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카드 결제취소 환율 손해, 소비자가 직접 챙겼는데…내년부턴 카드사가 알아서 보상

금감원 "카드사, 해외 취소전표·원거래 자동대조해 환차손 보상" 승인번호 누락 등으로 원거래 미확인 시 담당자 추가검증 거쳐 보상 9월부터 원화 취소금액도 문자 안내…환율 급등락에 소비자 불만 누적 해외 카드 사용액 3년새 192억달러→229억달러로 급증

2026-09-22     박지안 기자
금감원과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했다가 취소할 때 그 사이 환율이 떨어져 있으면 소비자가 돌려받는 돈이 그만큼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승인번호 등 결제정보가 빠져 원거래 확인이 늦어지면 최초 결제 시점이 아닌 취소전표 접수 시점 환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가 이런 환차손 피해를 막기 위해 보상체계 정비에 나섰다. 내년부터는 카드사가 가맹점명·결제일 등 정보를 종합해 원거래를 전산으로 자동 대조하고, 그래도 확인되지 않는 거래는 담당자가 추가로 검증에 나서면서 소비자가 직접 나서야 하는 사례 자체가 줄어들 전망이다.

2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금감원은 카드업계와 함께 해외 카드결제 취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차손 보상 체계와 소비자 안내를 강화하기로 했다.

승인번호 누락되면 환율 손해 고스란히 소비자 몫

해외 카드결제 취소는 원칙적으로 최초 결제 당시 적용된 환율을 기준으로 처리된다. 카드사가 해외 가맹점에서 취소전표를 접수하면 해당 전표와 연결되는 원거래를 확인해 최초 결제 당시 원화 환산에 적용했던 환율로 취소금액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취소전표에 승인번호 등 결제정보가 누락되거나 잘못 기재돼 원거래를 정상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다. 여러 상품이나 항공권을 한꺼번에 결제한 뒤 일부 금액만 취소하는 부분 취소 거래도 원거래 매칭이 까다로운 사례로 꼽힌다. 이 경우 카드사는 취소전표가 접수된 시점의 환율을 적용해 환불액을 산정할 수 있는데, 최초 결제 당시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면 소비자가 돌려받는 원화 금액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결제 당시보다 취소 시점의 원·달러 환율이 수십원 낮아진 상태에서 1000달러를 취소했다면, 환율 차이만으로도 환불액에서 수만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일부 소비자는 카드사에 별도로 보상을 신청한 뒤에야 이런 손실을 돌려받기도 했다.

전산 매칭 고도화하고 담당자 추가 검증도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는 이 같은 문제를 줄이기 위해 우선 취소전표와 원거래를 연결하는 카드사 전산시스템부터 개선하기로 했다. 승인번호 등 일부 결제정보가 일치하지 않더라도 가맹점명과 결제일, 결제금액 등 다른 정보를 종합해 원거래를 찾아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전산상으로도 원거래 확인이 어려운 거래는 카드사 담당자가 결제·취소 내역을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할 예정이다. 담당자가 실제 원거래를 확인하면 최초 결제 당시 환율을 기준으로 환차손을 보상해, 소비자가 취소 내역을 직접 확인하고 별도로 보상을 신청해야 하는 경우를 줄인다는 취지다.

소비자가 환불 과정에서 환율 적용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도 강화한다. 시행 시기는 항목별로 차이가 있다. 원화 기준 취소금액 안내와 카드사 홈페이지·앱의 보상제도 안내는 이달 중 시행되며, 전산시스템 고도화와 담당자 추가 확인 절차, 원거래 미확인 거래에 대한 별도 안내는 올해 말까지 준비를 마쳐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카드사들은 이달 중 해외 결제 취소가 완료되면 기존 외화 기준 취소금액뿐 아니라 실제 환불되는 원화 금액도 문자 등으로 안내하고, 원거래를 끝까지 확인하지 못해 취소전표 접수일 환율이 적용된 경우에는 그 사실까지 별도로 알릴 예정이다.

해외 카드 사용액 3년 연속 증가…환율 변동성도 부담

해외 카드 이용이 꾸준히 늘면서 결제와 취소 사이 환율 변동에 따른 소비자 불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해외 카드 사용액은 2023년 192억2000만달러에서 2024년 217억2000만달러로 13.0% 늘어난 데 이어, 2025년에도 229억1000만달러로 5.5% 증가했다. 증가 폭은 둔화됐지만 해외 카드 사용액 자체는 3년 연속 늘어난 셈이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큰 폭의 등락을 보였다. 5월 4일 1462.8원에서 6월 1일 1504.3원, 7월 1일 1554.9원까지 상승한 뒤 8월 3일 1429.8원, 9월 1일 1370.4원까지 하락했다. 두 달 사이 180원 넘게 움직인 만큼 결제와 취소 시점의 환율 차이가 커질 경우 같은 외화 금액을 취소하더라도 소비자가 돌려받는 원화 금액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환율 변동이 클수록 소비자가 해외 결제 취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차손을 체감하기 쉽다"며 "소비자가 별도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도 원거래 확인부터 환차손 보상까지 자동으로 이어지는 체계로 정착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