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이스크림인데 다른 가격…빙과업계 가격정책의 변화

오픈프라이스 정착 이후 판매처·유통채널에 따라 가격 차이 편의점은 1+1·2+1 등 행사로 실구매가 변동폭 커져 원가 상승에 제품 가격 인상 이어지며 ‘정가보다 할인’ 구조도 변화

2026-09-22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같은 브랜드의 같은 아이스크림인데도 어디에서 구매하느냐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앞서 빙과류는 제조사가 일률적으로 소비자가격을 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판매처가 가격을 결정하는 오픈프라이스 체계가 자리 잡았다. 여기에 유통채널별 할인 행사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가 실제 지불하는 가격의 차이가 커지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

경기도

최근에는 원재료와 인건비 등 비용 상승으로 제품 가격 자체가 오르는 가운데 유통업체별 가격 경쟁과 프로모션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아이스크림 가격을 둘러싼 시장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정해진 가격’의 의미가 약해졌다는 점이다.

빙과류와 아이스크림류에는 지난 2010년부터 오픈프라이스 제도가 본격 적용됐다. 제조사가 포장에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는 대신 최종 판매자가 실제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당시 정부는 가격 경쟁을 활성화하고 실제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제도를 확대했다.

이후 동일 제품의 가격이 판매처마다 달라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장 구조로 자리 잡았다. 한국소비자원이 오픈프라이스 확대 직후 서울 지역 32개 판매점을 대상으로 빙과·아이스크림 7종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모든 조사 품목에서 최저가와 최고가 사이에 2배 이상의 차이가 나타났다. 당시 ‘돼지바’는 350원과 900원으로 판매가격이 2.6배 차이 났다.

현재는 여기에 유통채널별 프로모션 효과가 더해졌다. 특히 편의점에서는 개별 상품의 판매가격뿐 아니라 1+1, 2+1과 같은 행사 여부에 따라 소비자가 실제 부담하는 가격이 달라진다. 실제 올해 9월 편의점 한 곳의 아이스크림 가격 자료에서도 일부 제품이 1+1 행사 대상으로 판매되는 등 정상 판매가격과 행사 가격이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가 확인된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에 표시된 가격만으로 실제 구매 비용을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같은 아이스크림이라도 편의점에서는 행사 적용 여부에 따라 개당 체감 가격이 달라지고,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도 자체 할인이나 묶음 판매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제조 단계의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 3월부터 더위사냥 가격을 800원에서 1000원으로, 슈퍼콘과 붕어싸만코를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올렸다. 회사는 원부자재와 인건비, 에너지 비용 상승 등을 가격 인상 배경으로 설명했다.

편의점 판매가격에도 이 같은 인상분이 반영됐다. 지난해 3월 주요 편의점에서는 롯데웰푸드·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등의 주요 제품 가격이 일제히 조정됐다. 월드콘·구구콘·설레임 등 일부 제품은 2200원에서 2500원으로, 붕어싸만코와 빵또아 역시 2200원에서 2500원으로 판매가격이 올랐다.

다만 가격 인상이 곧바로 모든 판매처의 실구매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유통업체가 자체적으로 가격을 낮추거나 특정 제품을 행사 대상으로 선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편의점에서는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한 프로모션이 지속되면서 제조사가 올린 가격과 소비자가 실제 체감하는 가격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는 빙과업계의 가격 경쟁 방식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권장소비자가격 대비 몇 % 할인’이 주요 가격 마케팅이었다면, 오픈프라이스 환경에서는 판매처별 정상가격과 행사 가격, 묶음 할인 등을 종합해 소비자가 최종 구매가격을 판단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가격 비교의 기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국소비자원은 현재도 참가격을 통해 과자·빙과류를 포함한 생필품 가격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조사 가격은 유통업체의 할인행사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변동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즉 동일 제품의 가격을 비교할 때는 판매처뿐 아니라 조사 시점과 행사 적용 여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제조원가와 유통환경,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에 따라 제품 가격과 할인 전략이 함께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 가격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유통채널별 특성과 판매 전략을 고려해 가격을 운영하는 방식이 빙과시장에 더욱 뚜렷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빙과류는 같은 제품이라도 판매처의 가격 정책이나 행사 여부에 따라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원가 부담과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를 함께 고려하면서 유통채널별 판매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