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종투사, 신용공여 한도 90%로 낮춘다…과도한 ‘빚투’ 선제 관리

10월 1일부터 종투사 신용공여 취급 규모 자기자본 100%→90%로 자율 축소 신용융자 최저 보증금률 45%→50% 인상 추진…전 증권사 연내 시행 목표

2026-09-23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금융투자협회와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들이 신용융자 확대에 따른 투자자 손실과 반대매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신용공여 한도를 현행 법정 한도보다 낮춰 관리하기로 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시장 충격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증권업계가 선제적인 ‘빚투’ 관리에 나선 것이다.

금융투자협회는 23일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함께 투자자 보호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신용융자 자율관리 강화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지난 21일 열린 종투사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회의를 통해 마련됐다. 신용융자가 투자자의 자금 활용과 다양한 투자전략을 지원하는 수단인 반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투자손실과 반대매매 위험을 키울 수 있어 증권사의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업계가 뜻을 모았다.

우선 다음 달 1일부터 종투사의 신용융자를 포함한 신용공여 취급 규모를 자기자본의 90%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관리한다. 현행 법규상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지만 업계 자체적으로 관리 기준을 10%포인트 낮추는 것이다.

신용공여 잔액이 자기자본 대비 높은 수준에 근접한 증권사일수록 추가적인 신용융자 공급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증권사별 고객 구성과 기존 신용공여 규모에 따라 개인별 융자한도나 종목별 신용거래 관리 기준도 보다 보수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막기 위한 신용융자 최저 보증금률 인상도 추진한다. 현행 최저 보증금률에서 5%포인트 높인 50%를 적용하는 방안이다.

다만 보증금률 조정은 전산시스템 개발과 전 증권사의 동시 시행이 필요한 만큼 업계 논의를 거쳐 연내 적용할 예정이다. 금투협은 종투사뿐 아니라 다른 증권사에도 신용공여 취급 한도 90%와 최저 보증금률 인상 조치가 적용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정 종목에 신용융자가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오는 10월 19일부터 특정 종목의 신용융자 잔액이 각 증권사 전체 신용융자 총액의 15%를 초과할 경우 증권사는 자체 관리방안을 마련해 해당 종목의 신용융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

관리 방식은 개인별 신용융자 한도를 줄이거나 해당 종목의 보증금률을 높이는 방식 등이 활용될 수 있다. 기존 신용융자 투자분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고 신규 투자분부터 적용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로 했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특정 종목 집중도 기준을 현행 15%에서 10%까지 낮추는 방안도 연내 추가로 추진될 수 있다.

다만 실제 한도 축소 수준과 구체적인 관리 방식은 증권사별로 달라질 전망이다. 각 회사의 고객 구성과 신용융자 이용 규모, 투자자산 집중도, 리스크 관리 상황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세부 기준을 결정하게 된다. 금투협은 각 증권사의 조치 이행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최근 증시 상승 과정에서 빠르게 늘어난 신용거래에 대한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 여력이 크지 않거나 일부 종목에 신용융자가 집중된 증권사의 경우 신규 신용거래 한도와 담보 관리 기준이 이전보다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천성대 금융투자협회 증권·선물본부장은 “과도한 신용융자 이용은 시장 변동성 확대 과정에서 투자자 손실을 키울 수 있다”며 “업계의 자율적이고 선제적인 관리를 통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본시장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들어 증시 활황과 함께 신용융자가 빠르게 늘면서 일부 대형 증권사는 이미 신용공여 한도 관리에 나선 상태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은 지난 2분기 신규 신용융자를 일시 제한하거나 계좌별 한도를 축소했다.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6월 24일 38조6328억원까지 치솟은 뒤 증시 조정으로 8월 초 27조원대까지 감소했지만, 이달 21일 다시 33조555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9월 말보다 40% 이상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