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원유 ETP 몸집 47%↑...금감원, ‘레버리지·괴리율’ 경고

원자재 ETP 시총 12.4조원…원유는 2.68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6.7% 급증 원유·천연가스 ETP 레버리지·인버스 비중 각각 88.4%·93.6%…전체 ETP 크게 웃돌아 개인투자자 원유 인버스 ETF 순매수 확대…유가 급등 속 하락 베팅도 증가

2026-09-22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락하면서 국내 원자재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원유 ETP 시장 규모가 지난해 말보다 47% 가까이 불어난 데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비중까지 높은 상황에서 개인투자자의 단기 매매가 몰리자 금융당국이 괴리율과 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국내 원자재 ETP 시가총액은 12조4070억원으로 지난해 말 12조1760억원보다 2310억원(1.9%) 증가했다. 전체 ETP 시장 469조원의 2.6% 수준이다.

이 가운데 원유 ETP 시가총액은 1조8280억원에서 2조6820억원으로 8540억원, 46.7% 급증했다. 원자재 ETP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도 15.0%에서 21.6%로 높아졌다.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국제유가의 극심한 변동성이 자리 잡고 있다. WTI 선물 가격은 올해 1월2일 배럴당 57.3달러에서 4월7일 113달러까지 97% 치솟았다가 7월6일 68.6달러로 39% 떨어졌다. 이후 다시 반등해 지난 11일에는 100달러를 기록했다.

은 가격 역시 연초 온스당 71달러에서 1월 말 114.4달러까지 상승한 뒤 3월 말 67.7달러까지 내려오는 등 급등락을 반복했다. 금과 천연가스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지정학적 위험과 수급 변화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원자재 ETF를 둘러싼 개인투자자의 매매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는 유가 하락 시 수익을 내는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를 대거 순매수하며 국제유가 급등 이후 가격 조정을 겨냥한 투자에 나섰다.

반면 유가 상승을 추종하는 ‘KODEX WTI원유선물(H)’와 ‘TIGER 원유선물Enhanced(H)’ 등 원유 ETF 가격도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유가 방향성을 둘러싸고 상승·하락 상품 모두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원유 ETF 거래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금 ETF에도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ACE KRX금현물’, ‘TIGER KRX금현물’ 등 국내 금 현물 ETF로 개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증시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원자재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

금감원이 특히 경계하는 부분은 원자재 ETP의 상품 구조다. 지난 11일 기준 원자재 ETP 가운데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비중은 37.4%로 전체 ETP의 7.4%를 크게 웃돌았다.

원유 ETP는 전체 2조6820억원 가운데 2조3700억원, 88.4%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었다. 천연가스는 전체 8150억원 중 7630억원으로 해당 비중이 93.6%에 달했다. 은도 41.3%, 기타 원자재는 54.4%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으로 구성됐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예상과 반대로 움직일 경우 손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특히 가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경우 일일 수익률을 기준으로 수익률이 누적되면서 장기 수익률이 기초자산 등락률과 벌어지는 이른바 ‘음의 복리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금감원이 제시한 사례를 보면 WTI 선물 가격이 며칠간 급등락한 뒤 최초 가격 대비 1.3% 상승했음에도 2배 레버리지 ETP의 누적 수익률은 0.2%에 그쳤다. 같은 기간 -2배 인버스 레버리지 ETP는 10.1%의 손실을 기록했다.

괴리율도 투자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3개월 동안 최대 괴리율이 5% 이상으로 확대된 상품은 전체 원자재 ETP 131개 가운데 43개로 32.8%를 차지했다.

원유는 22개 상품 가운데 15개(68.2%), 은은 21개 중 14개(66.7%)에서 최근 3개월간 최대 괴리율이 5%를 넘었다. 원유 상품 6개와 은 상품 5개는 최대 괴리율이 10%를 초과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원자재 ETP(특히,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의 거래규모와괴리율 등에 대한 이상 징후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원자재 가격 불안정성 증가 및 지정학 리스크 심화로 투자자위험이확대될 경우 소비자경보를 추가 발령하는 등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