위한 자금 공급에 더해 사업을 이어갈 기반을 받치는 데도 상당한 비중을 둔 셈이다.
이 외에 기업은행은 나머지 세 분야인 첨단전략산업 육성, 미래유망산업 지원, 산업구조 고도화에 총 6조6000억원을 공급했다. 달리 말하면 기업 육성과 경영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중장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분야에도 정책금융을 고르게 배분했다는 얘기다.
눈에 띄는 대목은 산업은행과 비교하면 이 같은 자금 배분의 특징이 더욱 선명해진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산업은행의 5대 중점분야 공급액은 28조7000억원으로 이 중 첨단전략산업과 산업구조 고도화에 합계 21조4000억원이 배분됐다. 두 분야의 비중은 74.6%였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벤처·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성장 단계에 필요한 자금뿐 아니라 경영 여건이 어려워졌을 때 버틸 수 있도록 돕는 금융 지원도 중요하다"며 "산업은행이 첨단산업 육성과 산업구조 고도화에 무게를 둔다면 기업은행은 개별 기업의 성장과 경영안정을 지원하는 역할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역할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은행은 올해 전체 정책금융 공급 목표도 높여 잡았다. 중점분야를 포함한 연간 공급 계획은 지난해 계획(79조원)보다 2.5%(2조원) 늘어난 81조원이다. 지난달 말까지 누적 59조2000억원을 공급해 연간 계획의 73.1%를 이행했다.
최근에는 기업의 자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체계 역시 보강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1일 신보와 '스타트업 빌드업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신성장동력 분야의 창업 3년 이내 기업을 대상으로 보증요건을 완화해 최대 1억원을 지원한다는 게 해당 프로그램의 골자다. 지원 1년 뒤에는 신용도와 성장성을 재평가해 보증한도를 총 2억원까지 확대할 수 있다. 초기 자금 조달의 문턱을 낮춘 뒤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후속 지원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갖춰진 셈이다.
한 중소기업 임원은 "중소기업은 설비나 인력에 투자한 뒤 실제 매출이 발생하기까지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 사이 자금 사정이 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럴 때 정책금융기관이 일회성 지원을 넘어 기업의 성장 단계와 경영 상황에 맞춰 후속 지원을 연결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투자 직후에는 비용이 먼저 늘면서 재무지표가 일시적으로 나빠질 수도 있다"며 "이런 시차까지 감안해 필요한 시점에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면 정책금융의 실효성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은행 관계자는 성장기업 육성과 경영애로 해소 분야의 공급 비중이 높게 나타난 데 대해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등 경영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이어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생산적 금융의 마중물이 되고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